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쇼미더머니', '언프리티 랩스타' 시리즈와 함께 엠넷의 힙합 서바이벌의 부흥을 알렸던 '고등래퍼'가 시청률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단순히 시청률뿐만이 아니다. 각 출연자에 대한 화제성 역시 저조하다.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부진은 지난 2018년 방영된 '쇼미더머니 777'부터 시작됐다. 전 시리즈에 비해 화제성, 시청률을 잡지 못했기 때문. 국내에서 마이너 음악 장르였던 힙합의 부흥을 이끌어 낸 '쇼미더머니' 시리즈의 침체에 우려의 시선 또한 이어졌다.
'고등래퍼'는 청소년 출연진들로 구성된 힙합 서바이벌이다. 출연진들이 청소년인 만큼 학교폭력, 자퇴 청소년의 이야기들을 다루며 '쇼미더머니'와 다른 매력으로 사랑받았다.
그러나 새롭게 시작한 '고등래퍼3'의 성과는 초라하다. 시청률이 1%대에 머무르고 있으며 지난 4회에서는 0%대 시청률이라는 굴욕도 맛봤다. 음원차트를 휩쓸던 '고등래퍼'의 이전 시리즈와는 달리 음원차트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고등래퍼3'의 부진의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눈에 띄는 실력자의 부재다. '고등래퍼3'에서 강력한 팬덤을 자랑하며 우승후보로 점쳐지는 출연자는 권영훈, 양승호다. 그러나 이전 시즌1의 양홍원(영비), 최하민과 시즌2의 김하온, 이병재(빈첸)에 비하면 강한 인상을 시청자들에게 남겨주지 못하고 있다.
4개 국어가 가능하다는 양승호(소코도모)가 독특한 캐릭터로 주목 받았지만 실망스러운 경연 무대를 펼치며 시청자들의 지지를 잃었다. 양승호는 방송 초반 하선호와의 열애설로 화제의 중심에 올랐지만 이후 제작진의 편애 논란에 휩싸이며 실력에 의혹을 더했다.
권영훈 역시 독특한 톤으로 여성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던 출연자다. 그러나 세미파이널에서 실망스러운 무대를 선보였는데도 제작진 측 실수로 인한 사고로 파이널에 진출하게 됐다. 이는 '공정성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권영훈에 대한 시청자들의 비판이 쏠린 이유가 됐다.
유쾌한 캐릭터, 파이널에 진출한 유일한 여성 출연자인 이영지의 활약이 기대되지만 다른 출연자들과 마찬가지로 확실한 우승 후보로 거론되기에는 실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다.
'고등래퍼'는 시즌1에서 최하민·양홍원, 시즌2에서 김하온·이병재의 라이벌 구도로 사랑받았다. 반면 '고등래퍼3'의 강력한 우승후보와 라이벌 구도가 없어 재미가 부족하다. 이와 같은 캐릭터, 라이벌 구도 부재는 '고등래퍼3'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린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출연진의 개성 부족뿐만이 아니다. '고등래퍼3' 편집을 둘러싼 의혹도 시청자들이 '고등래퍼3'를 외면하게 한 요소다.
방청을 다녀온 시청자들은 양승호의 1차 경연 무대가 엠넷에 의해 짜깁기 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 가사를 틀리는 실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편집을 통해 훌륭한 무대인 것처럼 연출했다는 의혹이다. 이후 김민규·윤현선의 무대에도 짜깁기 논란이 불거지며 제작진을 향한 비판이 생겨났다.
'공정성' 논란도 '고등래퍼3'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신을 보여주는 예다. 양승호의 짜깁기 논란을 비롯해 권영훈의 파이널 진출에도 일부 시청자들이 비판을 하기도 했다.
권영훈 차례에 투표를 알리는 전광판이 고장 나 현장의 관객들이 투표를 할 수 없었고, 이에 멘토들의 재량으로 탈락권인 권영훈을 파이널에 진출시킨 것. 이와 같은 멘토들의 결정이 오히려 공정하지 않다는 논란을 불러왔다.
'고등래퍼'는 청소년 래퍼들의 꿈과 희망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매서운 경쟁이 매력이던 '쇼미더머니' 시리즈와는 달리 각 출연자들의 성장과 우정을 볼 수 있는 훈훈한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사랑받았다.
그러나 현재 ‘고등래퍼3’의 성적은 초라하기만 하다. 이대로라면 다음 시리즈를 기약할 수 없다는 비관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다년간 방송되면서 시청자들의 흥미가 떨어졌다는 지적도 등장했다.
사실 ‘고등래퍼’는 여름 ‘쇼미더머니’의 성공 여부를 점치는 가늠자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제 파이널 경연만을 남겨둔 ‘고등래퍼3’가 마지막 무대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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