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박건도 명예기자] 대구FC가 성남FC전 승리를 통해 2년 연속 파이널A(상위스플릿) 진출을 확정했다. 오는 20일 남은 한 자리를 두고 5개 팀이 최종전을 벌일 예정이다.
K리그(프로축구)는 2013년부터 스플릿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각 팀 3라운드씩 단일리그로 진행 이후, 상하위 6개 팀이 각각 스플릿 A, B그룹으로 분리해 경기를 치른다. 작년에 파이널A, B로 명칭을 변경했다.
스플릿 제도는 비교적 복잡한 리그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축구 관계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이끌어냈다. 상위 그룹에선 리그 우승,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 경쟁이 치열했고, 하위에선 강등 탈출을 위한 전쟁이 계속됐다. 게다가 그룹이 나뉘기 직전 파이널A를 향한 팀들의 불꽃 튀는 다툼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현재 K리그1(1부)은 파이널라운드를 향한 마지막 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인해 각 팀 2라운드씩만 단일리그를 치른 뒤 파이널라운드로 돌입한다. 이후 각 팀들이 5경기씩 더 치르면 시즌이 종료된다.
지금까지 파이널A에 합류한 팀은 총 다섯 팀이다.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 3위 상주 상무와 4위 포항 스틸러스는 일찌감치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어 대구는 정규라운드 종료 1경기를 앞두고 5위 자리를 차지하며 ACL 진출 희망을 이어간다.
그룹A에 남은 자리는 단 하나. 이를 두고 오는 20일 5개 팀이 격돌한다.
# 6위 강원FC(승점 24, 26득점)
경쟁에서 가장 앞선 팀은 강원이다. 지난 16일 부산 아이파크와 경기에서 2-1로 승리하며 파이널A 마지노선인 6위에 안착했다. 이영재의 환상적인 중거리포가 팀에 귀중한 승점 3을 안겼다. 7위 FC서울과 승점은 동률이고 득점은 7골 앞섰다.
현재 K리그1은 승점, 다득점, 득실차 순으로 순위를 정한다. 만약 강원이 최종전에서 승리한다면 6위로 파이널 A그룹 합류가 확실시된다. 상대는 그 누구보다도 승리가 절실한 11위 수원 삼성이다. 수원은 지난 포항전 무승부로 최하위 인천과 승점(18)이 같아졌다. 매 경기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일 터. 저마다 목표를 위해 치열한 경기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 7위 FC서울(승점 24, 19득점)
서울이 바로 그 뒤를 잇는다. 시즌 초까지만 해도 서울에 파이널A는 머나먼 얘기였다. 지난 7월엔 최용수 전 감독이 사임하는 악재까지 겹쳤다. 직전 시즌 3위로 ACL 진출권을 따낸 서울의 위상은 찾아볼 수 없었다.
기나긴 부진을 끊은 건 ‘소방수’ 김호영 감독대행이다. 그는 데뷔전부터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던 정한민, 윤주태를 선발로 파격 기용하며 승리를 따냈다. 이어 3연승을 거두며 서울의 ‘구세주’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최근 기성용 합류, 슈퍼매치 승리로 서울의 파이널A 진출이 가시화 되는 듯했다. 그러나 21라운드 인천과 대결에서 패하며 7위로 밀려났다. 서울은 홈에서 대구와 최종전에 나선다. 강원이 수원전에서 승리할 시 사실상 파이널A 진출은 좌절된다. 그러나 결과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서울은 대구전 총력전에 나설 예정이다.
# 8위 광주FC, 9위 성남FC(이상 승점 22, 각 26·19득점)
올해 승격한 광주도 파이널A 진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최근 7경기 무패(2승 5무)를 달리며 승점을 꾸준히 쌓았다. 지난 19, 20라운드에선 ‘2강’ 울산과 전북을 상대로 비기는 등 강팀과 승부에서도 저력을 뽐냈다.
펠리페-엄원상-윌리안으로 이뤄진 삼각편대가 득점포를 가동한 게 주효했다. 이 ‘광주 트리오’는 올 시즌 팀 득점 80%가량(20골)을 책임졌다. 초반에는 주춤했지만 리그 중반 들어 폭발력이 살아나면서 광주의 반등을 이끌었다.
6위 탈환에 가까워진 찰나 직전 경기에서 상주에 0-1로 패한 게 더욱 뼈아프게 느껴진다. 만약 승리했다면 승점 25로 파이널 A그룹 합류에 가장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었으나 놓쳤다. 아직 희망은 있다. 광주는 26득점으로 6위 강원과 동률이다. 만약 경기에서 승리하고, 강원이 무승부를 거둔다면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김남일 감독 체제로 시작한 성남은 9위에 위치해 있다. 시즌 시작과 함께 2승 2무 쾌조의 출발을 알렸으나 중반부터 삐걱댔다. 무엇보다 주포의 부재가 컸다. 19득점으로 경기당 1골도 채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특유의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틈틈이 승점을 획득했고, 최종전에서 파이널 A를 노릴 수 있게 됐다.
광주, 성남이 파이널A를 두고 마지막 맞대결을 펼친다. 만일 무승부로 끝난다면 두 팀 모두 파이널B로 향한다. 승리가 절실한 만큼 적극적으로 골 사냥에 나설 전망이다.
# 10위 부산 아이파크(승점 21, 21득점)
부산의 파이널A 진출 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하다. 강원, 서울이 모두 패배하고 광주-성남 매치업이 무승부로 끝나야 한다. 게다가 최종전은 리그 2위 전북과 맞대결이다. 이 경기에서 최소 5골 이상 넣으며 승리하는 기적이 일어나야만 한다. 불가능에 가깝지만 완전히 끝난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