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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담원 게이밍 시대', 롤드컵 지각변동 변수 [LCK 서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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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담원 게이밍 시대', 롤드컵 지각변동 변수 [LCK 서머]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8.2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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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담원 게이밍 천하’라고 부를 만하다. 흠 잡을 데 없는 운영과 화끈한 전투력, 재치 있는 입담까지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담원은 19일 서울시 종로구 롤 파크에서 열린 T1과 2020 우리은행 LCK 서머 스플릿 2라운드 대결에서 세트스코어 2-0 완승을 거뒀다.

8연승을 이어가던 담원은 6연승 중이던 디펜딩 챔피언 T1을 만났지만 올 시즌 압도적인 면모를 이어가며 가볍게 승리를 따냈다. 오는 22일 6위 KT 롤스터와 최종전에서 승리를 거두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짓는다.

담원 게이밍이 20일 T1까지 물리치고 2020 LCK 서머 스플릿 정규리그 자력 우승까지 1승을 남기게 됐다. [사진=담원 게이밍 인스타그램 캡처]

 

담원은 폭발적인 전투 능력을 바탕으로 올 시즌 최고의 이변을 일으키고 있다. T1이나 젠지 e스포츠, 드래곤X에 비해 그동안 크게 이름을 떨친 팀이 아니었다. 2017년 5월 창단 2부 리그에서 활동하다가 이듬해 서머리그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뒤 승강전에서 승리해 1부 승격을 누린 팀이다.

올 시즌 LCK 스프링에 참가한 담원은 초반 강한 인상을 남기진 못했다. 그러나 원딜러 ‘고스트’ 장용준을 영입하면서 완전체의 면모를 갖췄다. 탑 라이너 ‘너구리’ 장하권과 정글러 ‘캐니언’ 김건부, 미드 라이너 ‘쇼메이커’ 허수를 앞세운 ‘상체 라인’은 바텀 라인의 안정화로 인해 더욱 위세를 떨치게 됐다.

시즌을 4위로 마친 담원은 중국프로리그(LPL)과 자존심 대결을 벌인 미드시즌컵(MSC)에 출전한 이후 한 단계 더 성장한 것처럼 보인다.

이번 서머 스플릿 초반 젠지에 덜미를 잡히기는 했지만 이후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세트 득실만 따져봐도 한 눈에 알 수 있는데 승률이 같은 드래곤X에 비해 득실에서 27-20으로 크게 앞선다. 패한 2경기를 제외하고 세트를 내준 건 단 한 번 뿐일 정도로 화끈한 경기를 펼치고 있는 담원이다.

'쇼메이커' 허수는 압도적 기량으로 스플릿 MVP 수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사진=담원 게이밍 인스타그램 캡처]

 

젠지와 2경기 연속 풀세트를 벌였을 뿐 DRX에도 세트스코어 3-1로 앞섰고 T1엔 4-0으로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경기 시간으로도 담원의 화력이 잘 나타난다. 평균 30분을 넘기는 타 팀들과 달리 담원은 리그에서 유일하게 30분 내로 경기를 마무리 짓는 팀이다. 패했던 경기도 밀렸다기보다는 유리한 상황에서 다소 집중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을 만큼 빈틈이 쉽게 보이지 않는다.

최근 메타는 상체 게임이고 그 중에서도 ‘너구리’와 ‘쇼메이커’의 전투력과 라인 장악력은 어떤 팀에도 뒤지지 않을 수준이다. 특히 ‘쇼메이커’ 허수는 스플릿 MVP로 거론될 정도로 최근 한정 T1 ‘페이커’ 이상혁도 넘어서는 기량을 뽐내고 있다.

T1도 흐름이 좋았다고 하지만 담원과는 뚜렷한 차이가 보였다. 1세트 중반까지 큰 전투 없이 눈치 싸움을 펼쳤던 양 팀이지만 13분 희비가 갈렸다. ‘쇼메이커’가 T1 탑 라이너 ‘칸나’ 김창동을 노렸다. T1 미드 라이너 ‘클로저’ 이주현이 순간이동으로 백업하려 했지만 세력이 분산되며 담원은 2킬을 따낼 수 있었다.

21분 용 한타에서도 담원이 환상적인 조직력이 빛났다. ‘너구리’가 뒤를 노렸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던 T1은 전원 몰살시키며 승기를 잡아내며 결국 넥서스까지 파괴시켰다.

담원은 뛰어난 경기력은 물론이고 화려한 입담과 찐득한 케미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사진=담원 게이밍 인스타그램 캡처]

 

2세트엔 챔피언 선택부터 심상치 않았다. ‘쇼메이커’가 카사딘을 택했고 바텀의 ‘고스트’는 비원딜인 상대에 상성에서 앞서는 직스를 골라 허를 찔렀다. 1세트와 달리 접전이 펼쳐지기도 했고 33분 바람 드래곤까지 T1에 내줬지만 담원은 1분 뒤 내셔남작(바론)을 처치하고 버프까지 받으며 4킬을 쓸어담고 다시 한 번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최근 몇 년간 LCK 팀들은 세계 무대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2013년부터 5연속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후 LPL 팀은 물론이고 유럽리그(LEC) 팀들에도 밀렸다. 최근 미드시즌컵에서도 지나치게 정형화되고 안전지향주의 경기 운영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그런 면에서 담원은 기대감을 자아낸다. 아직까지 LPL이나 LEC 강팀들과 비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상체 라인의 강력함이나 전반적인 조화, 공격력 등에선 결코 밀릴 게 없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화끈한 경기 운영으로 팬들을 즐겁게 한다는 게 고무적이다.

T1과 젠지, DRX 등으로 대표됐던 LCK지만 이젠 담원 대세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플레이오프에서도 담원의 기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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