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강한결 기자] e스포츠의 잠재력이 증명됐지만, 아쉬움도 많았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e스포츠의 저변 확대에 큰 영향력을 미쳤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국제 스포츠 대회 최초로 e스포츠가 포함됐다. KBS 2TV와 SBS는 지상파 처음으로 e스포츠를 생중계했다.
하지만 주최 측은 미숙한 진행으로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페이커' 이상혁을 비롯한 리그 오브 레전드(롤) 대표팀이 식빵과 생수로 끼니를 해결한 점, 현지 경기장의 서버 문제로 30분 동안 경기가 지연된 것은 e스포츠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브리타마 아레나에서는 아시안게임 e스포츠 시범종목이 진행됐다. 한국은 리그 오브 레전드(롤)과 스타크래프트2 본선에 진출했다. SBS와 KBS 2TV는 중국과 8강 조별예선 1경기를 생중계했다. 29일 열린 중국과 롤 결승 역시 생중계됐다.
그동안 e스포츠는 OGN(온게임넷), 스포티비 게임즈 등의 전문 케이블 채널에서만 볼 수 있었다. 때문에 정식 스포츠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어려웠다. 하지만 지상파 중계를 통해 e스포츠가 대중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롤 및 스타크래프트2 한국 대표팀은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라는 값진 결과를 따냈다. 두 종목 모두 정상을 석권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남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하며 국가대표란 이름에 어울리는 품격있는 면모를 보여줬다.
하지만 주최 측의 미숙한 진행은 '옥에 티'였다. 27일 롤 8강 조별예선을 준비하는 한국 대표팀은 식빵과 생수로 끼니를 해결해야 했다. 선수들은 한국에서 따로 챙겨온 부식을 먹을 수 있었다.
그러나 처음으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대표팀은 식사를 따로 먹으면 혹여 도핑테스트에 문제가 생길까 봐 주최 측에서 제공한 식빵만 먹은 채 경기를 치렀다. 대다수 팬들은 아시안게임 주최 측의 준비가 안일했다고 비판했다.
선수들의 식사 외에도 다른 문제가 있었다. 경기장 시설도 열악했다. 이번 e스포츠 대회가 열린 경기장은 '메인 스테이지'와 '서브 스테이지'로 구성됐다. 주요 경기가 치러진 메인 스테이지는 이상이 없었지만, 문제는 서브 스테이지였다.
서버 스테이지에서 치러진 경기는 방송 장비가 없는 관계로 중계되지 않았다. 경기장 역시 매우 열악했다. 사방이 개방돼 있었기 때문에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하기 힘든 구조였다.
경기 중 심심찮게 발생한 퍼즈(현지 상황에 의해서 게임이 일지 정지됐음을 의미하는 단어)도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27일 열린 한국과 중국의 8강 조별예선에서 세 차례 퍼즈가 발생했다.
특히 세 번째 발생한 퍼즈로 인해 긴 시간동안 경기가 지연됐다. 크로노 브레이크를 사용해 게임을 복구, 가까스로 경기가 재개됐다. 크로노 브레이크는 롤 제작사 라이엇 게임즈가 제공하는 복원 프로그램으로 게임 내 변수와 데이터를 저장해 특정 시간으로 되돌릴 수 있다. 베테랑 해설진의 적절한 대처가 아니었다면 방송사고가 될 수도 있었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잠재력을 입증한 e스포츠는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정식종목으로 첫 선을 보인다. 4년 후 열리는 항저우 대회에서 이번에 발생한 문제점을 해결한다면 e스포츠의 저변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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