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K리그(프로축구)의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이 다시 탄력 받을 전망이다. 내년부터 기존 외국인 선수 보유 제도(3명+아시아쿼터 1명)에 동남아시아 쿼터가 추가돼 팀 당 총 5명의 외인이 K리그 무대를 누비게 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8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이사회를 열고 외국인 선수 보유 규정에 동남아시아 국가들로 구성된 아세안축구연맹(AFF) 소속 선수 1명까지 추가해 5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동남아시아 쿼터는 베트남의 콩푸엉(인천 유나이티드)처럼 AFF 가맹국이자 아시아축구연맹(AFC)에 가입된 국가 소속 선수들에 한정된다. 태국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미얀마, 베트남, 필리핀, 싱가포르, 라오스, 캄보디아, 브루나이 등 10개국이 해당 대상.
동남아시아 쿼터 도입은 장기적 차원에서 환영받을 일이다. 연맹에 따르면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을 통한 중계권, 스폰서십 수익 창출을 모색하기 위한 차원이다.
올 시즌 박항서 감독의 제자이자 ‘베트남 메시’로 불리는 베트남 대표팀 공격수 콩푸엉을 임대 영입한 인천이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게 한 몫 했다.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베트남 국기는 심심찮게 발견된다. 콩푸엉도 차차 출전시간을 늘려가며 K리그에 적응하고 있다.
콩푸엉이 인천에 입단하자 베트남 현지 팬들의 K리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고, 연맹은 해외 팬들을 위해 매 라운드 1경기씩 인터넷으로 중계하는 월드와이드 라이브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콩푸엉의 데뷔가 예상됐던 제주 유나이티드와 개막전 때는 유튜브를 통한 불법 스트리밍에 2만6000여명이나 몰렸다.
전 세계 어디든 지역의 제한 없이 접속해 K리그를 HD 생중계로 만날 수 있는 이 서비스는 최근 콩푸엉의 K리그 진출 이후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늘고 있는 K리그 중계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2017년 K리그 올스타전은 이례적으로 베트남에서 열리기도 했다. K리그 각 구단 인기스타들로 구성된 올스타 팀은 베트남 현지에서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과 이벤트성 경기를 벌였다. 베트남 축구열이 대단한 만큼 이를 활용해 K리그를 홍보하려는 의도였다.
동남아시아 쿼터는 장기적으로는 K리그 중계권을 동남아시아 시장에 수출하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베트남에서는 박항서 감독으로 인해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콩푸엉 효과로 중계권 구매에 대한 반응 역시 긍정적이라고 전해진다.
K리그의 현 중계권료는 4년간 260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J리그 10년간 2100억 엔(2조2000억 원), 중국 슈퍼리그 5년간 80억 위안(1조3000억 원), 호주 A리그 6년 간 3억4600만 호주달러(3000억 원)에 비하면 턱없이 열악한 상황.
동남아시아 쿼터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많지만 수준에 비해 자생력이 약하고 수익성이 낮은 K리그가 최근 축구 붐을 등에 업고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동남아로 눈길을 돌리며 제 살 길을 찾아가는 것이 터무니없는 선택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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