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박영웅 기자] KBS 2TV 예능프로그램 '우리 동네 예체능'(이하 '예체능')이 5개월간의 테니스 도전의 마침표를 찍었다. 그동안 출연진들의 노력과 그 속에서 나온 감동을 자아내는 도전들은 꽤 많았다. 충분히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듯했다.
하지만 '예체능' 테니스 편의 감동은 출연자들이 중심이 된 감동이었지 시청자들이 느낀 감동은 아니었다. 바로 '소통의 부재' 때문이었다.
20일 방송된 우리 동네 예체능는 테니스편 마지막회를 담았다. '예체능' 멤버들은 그동안 갈고 닦았던 테니스 실력을 뽐내며 전국대회에서 준수한 성적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날 강호동을 비롯해 정형돈, 신형준, 이규혁, 차유람, 이재훈, 양상국, 성혁, 이광용, 이형택, 전미라 등 멤버들은 최선을 다해 아마추어 테니스 선수들과 혈투를 벌였다.
비록 승리보다는 패배가 많은 멤버들이지만 이들은 시종일관 모든 전력을 쏟아부으며 노력을 이어갔다. 테니스장 안에서 이들은 연예인이 아닌 정정당당한 선수였다.
누가 봐도 이런 모습들은 시청자들이 아름답게 느낄 만한 부분들이었다. 그러나 '예체능'은 이런 감동과 도전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예체능'의 테니스편 평균시청률은 3~5%대(닐슨 제공)를 왔다 갔다 했다. 시청자들은 이들의 노력과 도전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이 부분에 대한 일부 해답은 '소통의 부재'에서 찾을 수 있다. '예체능'이 펼쳐 보인 테니스라는 종목은 대중적인 스포츠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비인기 종목의 하나다. 테니스 동호회가 있지만,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는 축구동호회 등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크다.
이런 종목을 '예체능'은 보다 대중적이고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표현해 내는 데 실패했다. 오히려 테니스를 즐겨왔고 원래부터 좋아하던 연예인들의 실력자랑 혹은 그들만의 실력 쌓기 수준의 방송을 했다.
예를 들면 '예체능'은 테니스 편을 진행하면서 어려운 기술용어나 게임의 규칙 등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이 부족했다. 테니스 라켓을 잡는 방법부터, 미세한 라인에만 걸쳐도 점수가 왔다 갔다 하는 복잡한 내용은 대부분 그냥 지나쳤다. 테니스를 잘 치고 좋아하는 연예인들의 모습만이 프로그램의 주를 이뤘다.
'테니스를 전혀 모르는 시청자들을 위한 방송'이 아니라 '테니스를 해오던 연예인들을 위한 그들만의 방송'이었다는 일부 시청자들의 비아냥이 쏟아지게 한 사례들이다. 분명 TV 안에서 이들은 테니스를 하면서 땀을 흘렸고 심지어 어려운 도전을 극복하고 눈물도 흘렸지만, 시청자들은 제작진의 배려부족으로 이를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이런 실수는 프로그램과 시청자들의 소통을 막는 역할을 했다.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이야기는 '소통의 부재'다. '정치권과 국민의 소통 부재', '기업과 직원 간의 소통 부재', '나라와 나라 간의 소통 부재' 등 여기저기를 살펴봐도 소통이 안 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예체능' 역시 시청자들과 제대로 소통하는데 실패를 한 것이다. 당연히 시청자들은 실망했고 이것은 냉정한 결과로 나타났다.
'예체능'이 초반 추구했던 기획의도는 '국민과 함께 운동하는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테니스 편은 이 기획의도와는 동떨어진 모습을 보여줬다. 결국 '예체능'은 테니스 편을 계기로 '초심'으로 돌아가도록 노력해야 하는 현실에 놓여 있다. 그래야만 이 프로가 진정한 국민스포츠 예능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최근 테니스 편을 진행하면서 많은 시청자가 이탈하는 양상을 보인 것이 사실"이라며 "이는 많은 국민이 제대로 알지 못하는 테니스라는 종목을 대중적으로 어필하지 못한 제작진의 실수가 크다. 그래서 이를 간파한 '예체능' 팀은 현재 보다 대중적인 종목인 족구를 선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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