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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보틀, 한국커피시장에서 애플의 반격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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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보틀, 한국커피시장에서 애플의 반격이 시작됐다?
  • 감우곤 기자
  • 승인 2019.05.0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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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감우곤 기자] 성수동 카페거리에 마침내 미국 프리미엄 커피전문점 브랜드 블루보틀이 들어섰다. 개점 첫 날부터 블루보틀 커피를 맛보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블루보틀이 특히 한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뭘까. 그리고 포화 상태인 한국 시장 공략에 성공할 수 있을까.

블루보틀은 3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한국 1호점을 열었다. 한국 진출 가능성이 흘러나왔던 2017년 연말 이후 약 1년 반 만이다. 붉은 벽돌 건물에 특유의 파란색 병 모양 로고가 걸린 1호점 오픈을 손꼽아 기다려 온 커피 애호가들은 개점 1시간 30분 전부터 줄지어 섰고, 오전 7시가 되자 줄을 선 사람은 50명에 달했다.

 

▲ 블루보틀이 국내에 들어왔다. 3일 서울 성수동에 첫 매장을 열었다. [사진=연합뉴스] 

 

블루보틀 성수점 특징은 커피를 볶는 로스터리를 비롯해 바리스타 교육과 시음회가 가능한 트레이닝 랩을 갖춘 것이다. 일본 건축가 조 나가사카가 설계한 매장은 자연광으로 채광돼 따뜻함과 담백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블루보틀 관계자는 “외부에서도 누구나 로스터리를 볼 수 있다”며 “지하로 내려가면 호두나무 의자와 테이블에서 휴식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또 “지하 좌석 수는 80∼90석이지만 실제 공간은 꽤 넓다”며 “지역과 상생하자는 의미에서 성수동 본래 분위기를 잘 살린 이 건물에 손을 많이 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오픈 첫날 직원들은 이른 새벽부터 매장 안에서 바삐 움직이며 손님 맞을 준비를 했다. 개점을 앞두고 블루보틀은 채용 사이트를 통해 한국인 바리스타를 20명이나 새로 뽑았다.

브라이언 미한 블루보틀 CEO는 “한국에 올 때마다 블루보틀에 대한 한국 고객의 사랑과 열정에 놀란다”며 “블루보틀을 한국 고객 가까이에 선보이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 3분의 1이 한국인일 정도로 블루보틀은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미국과 일본 블루보틀 매장 역시 한국 관광객들로 넘쳐났던 만큼 한국 진출은 당연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다. 외국에 점포를 낸 건 일본 다음으로 우리나라가 두 번째다.

 

▲ 블루보틀 성수점의 외관은 주변과 조화를 이룬다. [사진=연합뉴스]

 

블루보틀은 협회에서 인증된 특유의 스페셜티 커피를 판매하면서 ‘스타벅스’로 대표되는 기존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 판도를 뒤흔들 브랜드로 손꼽힌다. 

‘커피광’이었던 클라리넷 연주자 제임스 프리먼이 지나치게 상업화된 커피 사업과 잘못 볶은 원두에 대한 실망감에 신선하고 수준 높은 커피를 직접 만들겠다며 2002년 샌프란시스코 5평짜리 차고에서 시작한 카페가 블루보틀이다.

뉴욕타임즈는 “스타벅스가 마이크로소프트라면 블루보틀은 애플”이라면서 극찬했고, 빠른 속도로 인기를 얻었다. 지금껏 총 1억2000만 달러(1400억 원)를 투자받았고 지난 2017년 9월 세계 최대 식음료 업체 네슬레에 인수됐다.

블루보틀은 인내심이 필요한 드롭 커피만 판매하는 등 고급화 전략을 내세우는데 한국에서 책정된 가격 역시 미국, 일본보다 높다. 블루보틀의 대표 메뉴 '뉴올리언스'는 미국에선 4.35달러(5000원), 일본에서 540엔(5600원)에 판매되는데 한국에선 5800원의 가격이 붙었다.

일본 특유의 다도 문화 깃사텐(찻집)을 잘 구현한 카페 분위기 역시 한국에서 인기가 많은 요인 중 하나다. 프리먼은 고객 한 명을 위해 10여 분을 쏟는 도쿄의 깃사텐에서 영감을 얻었다. 성수동 매장을 일본인 건축가가 디자인한 배경 역시 여기에 있다. 

블루보틀을 찾는 고객들에게는 와이파이는 물론 콘센트도 제공되지 않는다. 고객들이 커피, 함께한 일행 외 다른 것에 주의가 분산되는 일 없이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서울에서 카페거리로 통하는 성수동 특유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블루보틀 특유의 이미지와 가치를 접목시켜 한국인들에게 어필하겠다는 것이다. 

블루보틀은 성수점에 이어 종로구 삼청동에 2호점을 내고 연말까지는 2개 지점을 더 열 계획이다. 한국 프랜차이즈 커피 시장을 뒤흔들 블루보틀의 입성에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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