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자 Tip!] 지난해 말 방영한 JTBC 드라마 'SKY 캐슬'을 통해 '강예서'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시청자들에게 잊을 수 없는 존재감을 각인시킨 배우 김혜윤. 첫 주연을 맡은 판타지 청춘물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는 운명을 바꾸려는 당찬 소녀 '은단오'로 시청자 마음 속의 '메인 스테이지'에 뛰어들었다.
[스포츠Q(큐) 글 김지원 기자 · 사진 손힘찬 기자] MBC 수목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로 첫 주연을 맡은 배우 김혜윤은 만화 '비밀' 속 설정값대로 움직이는 스테이지 '단오'와 운명을 바꾸고자 하는 쉐도우 '단오', 그리고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능소화' 사극 분량까지 1인 3역에 가까운 연기를 촘촘하게 표현해내며 매회 시청자들을 극 안으로 끌어당겼다.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MBC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 종영 인터뷰에서 김혜윤은 "첫 주연작인데 촬영하는 동안 좋은 배우들, 스태프들 만나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작품을 잘 마무리 했지만 캐릭터를 더 잘 표현하지 못했던 것 같아 아쉽다"는 종영 소감을 밝혔다.
# 김혜윤이 바라본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입덕 포인트'는?
지난 21일 종영한 MBC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는 엑스트라 시한부 여고생 '단오'가 정해진 운명을 거스르고 사랑을 이뤄내는 학원 로맨스 드라마로 만화 속 세상이라는 독특한 설정과 차세대 배우 군단의 활약으로 매 회 뜨거운 인기 속에 막을 내렸다.
"초등학생 팬들이 많이 늘었다"고 밝힌 김혜윤은 현장 반응과 SNS 실시간 반응도 확인하며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인기를 체감했지만 무엇보다 팬들의 정성어린 편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팬 분들이 주신 편지를 종영하고 받았는데 거기에 저 때문에 인생이 바뀌었다는 분이 계시더라고요. 요즘 삶이 피폐하고 의욕이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는데 열심히 하는 저를 보면서 동기부여가 된다, 삶에 활력이 생겼다는 분이 계셨어요. 그 얘길 들으니까 제가 오히려 감사했죠."
'어쩌다 발견한 하루' 화제성의 주역인 김혜윤이 생각하는 이 드라마의 인기 요인은 무엇일까? 김혜윤은 "유튜브에 저와 로운 씨 키 차이 영상이 화제가 됐다고 하더라. 그게 이 드라마의 '입덕 포인트'가 아니었을까"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하이틴 로맨스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잖아요. 한편으로는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됐는데 이번에 경험을 해본거 같아서 너무 좋았어요. 시청자들이 저한테 많이 이입하시면서 드라마를 보셨을 것 같아요"
'어쩌다 발견한 하루'로 연기 인생에서 첫 로맨스를 맡았다고 밝힌 김혜윤은 "두 남자 주인공을 '하루파', '백경파' 고르면서 보는 재미도 있으셨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현실의 김혜윤은 과연 '은단오'와 같은 선택을 했을까? 김혜윤은 이 질문에 고개를 저으며 "둘 다 싫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혜윤으로 봤을 때는 없죠. 일단 하루는 말 수가 너무 없고 답답해요. 촬영하다 컷 하고 한숨이 나온 적도 많고 실제로 한숨이 들어간 적도 있어요. 그리고 백경이는 화가 너무 많아서 무서워요. 배우 이재욱, 로운은 좋지만 캐릭터는 저랑 잘 안 맞았던 것 같아요."
# '어하루' 은단오와 '스캐' 강예서, 그리고 배우 김혜윤
지난 2013년 KBS 드라마 'TV소설 삼생이'를 통해 배우로 정식 데뷔한 김혜윤은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 웹 드라마 '전지적 짝사랑 시점',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주로 단역 위주로 연기 경력을 쌓아왔다.
그러던 중 지난 2018년 말 방영한 JTBC 드라마 'SKY 캐슬'을 통해 '강예서'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존재감을 각인시켰으며 이내 지상파 주연 자리까지 꿰찼다.
김혜윤은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 첫 주연인 '은단오' 역을 맡았다. 김혜윤은 만화 속 세상이라는 독특한 세계관 속 1인 3역 캐릭터를 소화해내며 연기력을 입증했지만 초반에는 전작인 'SKY 캐슬' 강예서 이미지에서 벗어나 은단오 캐릭터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이 있었다고 전했다.
"단오와 예서는 너무 다른 역할인데 이미지가 그대로 보여지면 안될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많이 연구했어요. 드라마 초반부에는 예서 이미지가 보였다고 생각해요. 단오도 김혜윤이고 예서도 김혜윤인데 둘을 분리하는게 초반엔 많이 어려웠어요."
김혜윤이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선택한 '은단오' 캐릭터. 애정이 남다를 법도 하다. 김혜윤은 "단오를 보면서 내가 본받고 싶었던 점은 본인이 엑스트라지만 주인공이 되고 싶다거나 욕심을 내는게 아니라 본인의 행복을 위해서 주체적으로 바꿔보려고 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백경한테 "오남주와 여주다의 같은 반 친구이자 백경의 약혼자지만 난 그 전에 은단오야"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어요. 본인의 행복을 위해서 움직이는 모습이 예뻐보였고 본인 스스로를 사랑하고 자존감이 높은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항상 긍정적인 캐릭터죠."
자신과 닮은 긍정적인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은 이유일까? 김혜윤은 '단오'로의 마지막 촬영에서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아쉬운 감정이 가장 컸어요. 촬영 끝나고 다들 '수고했다' 하니까 뭔가 복합적인 감정이 들더라고요. 끝났다는게 믿기지 않기도 하고, 단오를 떠나보내야 된다는 게 가장 서운했죠."
'어쩌다 발견한 하루'는 시청자들을 울린 해피엔딩으로 이목을 모았다. 단오는 결국 설정값을 극복하지 못하고 사라진 하루와 다음 만화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는 것. 결말이 '애틋하고 가슴 아팠다'는 김혜윤은 6개월 동안 함께한 캐릭터 단오에게 "'애썼다'. 라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비밀'에선 운명을 개척하려고 노력했지만, 하루가 사라지면서 결말이 100% 원하는 대로 흘러간 건 아니었잖아요. 그래서 다른 만화, 대학생이 된 다음 만화에서는 하루랑 부디 행복하길."
# 23살 김혜윤은 "일 욕심 있는 배우"… 2020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
즐겨보는 예능이 있냐는 질문에 "최근에 너무 바빠서 뭘 볼 수가 없었다. 종영한지 3일 밖에 안됐다"고 말한 김혜윤. 6개월 간 숨가쁜 촬영을 이어온 그는 "종영했으니 촬영하면서 못했던 걸 하고 싶다"며 23살의 나이만큼 해맑게 웃었다.
"평소 쉴 때는 사실 집에서 잘 안 나가거든요. 게임을 하거나, 피씨방을 자주 가요. 촬영하면서 못봤던 영화도 보고, 잠도 자고, 친구도 만나서 웃고 떠들고 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하루 이틀 정도? 그리고 빨리 일해야죠. 다시 또 좋은 작품으로 얼른 찾아뵙고 싶어요."
6개월 동안 힘들게 촬영했는데 길게 쉬고 싶지는 않냐고 묻자 김혜윤은 "모순적이지만 일 할땐 지치고 친구랑 놀고 싶기도 한데, 일이 끝나고 하루 이틀 쉬면 빨리 일하고 싶더라. 그때가 그립기도 하고. 일 욕심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를 통해 주연으로 완벽히 자리매김한 김혜윤의 작품 계획은 어떻게 될까? 그는 "제가 주연 작품을 두 개 밖에 안 해봐서 두 역할과 크게 겹치지 않으면 사실 다른 작품들을 해보면 재밌을 것 같다"며 "지금 내 나잇대에 할 수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내가 잘 표현해낼 수 있는 캐릭터라면 어떤 역할이든지 해보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예서', '단오' 이렇게 캐릭터들의 이름으로만 불렸는데 김혜윤이라는 사람을 더 대중들이 사랑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캐릭터로서 사랑해주신 것도 좋지만 김혜윤이라는 사람도 김혜윤으로 더 기억되고 싶어요."
그 순간 '예서'나 '단오'가 아닌 23살의 배우 김혜윤은 "'믿고 볼 수 있는 배우'라는 타이틀을 완전히 얻을 때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조금 부끄러워하면서도 당찬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를 지금까지 사랑해주시고 큰 관심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그에 맞는 보답을 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으로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취재 후기] '은단오'와 김혜윤의 성격이 비슷하냐는 질문에 "자존감이 높고 긍정적인 점이 비슷하다"고 밝힌 김혜윤은 연기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던 중 "연기에 대한 자존감은 낮은 것 같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모든 장면에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는 7년 차 배우 김혜윤의 2020년은 아무래도 '더 큰 스테이지'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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