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이두영 기자] 강원도는 백두대간 줄기라서 워낙 산이 높고 골짜기가 깊다. 여름에도 물이 차갑게 흐르고 수량이 풍부한 계곡이 많다. 그중 특히 바위와 숲의 경치가 뛰어나고 물이 깨끗해 여름에 가볼만한 3곳을 소개한다.
강원도 인제군 아침가리계곡은 서울,경기도 등 수도권에서 접근하기 쉽고 오지 내음이 물씬 풍기는 곳이라서 요즘 인기가 많다. 흙을 밟는 등산로가 아닌 물이 들어찬 계곡을 거슬러 트레킹을 하는 ‘계곡치기’를 즐기는 등산애호가들이 많아졌다.
아침가리는 한자로 조경동(朝耕洞)이다. 화전민들이 밭을 일구고 살았던 은둔의 땅이다. 농경지가 하도 적어서 아침 한나절 만에 다 갈 수 있다는 뜻에서 아침갈이,아침가리로 불렸다.
아침가리 트레킹코스는 총 12km. 방태산 자락의 방동약수에서 출발해 방동리고개를 거쳐 조경교까지 5km 구간을 올라가서 계곡을 따라 내려온다. 조경교에서 진동계곡 입구까지 6km를 내려오는 코스다.
6~7시간 산행이 부담스러우면 진동리 갈터쉼터에서 계곡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오지 비경을 즐겨도 된다. 가는 데까지 올라가도 계곡의 아름다움을 흠뻑 만끽할 수 있다. 진동리에는 등산객들에게 널리 알려진 산나물 맛집이 있다.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덕우리는 KBS 야외 여행 프로그램 ‘1박2일’에 소개된 여행지다. 연예인 원빈과 이나영이 들판에서 특별한 결혼식을 올린 곳이기도 하다. 대촌마을,덕산기마을,백오담마을을 통틀어 덕우리라고 하며, 이곳에 물이 투명해서 바닥이 다 보이는 덕산기계곡이 있다.
병풍 같은 절벽과 맑은 계곡이 어우러진 오지계곡으로 2020년 4월22일까지 자연휴식년제 적용을 받고 있다. 차량통행은 물론 취사, 야영,낚시,천렵,야유회,애완동물 반입 등이 금지되고 트레킹과 간단한 물놀이만 허용된다.
정선군 화암면 북동리 북동교에서 트레킹을 시작해 덕산기,도사곡,덕산3교,덕산1교를 거쳐 정선읍 월통교까지 12km가 계곡의 길이다.
덕우리에는 하루 종일 밥 해 먹는 프로그램 ‘삼시세끼’에 등장한 옥순봉민박을 비롯해 펜션,식당이 서너 곳 있다.
덕산기 계곡은 여름 집중호우로 물이 빠르게 불 수 있으니 날씨예보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지난해에도 산악회 동호회원들이 폭우로 고립된 적이 있다.
경북 영양군 수비면에서 울진 금강송면으로 흘러 성류굴 앞을 지나 동해로 빠져나가는 왕피천도 유서 깊은 오지트레킹 명소다. 총길이가 60km를 넘는 1급수 하천으로 옛날에 어느 나라 왕이 피란 왔다고 해서 왕피리(울진)라는 동네 이름이 생겼고, 그 앞을 흐르는 하천이 왕피천이 됐다.
왕피천유역 생태탐방 둘레길이 조성돼 있다. 탐방안내소에서 차량으로 동수곡삼거리로 이동해 화전마을터,왕피천,거리고,왕피분교를 거쳐 실둑교까지 약 10.1km를 4시간에 걸쳐 걸을 수 있다.
은광,다락논,화전민문화 등을 엿볼 수 있으며 굴참나무 군락지 등 울창한 숲도 구경할 수 있다.
왕피천은 환경부가 정한 생태경관보전지역이다. 계곡으로 들어가서 하는 트레킹은 금지돼 있다. 협곡 물이 휘몰아치고 속도도 빨라서 위험하다. 특히 기이한 바위가 발달해 경치가 가장 좋은 용소는 더욱 위험하므로 절대 목욕을 하면 안 된다.
생태탐방로만 이용해도 아름다운 경관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그런데 계곡 곳곳에 펜션 따위의 숙소가 즐비해서 물을 오염시키고 경관을 망가뜨리는 점은 개선될 필요가 있다.
그 외에 오지는 아니지만 전국의 추천할만 계곡으로는 경기도 포천 백운계곡, 양주 송축계곡, 가평 명지계곡, 강원도 평창 흥정계곡, 동해 무릉계곡, 서울 우이동계곡, 충북 제천 송계계곡과 괴산 쌍곡구곡, 경남 양산 배내골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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