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아빠처럼만 하면.
‘한 야구’했던 김기태(51)와 심정수(45)의 아들이 KBO리그에 도전장을 냈다.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 현장. 김건형(24)과 심종원(23)은 레전드의 2세라는 이유로 가장 시선을 사로잡았다.
해외리그나 외국학교 출신 혹은 전에 한국팀에 지명받지 못했던 선수들, 또 엘리트 선수로 등록된 적 없는 일반인이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 참여하려면 스카우트에게 기량을 보여줘야 한다. 해외파 이대은(KT 위즈), 이학주(삼성 라이온즈), 하재훈(SK 와이번스)과 일반인 한선태(LG 트윈스)가 이 트라이아웃을 거쳤다. 김건형과 심종원은 청소년기를 미국에서 보냈다.
김건형의 아버지 김기태는 타격왕(1997), 홈런왕(1994)을 차지해본 대스타였다. 쌍방울 레이더스, 삼성 라이온즈, SK 와이번스를 거치며 통산 타율 0.294를 기록했다. 지도자로도 업적을 쌓았다. 2017년 KIA(기아) 타이거즈의 통합우승을 견인한 바 있다.
좌투좌타 중장거리로 도루와는 거리가 있었던 아버지와 달리 김건형은 콘택트에 능하고 발이 빠른 편이다. 미국 아이다호주 보이시 대학에 재학 중인 그는 대학 서머리그에서 2시즌 76경기에서 타율 0.293 6홈런 40도루를 기록했다. 우투좌타 외야수다.
심종원의 아버지 심정수는 통산 328홈런을 때린 대형거포였다. 올드팬들은 2003년 심정수가 이승엽과 벌인 홈런 레이스를 잊지 못한다. 이승엽이 그해 아시아 신기록(56개)을 수립할 수 있었던 건 심정수가 라이벌(53개)로 함께 달려줬기 때문이다.
심종원 역시 우투좌타 외야수다. 최근 2시즌 84경기에서 타율 0.324 9홈런 74타점 18도루를 올렸다. 오는 12월 애리조나 크리스천대 졸업을 앞두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국 대학리그가 중단돼 지난달부터 독립구단 연천 미라클에 합류해 땀을 흘리고 있다.
둘의 운명은 오는 21일 열리는 2021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서 결정된다. 이들이 이종범-이정후, 송진우-송우현(이상 키움 히어로즈), 박철우-박세혁(두산 베어스), 김상국-김동엽(삼성), 유승안-유민상(KIA)‧유원상(KT)으로 이어지는 '야구인 2세' 대열에 가세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빼어난 DNA를 물려받은 둘 외에 내야수 김동진(24·파주 챌린저스), 내외야수 안준환(22‧일본 유통경제대), 포수‧내야수 엄상준(22‧연천 미라클), 내야수 권현우(23‧용인 독립야구단), 외야수 송상민(26‧고치 파이팅독스), 투수 이은준(19·경복부설방통고) 등도 KBO리그 문을 두드린다.
야구계에 따르면 김동진이 트라이아웃 참가자 중 가장 돋보인다는 평가다. 현재 경기도 독립리그에서 0.481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조영훈, 박용근, 양훈 등을 배출한 설악고(속초상고) 출신. 영동대를 중퇴했고 지난해부터 파주에서 기량을 연마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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