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이태양과 문우람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리고는 실명까지 공개했다. 정우람(한화 이글스)과 김택형(SK 와이번스), 이재학(NC 다이노스), 문성현(넥센 히어로즈), 정대현(사회복무, 넥센 히어로즈 투수), 김수완(방위산업체, 무적)이다.
이태양과 문우람은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승부조작을 제의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문우람의 결백을 호소하기 위한 자리라고 봐도 무방했다.
이들은 그 근거로 90쪽 분량의 변호인 의견서와 녹취록, 브로커 최모씨의 증인신문조서를 자료를 제공하며 문우람의 결백을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선수들의 이름도 공개됐다.
둘은 모두 2016년 프로야구에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준 승부조작 사건의 한 가운데에 있었다. 2015년 브로커 조 씨는 스포츠 에이전시를 준비 중이라며 문우람과 친분을 맺었고 문우람이 이태양에게 그를 소개했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문우람과 이태양은 브로커에게 먼저 승부 조작을 제의했다고 밝혀졌다. 그러나 문우람과 이태양이 제공한 자료에는 브로커 조 씨가 이태양에게 승부 조작을 제의한 정황이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었다.
이어 이들은 조 씨가 승부조작을 제의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조 씨는 이태양에게 자신을 도와달라며 “1회에 1점만 주면 된다”며 “A, B, C, D, E, 이런 애들도 다 한다. C 걔는 지가 직접 토토해서 지가 직접 베팅을 한다”고 말했다는 것.
조 씨는 정대현의 동영상을 보여주며 “얘는 원바운드 던지고 땅바닥에 던져도 아무도 의심을 안 하지 않냐”고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했다며 이태양은 “왜 이런 선수들은 조사하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이태양은 이 과정에서 실명을 공개했는데 보도자료에 포함된 이들의 이름까지 포함하면 정우람과 김택형, 정대현, 이재학, 문성현, 김수완까지 총 6명이었다.
물론 이태양의 증언만으로 이들이 승부조작에 실제로 가담한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다만 대부분 지금까지 의심을 사지 않았던 인물들이기에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상무 소속이던 문우람은 군사법원 1심 증인 신문에서도 같은 이름이 등장했다. 문우람은 브로커 조 씨를 알게 된 후 처음으로 승부 조작의 정보를 받은 것이 2015년 4월 E 선수의 경기라며 400∼600만 원을 벌었다고 진술했다.
문우람은 E 외에도 조 씨에게 정보를 받아 다른 현역 선수의 경기에 승부조작 베팅을 했다고 밝혔고 이는 이태양이 공개한 선수와 일치했다.
한화에선 곧바로 공식 입장문을 내놨다. 정우람에게 사실관계 확인을 진행했고 정우람은 “기자회견 중 밝혀진 불법시설 운영자 및 브로커 등과 일절 연관성이 없다”며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우람은 무고한 선수에게 사실과 다른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이미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으며 향후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모든 부분에 대해서도 법적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KT는 이날 정황까지 구체적으로 나온 정대현에 대해 본인이 결백을 주장했고 참고인 조사에서도 혐의 없음이 밝혀졌다고 전했다. 김택형도 사실무근이라는 입장.
그러나 구체적인 진술이 나온 만큼 치열한 진실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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