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이케르 카시야스(38·FC포르투)가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1일(한국시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챔스 UCL) 4강 1차전 경기에서 얀 베르통언(32·토트넘 홋스퍼)이 동료와 충돌해 많은 피를 흘리는 부상을 입고 어지러움 증세를 보이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던 장면과 겹치며 축구팬들의 걱정을 산다.
영국 공영매체 BBC는 2일 “카시야스가 훈련 중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지금은 안정을 찾고 회복 중”이라고 전했다.
카시야스의 소식은 과거 피치를 누비다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간 많은 축구스타들을 떠오르게 한다. 카시야스 심장마비 뉴스에 축구팬들이 큰 관심을 갖는 이유기도 하다.
레알 마드리드는 카시야스가 쓰러졌다는 비보에 성명을 냈다. “카시야스에게 모든 용기와 지지를 보낸다”며 “우리의 영원한 주장 카시야스의 쾌유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카시야스는 스페인 라리가 레알에서 16년 동안 활약한 살아있는 전설이다.
카시야스는 2015년 포르투로 이적하기 전까지 레알에서 725경기에 나서 3회 빅 이어(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5차례 라리가에서 우승했다.
2008, 2012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0년 국제축구연맹(FIFA) 남아공 월드컵에서 스페인이 우승하며 황금기를 누릴 때 주전 수문장으로 활약했던 카시야스다.
지난해 3월에는 이탈리아 세리에A 피오렌티나의 주장 다비데 아스토리가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숙소에서 사망한 채 발견돼 세상을 놀라게 했다. 당시 아스토리의 장례식에는 수많은 피오렌티나 팬들이 운집해 그를 추모하기도 했다.
2007년에는 세비야에서 활약하던 안토니오 푸에르타가 2007~2008 라리가 개막전에서 헤타페와 경기를 치르던 중 심장에 통증을 느끼고 피치 위에 넘어졌다. 응급조치로 의식을 되찾았던 푸에르타는 라커룸에서 재차 쓰러졌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목숨을 잃고 말았다.
세르히오 라모스(레알)는 푸에르타를 기리며 대표팀에서 그의 등번호 15를 달고 경기장을 누비고 있으며, 맨체스터 시티를 거쳐 세비야로 돌아온 헤수스 나바스 역시 등번호 16을 선택했는데 이 역시 세비야에서 푸에르타의 등에 적혀있던 숫자다.
국내에선 2011년 제주 유나이티드 신영록이 경기 도중 급성 심장마비로 쓰러진 바 있다. 사고 당시 김장열 제주 재활트레이너팀장이 뛰어들어가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한 덕에 신영록은 50일 뒤 의식을 회복해 그 해 퇴원할 수 있었다.
지난해에는 광주FC 이승모가 K리그2 준플레이오프 경기를 뛰다 바닥에 머리부터 떨어지며 의식을 잃었다. 김희곤 주심이 재빠르게 CPR을 실시했고, 병원에서 의식을 찾았다.
베르통언이 휘청거리면서 경기장을 이탈했을 때 국내 유명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란에는 한 동안 그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정밀 진단 결과 베르통언은 몸에 큰 이상이 없어 남은 일정에 복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카시야스 역시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SNS를 통해 공개된 카시야스가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을 접하자 많은 팬들이 비로소 가슴을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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