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스포츠산업 구직 희망자들은 올해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KSPO)이 2011년부터 매년 주최한 취업박람회 소식이 없어 의문을 품었다. 매번 실효성 측면에서 문제점을 지적받았던 스포츠산업 잡페어는 안타깝게도 지난해 존폐 기로에 놓였고, 결국 올해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체육계 유일한 '구인·구직의 장'이 사라진 아쉬움을 경기도체육회와 경희대 체육대학이 달랬다. 지난해 경희대 체대가 단독으로 진행한 스포츠산업 잡페어가 경기도체육회의 지원사격을 등에 업고 덩치를 불렸다. 김도균 경희대 체육대학원 교수가 회장으로 재직 중인 한국스포츠산업협회도 발 벗고 나섰다.
지난 12일 용인시 기흥구 경희대 국제캠퍼스에서 2019 경기도 스포츠산업 잡페어 ‘일, 꿈, 미래 JOB GO’가 거행됐다. 경희대 체대, 경기도체육회에 가천대, 강남대, 경기대, 대림대, 명지대, 부천대, 용인대, 장안대, 한경대, 한국관광대, 한양대, 경민대, 여주대, 수원과학대 등 경기권 대학교에 최종적으로 한국체대가 추가 합류해 판을 키웠다.
대한체육회, 대한장애인체육회, 한국스포츠에이전트협회, 국제스포츠전략위원회(ISF), KT 위즈 프로야구단, 수원FC 프로축구단, 세마스포츠마케팅, 스포츠투아이, 고투(GOTO) 피트니스, 싸카, 나음케어 등 55개 기업이 선승관에 부스를 차렸다. 박찬하 스포티비(SPOTV) 축구 해설위원, 신수지 대한체육회 홍보대사, 주장훈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차장, 송지훈 중앙일보 체육기자 등 스포츠산업 인플루언서 29인은 연단에 올라 취업특강을 진행했다.
정선아 스포츠산업 잡페어 운영국 기획팀장은 “지난해 경희대 단독으로 개최한 잡페어에서 정규직 19명이 채용되는 성과가 있었다. 올해는 30명이 목표”라며 “대한체육회와 국민체육진흥공단 일자리 지원센터가 입점했고 야구단, 축구단, 아이스하키단(안양 한라)도 가세해 무게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현장 운영을 맡은 박예진 경희대 체대 학생회장은 “3개월 간 온누리스포츠복지사회적협동조합, 경기도체육회와 13차례 회의를 거친 끝에 스포츠산업 잡페어를 개최하게 됐다”며 “지난해 잡페어가 경희대만의 행사였다면 이번엔 사전신청자만 1800명에 달할 만큼 규모가 커졌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체육회에 따르면 행사를 찾은 인원은 4500명에 달했다. 인공지능(AI) 면접체험, 국가직무능력표준(NCS) 특강, 면접 메이크업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가 마련됐다. 잡페어 홍보에 도움을 준 스포츠산업 채용서비스 스포츠잡알리오(스잡알)는 자체 유튜브 채널 ‘체육시간’을 통해 주요강의 일부를 생중계해 호평 받았다.
경기도체육회 대학자원자원봉사단 스포라이트(Spolight)의 기장인 강예림 경희대 팀장은 “막막했던 취업 준비가 경기도 스포츠산업 잡페어 참가로 갈피가 잡혔다”며 “체계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돼 기뻤다. 기업과 구직자 간 만남의 장이 될 수 있어 좋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취업박람회가 사라진 터라 경기도 스포츠산업 잡페어는 해를 거듭할수록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송종국 경희대 체육대학장은 “학생들의 미래를 위한 준비를 충실히 할 수 있도록 고민했다”며 “일회성에 그치지 않겠다. 지속적인 재평가, 학생들의 의견을 청취해 스포츠산업 잡페어를 매년 개최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선홍 스잡알 대표는 “취업준비생들이 한 번에 실무자를 만나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 가운데 경기도체육회와 경희대가 맥을 잘 살렸다”며 “스포츠분야는 수시채용이 70% 이상을 차지한다. 대학생들 입장에선 채용이 많지 않아 아쉬울 수 있지만 오프라인 ‘만남의 광장’이 이어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