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노재욱(26)이 본의 아니게 저니맨이 됐다. 불과 한 시즌 사이에 3개 팀에서 뛰게 됐다. 그는 어떤 이유로 팀을 옮길 수밖에 없었을까.
프로배구 수원 한국전력과 서울 우리카드는 10일 세터 노재욱과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최홍석(30)을 맞바꾸는 1대1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노재욱은 프로 데뷔 후 4번째 유니폼을 입게 됐다.
2014~2015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구미 LIG손해보험(현 의정부 KB손해보험)에 지명된 노재욱은 2015~2016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통해 천안 현대캐피탈로 이동했다.
세터 출신인 최태웅 감독이 1대1 코칭을 하며 노재욱의 이전 습관을 뜯어고쳤고, 노재욱은 이를 잘 받아들이며 리그 정상급 세터로 발돋움했다.
최 감독의 세밀한 지도 아래 주전 세터로 중용된 노재욱은 현대캐피탈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특유의 스피드배구로 리그를 지배한 현대캐피탈은 2015~2016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2016~2017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 우승컵을 들며 10년 만에 V리그 정상에 올랐다.
승승장구할 줄 알았던 노재욱은 허리 부상 때문에 주저앉았다. 2017~2018시즌 초반 국가대표 차출로 허리를 관리할 시간이 없었던 채 시즌을 맞이했고, 경기력은 널을 뛰었다. 이내 제 컨디션을 회복했지만,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부상이 악화돼 코트에 서지 못했다. 결국 팀의 준우승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우승컵 탈환을 위해 전력 보강을 노린 현대캐피탈은 올해 5월 아웃사이드 히터 전광인을 한국전력으로부터 자유계약선수(FA)로 데려왔다. 뜻밖에도 전광인의 보상선수가 노재욱이었다. 좋지 않은 몸 상태 때문에 보호 명단에서 뺐는지, 아니면 한국전력이 공격수를 지명할 것으로 보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는지는 알 수 없으나 현대캐피탈로선 노재욱의 이탈이 뼈아팠다.
갑작스레 이적하게 된 노재욱은 한국전력에서 곧바로 주전으로 뛰었다. 하지만 새 팀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동료들과 호흡이 잘 맞지 않았다. 결국 1라운드 중반 이후에는 기존 주전 세터였던 이호건에게 자리를 내줘야했다.
주전 세터에서 저니맨으로. 한 시즌 만에 드라마틱한 경험을 한 노재욱이 멘탈을 가다듬고 우리카드에서 재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우리카드 구단은 “젊은 선수 영입을 통해 세대교체를 단행함과 동시에 전력을 보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이번 트레이드에 대해 설명했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노재욱은 공 스피드가 빨라 공격력 향상뿐만 아니라 장신으로서 블로킹에도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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