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인생은 이호준처럼'
야구계엔 ‘투수는 선동열, 타자는 이승엽, 야구는 이종범, 인생은 이호준’이란 말이 있다. 이호준 NC 다이노스 코치는 미모의 아내와 귀여운 2남 1녀 자녀를 뒀고 대형 자유계약(FA) 두 차례 성사, 성대한 은퇴식 거행까지 남부러울 것 없는 현역인생을 보냈다.
NC 1군 타격코치로 새 인생을 여는데도 이 명제는 적용될 것 같다. 이호준 코치는 스프링캠프를 위해 출발하는 3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잘 풀릴 것 같다. ‘인생은 이호준처럼’”이란 취재진의 덕담에 맞장구를 쳤다. 프로야구계 최고의 입담꾼다운 유쾌한 피드백이다.
첫 번째 이유는 최고 포수 양의지 영입이다. 지난해를 꼴찌로 마친 NC는 두산 베어스에서 FA로 풀린 양의지를 4년 125억 원을 들여 영입했다. 양의지는 수비는 물론 타율 3할, 20홈런 이상을 너끈히 기록할 특급 공격자원이기도 하다.
이호준 코치는 “큰 메리트를 얻었다. 1번부터 9번까지 꽉 차더라. 자신 있다. 타격 쪽에서는 10구단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다”며 “중심타선에 들어갈 선수가 하위타선에 들어갈 수 있어 오히려 고민이다. 양의지가 오면서 타순의 짜임새가 좋아졌다”고 웃었다.
이호준 코치는 NC가 지난해를 최하위(10위)로 마친 점도 긍정 요소로 봤다.
그는 “올해를 편하게 시작하지 않을까. 작년 꼴찌라 더 이상 떨어질 데가 없다”며 “오히려 편하게 시작한다. 얼마나 올라가느냐가 재밌는 것이다. 충격이지 않았겠나. 창피할 게 없다. 선수들이 자존심 상했을 거다. 더 좋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준 코치는 초보 지도자임에도 “서열이 낮지 않아 행운”이라고도 했다. 이동욱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NC 코칭스태프의 나이대가 크게 낮아졌다. 손민한 박석진 김수경 이현곤 이종욱 송재익 등 40대가 주를 이룬다.
이호준 코치는 “처음부터 1군 메인으로 시작했는데 내 나이를 보니 그렇게 적지 않다. 커피 타는 거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굉장히 잘 풀렸다”며 “선배 코치들 많이 계신데 운 좋은 줄 알라고 하신다. 옛날 같았으면 3년간 고개도 못 들었을 것”이라고 웃음을 선사했다.
이호준 코치는 2017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뒤 구단의 지원을 받아 일본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다. 2013시즌 NC에 합류해 팀을 이끌었던 그는 '다이노스 아너스 클럽(Dinos Honors Club)' 멤버다. 탁월한 리더십을 지녀 팬들 사이에 ‘호부지(호준+아버지)’란 별명으로 불린다.
이호준 코치는 “오늘이 시즌 개막전이었으면 좋겠다. 기대된다. 스스로도 선수들도 팀도 궁금하다”며 “코칭스태프로 들어오면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하던데 아직까지 전혀 못 느끼고 있다. 전 안 받고 잘할 자신이 있다. 즐거울 것 같다. 인상 쓰는 성격이 아니다. 즐겁게 재밌게 하고 오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NC는 미국 애리조나 투손에서 3월 8일까지 38일간 구슬땀을 흘린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