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세계 최강팀 중 하나로 꼽히는 바르셀로나지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또다시 고개를 떨궜다. 4년 만에 힘겹게 4강에 진출했지만 3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믿기지 않는 역전드라마의 희생양이 됐다.
바르셀로나는 8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0-4로 대패, 합산 3-4로 탈락했다.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1차전 3골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2차전에서 떨어진 경우는 유로피언컵을 통틀어 역대 3번째다. 2연속 더블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는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이지만 그를 향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이유다.
글로벌 축구 전문매체 골닷컴에 따르면 경기 후 발베르데 감독도 경질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잘 모르겠다. 생각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면서도 “감독은 책임감을 가질줄 알아야 한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발베르데 감독은 2017년 바르셀로나의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 시즌 스페인 라리가와 국왕컵(코파 델 레이)에서 정상에 오르며 더블을 달성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로선 100% 만족할 수 없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8강에 오른 바르셀로나는 1차전 홈에서 4-1로 이겼지만 2차전 원정에서 AS 로마에 0-3으로 져 충격적인 탈락을 겪었다. 그 사이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는 역대 최초 챔피언스리그 3연패의 영예를 이뤘다
모든 걸 발베르데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었다. 부임 후 첫 시즌이었고 더블이라는 뛰어난 공을 무시할 수 없었다.
올 시즌에도 바르셀로나는 승승장구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밀리기도 했지만 결국 리그 우승은 바르셀로나의 차지였다. 코파 델 레이에서도 결승에 올라 바르셀로나와 일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트레블을 꿈꿨던 바르셀로나에게 이날 리버풀전 대패는 청천벽력과 같았다. 코파 델 레이에서 5연패를 이루고 더블을 이루더라도 김이 빠지는 더블이 될 처지다.
조셉 바르토메우 바르셀로나 회장은 발베르데의 거취를 논할 때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우리의 탈락이 이슈가 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지금은 우리의 팀 스피릿을 끌어올릴 때다. 코파 델 레이 결승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모두에게 어려운 시기겠지만 우리는 다시 일어서야만 한다”고 밝혔다.
물론 코파 델 레이 우승이 발베르데의 임기를 보장한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는 “지난해 로마에서 우린 설명하기 힘든 같은 일을 겪었다. 내부적으로 이 경기에 대해 반영하고 설명할 시간이 있을 것”이라며 “분위기를 전환하는 동시에 모든 바르셀로나 팬들에게 사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바르셀로나는 오는 26일 발렌시아와 코파 델 레이 결승전을 치른다. 발베르데에겐 더 이상 더블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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