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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프전 6연패 탈출 문경은, 가장 SK다웠기에 더욱 밝게 웃었다 [프로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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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프전 6연패 탈출 문경은, 가장 SK다웠기에 더욱 밝게 웃었다 [프로농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4.12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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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학생체=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챔프전 첫 승이 너무 어려웠다. 인터뷰실 나중에 들어오는 게 이렇게 좋다는 걸 처음 느꼈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연패. 강한 전력을 갖추고도 정상 앞에선 맥을 못 췄던 문경은(47) 서울 SK 감독은 천신만고 끝에 거둔 승리 이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문경은 감독이 이끄는 SK는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DB와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101-99로 대역전극을 이뤄냈다.

 

▲ 문경은 서울 SK 감독(왼쪽에서 2번째)이 12일 원주 DB와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을 승리로 이끈 뒤 전희철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2012~2013시즌 정규리그를 우승하고도 울산 현대모비스와 챔프전에서 4전 전패를 당했다. 그리고 올 시즌 극적으로 정규리그를 2등으로 마치고 오른 챔프전에서도 DB에 2연패로 고개를 숙였다.

챔프전에서 2연패를 당한 팀의 최종 우승 확률은 단 10%(1/10). 절망의 순간 홈에서 DB를 만났다. 시작부터 흐름이 좋지 않았다. DB 선수들이 던지는 슛은 족족 골망을 흔들었지만 SK는 달랐다. 3점슛 8개는 모두 림을 외면했다. 야투 성공률에서도 24%-58%로 크게 밀렸다. 2쿼터 테리코 화이트와 제임스 메이스가 분전했지만 DB는 다양한 공격루트로 더욱 점수 차를 벌렸다. 한 때 20점까지 끌려갔다.

경기 후 이상범 DB 감독의 패장 인터뷰 이후 인터뷰실을 찾은 문경은 감독은 “DB 선수들의 노마크 슛이 다 들어갔다”며 “우린 찬스 때도 실수가 나와 속공으로 다 먹히며 20점까지 점수 차가 벌어졌다”고 경기 초반 부진 원인을 밝혔다.

그러나 3쿼터 반격을 시작했다. 메이스와 화이트는 3쿼터에도 여전히 날아다녔고 최준용까지 6점을 보태며 점수 차를 11점까지 좁혔고 4쿼터 김선형의 맹활약 속에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에서도 김선형이 결정적인 4득점으로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문 감독은 “믿고 쓰던 드롭존 수비 이후 속공으로 따라갈 수 있었던 게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SK는 드롭존 수비가 장점이다. 정통 센터가 없어 드롭존을 활용해 골밑에서 협력 수비를 펼치고 적극적인 리바운드를 따낸 이후 속공을 살리는 스타일이다.

 

▲ SK는 드롭존 수비를 통해 효과를 보며 대역전극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 [사진=KBL 제공]

 

하지만 SK는 챔프전에서 이를 잘 활용하지 못했다. 애런 헤인즈의 부상 이탈 때문. 4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합류한 메이스가 지금까지 잘 짜여졌던 드롭존 수비를 헤인즈만큼 소화하는 것은 버거울 수밖에 없었다.

“핑계 같아서 말씀을 안 드렸지만 헤인즈 때보다 완성도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1,2차전에서 리바운드 제공권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골밑에만 몰려 있었는데 정작 45도 각도가 멀리 튀어나가는 공을 많이 빼앗겼다”고 드롭존 수비 사용 이유에 대해 밝혔다.

문 감독은 4쿼터 장신의 포워드진을 활용하기보다 속공을 생각해 김선형과 함께 화이트, 안영준, 최준용, 김민수를 기용했다. 이는 성공적이었다. 김선형은 3,4쿼터 리바운드 3개를 잡아낸 뒤 빠른 속공으로 연달아 득점을 만들어 냈다. 경기 후 김선형은 “막판 드롭존 수비로 리바운드 이후 속공을 살리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뀌었다”고 드롭존의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지금까지 김선형을 적극 활용해 효과를 거둔 것도 의미 있는 점이다. 그의 스피드를 살리는 것이 가장 SK다운 농구이기 때문이다. 문 감독은 “경기 전 대화를 하면서 4쿼터에 힘을 몰아 쓰게 해달라고 말했다”며 “생각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 그 부분에 치중한 것 같다”고 밝혔다.

3쿼터까지 무득점에 그쳤던 이유에 대해서도 “상대가 (돌파를 막기 위해) 선형이의 오른쪽을 잡았고 코트에 들락날락하다보니 경기감각이 떨어졌는데 마침 최원혁이 수비에서 잘해줬다”면서도 “선형이 부진에 대해서는 생각지 않았다”고 그에 대한 믿음을 보이며 웃었다.

그럼에도 통계는 여전히 SK에겐 불리하게 나타난다. 2연패 후 승리를 챙긴 팀은 무려 70%(7/10)였지만 이를 모두 뒤집고 우승까지 간 팀은 10팀 중 단 하나에 불과했다.

그러나 문 감독은 자신감을 되찾았다. “팀 미팅 때 20점을 뒤집었는데 2승도 뒤집을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서울에서 2승 2패로 마무리하고 원주로 가고 싶다”고 결의에 찬 말로 4차전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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