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박영웅 기자] KBS 2TV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가 종반을 향해 가고 있는 가운데 주인공 유동근의 죽음을 앞두고 시청자들의 '주인공 살리기'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제작진의 선택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일 방송된 '가족끼리 왜 이래'는 말기 암 판정을 받은 차순봉(유동근 분)이 마지막 남은 시간마저 가족들을 위해 사용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차순봉은 큰아들 차강재(윤박 분)의 부탁으로 본격적인 항암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병원에서 암과의 사투를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차순봉은 병원에서도 자식들 걱정에 모든 정신을 쏟아 부었다.
그는 큰딸 차강심(김현주 분)의 결혼문제에 대한 관심을 끊임없이 보였다. 심지어 막내아들 차달봉(박형식 분)이 두부가게애서 실수를 저지르자 병원에서 몰래 빠져나가 일을 수습하기도 했다.
이처럼 차순봉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식을 위하는 '대한민국 아버지상'을 가진 인물이다.
하지만 드라마의 결말은 차순봉의 죽음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시사하고 있다. 차순봉은 이미 말기 암 판정을 받았고 치료법도 없는 상황이다. 드라마 내용 역시 차순봉이 죽음을 앞두기 직전 가족 간의 사랑을 확인하고 인생을 정리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차순봉의 죽음이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이런 드라마 내용을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들은 현재 온라인과 SNS 등지에서 차순봉을 살려야 한다며 제작진을 압박하고 있다.
제작진은 어떤 선택을 할지 함구하고 있다. 드라마 결말을 두고 핵심 사안인 차순봉의 죽음과 생존에 대해 뚜렷한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다.
자칫 시청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였다가는 드라마의 처음 기획 의도를 훼손할 수 있고, 마냥 시청자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도 없다는 점이 충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제작진이 차순봉의 죽음을 놓고 하게 되는 선택은 '여론에 따른 드라마 내용의 변경'이라는 오래된 문제와 맥락을 같이하게 됐다.
앞서 우리나라의 많은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내용변경 요구에 백기를 들었던 사례가 많다. 특히 일일드라마나 주말드라마 같은 호흡이 긴 드라마들은 이런 경우가 뚜렷했다.
호흡이 길다 보니 그때그때 대본이 나오는 분위기 때문이었다. '쪽대본'이라는 비판과 시청자를 위한다는 엇갈린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과연 '가족끼리 왜이래'는 차순봉의 죽음을 놓고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기획의도 파괴'라는 비판을 감수하고 시청자들의 요구를 수용할지, 시청자들의 요구는 무시하지만 처음 기획의도를 지키는 지조를 살릴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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