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특급재능’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가 드디어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베로나의 2부 강등과 맞물려 마음 껏 기뻐할 수 없었지만 이탈리아 세리에A 데뷔골은 여러 의미를 담고 있었다.
이승우는 6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주세페 메차 스타디움에서 열린 AC 밀란과 2017~2018 이탈리아 세리에A 36라운드 방문경기에서 교체 출전해 후반 40분 만회골을 터뜨렸다.
지난해 8월 31일 바르셀로나에서 베로나로 이적한 이승우는 8개월여, 15경기 만에 감격적인 첫 골을 넣었다.
이벤트 경기 등에서 화려한 세리머니를 펼치던 개성 넘치는 성격의 이승우지만 특별한 세리머니는 없었다. 팀이 0-3으로 끌려가던 가운데 넣은 골이었기 때문. 결국 베로나는 1-4로 졌고 7승 4무 25패(승점 25)로 2경기를 남기고 한 경기를 덜 치른 17위 스팔 2013(승점 32)과 승점 차가 7로 벌어지며 강등이 확정됐다.
베로나는 지난 시즌 세리에B(이탈리아 프로축구 2부)에서 승격했지만 첫 시즌 고전을 면치 못하며 다시 강등의 쓴 맛을 경험하게 됐다.
팀의 강등은 막지 못했음에도 이승우의 골은 분명 큰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우선 현지 언론의 주목이다. 상대가 이탈리아 명가 AC 밀란이었던 데다가 이승우의 골이 보기 드문 명품 발리슛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후반 12분 교체 투입된 이승우는 활발한 움직임으로 동료들과 유기적인 플레이를 만들어내더니 후반 40분 일을 냈다. 코너킥에서 박스 바깥으로 빠져 있던 이승우는 공이 흘러나오자 지체 없이 논스톱 발리슛을 때렸다. 공은 레이저처럼 쏜살같이 골망을 흔들었다. 유럽 빅클럽들이 탐내는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마저도 손 쓸 수 없는 완벽한 작품이었다.
이탈리아 축구전문 매체 투토 메르카토는 “교체로 들어가 훌륭한 골을 넣었다”며 팀 내 최고점인 평점 7을 부여했고 풋볼 이탈리아도 “한국의 재능 이승우가 환상적인 발리슛으로 골을 만들어냈다”고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이승우는 많은 기대를 받고 베로나로 이적했지만 팀의 플레이 스타일과 맞지 않아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 출전 기회가 늘었고 보란 듯이 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한 이승우다. 타 팀 이적은 물론이고 오는 8월 열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을 위해서도 뛰는 게 가장 중요했던 이승우가 더욱 많은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한 확실한 명분을 만들어 낸 것이다.
베로나가 이미 강등이 확정된 점은 아쉽지만 반대로 이는 남은 2경기에서 이승우의 출전 기회가 더 커지는 것을 의미할 가능성이 크다. 더 이상 승패가 무의미해진 베로나이기 때문에 팀으로서도 이승우의 이적료를 더욱 높이기 위해 혹은 다음 시즌 미래를 점쳐보기 위해서라도 이승우를 더욱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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