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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넥센 WC] '화려한 조연' 이정후, '쐐기포' 샌즈 못지않은 가을 임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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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넥센 WC] '화려한 조연' 이정후, '쐐기포' 샌즈 못지않은 가을 임팩트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10.16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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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잠실 주현희 기자] 역전 2타점 2루타, 쐐기 투런 홈런. 넥센 히어로즈가 KIA(기아) 타이거즈를 꺾고 준플레이오프행에 오르는 데 가장 빛난 건 제리 샌즈(31)였다. 그러나 그 못지않은 조연이 있었다. 프로 2년차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넥센의 살림꾼 이정후(30)였다.

이정후는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기아) 타이거즈와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1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 4타수 1안타 1타점 2득점하며 팀의 10-6 승리를 이끌었다.

 

▲ 넥센 히어로즈 선수단이 16일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KIA 타이거즈를 꺾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타격 기록만으로 보면 특별할 것 없어 보이지만 경기 내내 보인 존재감은 결코 샌즈에 밀리지 않았다.

경기 초반 팽팽한 투수전으로 흘러가던 경기는 5회초 균형이 깨졌다. 넥센 선발 제이크 브리검이 선두타자 김민식에게 볼넷, 김선빈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다. 브리검의 빠른 공에 손등 부상을 입은 김선빈은 황윤호와 교체됐다.

브리검은 로저 버나디나의 희생번트에 이어 최형우에게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맞았다. 그러나 곧바로 승부를 뒤집었다. 행운도 따랐다. 임병욱의 좌전안타에 이어 김혜성이 KIA 포수 김민식의 타격방해로 출루했고 김재현마저 상대 1루수 김주찬의 발이 떨어지는 행운 속에 무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정후에게도 행운이 따랐다. 양현종의 투구에 휘두른 공은 내야 높게 떠올랐다. 심판진이 인필드플라이를 선언했다. 그러나 김민식이 타구를 놓쳤고 이후 잡으려는 순간 공이 파울 라인을 벗어나 아웃 카운트 하나가 사라졌다. 다시 기회를 얻은 이정후는 좌익수 방면 플라이를 날려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 경기를 마친 뒤 이정후(왼쪽부터)와 임병욱, 샌즈가 모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이후 KIA 유격수 황윤호의 송구 실책으로 1점을 동점을 만든 넥센은 바뀐 투수 임창용을 상대로 샌즈가 좌전 2타점 적시타, 샌즈를 불러들이는 김하성의 2루타로 5-2로 경기를 뒤집었다.

KIA의 반격도 거셌다. 김주찬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뒤 1사 1루에서 이범호가 브리검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며 넥센에 한 점 차로 따라붙었다. 7회초엔 버나디나의 2루타에 이어 나지완이 우전 적시타를 날려 승부를 5-5 원점으로 돌려놨다.

그러나 이번엔 넥센이 달아났다. 가장 중요한 순간 이정후가 우전안타를 날렸고 서건창의 우중간 2루타 때 빠른발로 홈까지 밟았다. 이 점수는 결승점이 됐다. 이어진 서건창의 안타 후 샌즈가 팻딘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윤동을 상대로 좌월 투런포를 터뜨렸다. 넥센은 1점을 더 추가하며 7-5로 점수 차를 벌렸다.

 

▲ KIA 선수단이 원정구장을 찾은 팬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이정후의 존재감은 수비에서 더욱 눈부셨다. 양 팀이 5-5로 맞선 7회초 무사 1루에서 최형우의 깊숙한 타구를 빠르게 쫓아가 다이빙캐치로 잡아냈다. 제대로 타구 판단을 하지 못한 1루 주자 나지완이 어리둥절해 하는 사이 이정후가 빠르게 공을 뿌렸다. 결국 2루에서 나지완이 태그아웃, 더블 아웃으로 위기를 넘겼다.

8회초 9-6으로 넥센이 한 점 따라붙은 뒤에도 이정후는 2사 후 대타 유민상의 타구를 파울 라인 끝 그물망까지 따라가 잡아냈다.

8회 상대 실책으로 출루해 팀의 10번째 득점까지 해낸 이정후는 넥센 마지막 투수 김상수가 1이닝을 깔끔히 마무리하며 승리를 챙겼다.

KIA로선 어설픈 수비가 뼈아팠다. 선발 양현종은 4⅓이닝 동안 3피안타 3탈삼진 4실점했으나 자책점은 하나도 없었다. 결국 아쉬운 수비에 발목을 잡혀 5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강판됐고 임창용과 팻딘, 김윤동, 임기준이 줄줄이 실점하며 가을야구를 단 한 경기 만에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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