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이용(전북 현대), 그리고 김진수(알 나스르), 홍철(울산 현대).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후 대표팀 좌우 측면 수비를 도맡았던 자원들이다. 이들만이 기회를 받은 건 아니었지만 벤투 감독의 합격점을 받은 건 이들을 제외하면 찾기 힘들었다.
12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컵 축국국가대표팀 VS 올림픽대표팀 스페셜 매치 2차전은 김태환(31·울산 현대)과 심상민(27·상주 상무), 이주용(28·전북 현대)의 가치를 재평가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번 경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10개월 동안 경기를 치르지 못한 상황에서 열린 소중한 기회였다.
다만 해외파들을 소집할 수 없어 K리거들로만 대표팀을 꾸렸는데, 벤투호 오른쪽 측면의 주인이었던 이용은 부상으로 소집되지 못했고 홍철은 소집 후 무릎을 다쳐 도중 하차해야 했다. 아무리 A매치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측면 수비에 대한 걱정이 생겨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전화위복이 됐다. 새로운 자원들을 테스트할 기회가 됐다. 오른쪽 측면에선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부터 벤투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은 김태환이 굳은 신뢰를 샀다.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선발로 나섰는데, 공수에서 흠 잡을 데 없는 플레이를 펼쳤다.
수비에서 김태환은 많은 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특유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파울로 끊어내는 한이 있더라도 위험한 상황을 연출하지 않았다.
공격에선 발군이었다. 기회가 있으면 크로스를 올렸고 여의치 않을 땐 공을 간수해내며 패스로 연결했다. 대표팀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크로스가 수비벽에 막히는 장면을 보기 어려웠다. 안정감이 넘쳤다.
왼쪽엔 심상민이 있었다. 홍철의 대체 선수로 발탁된 심상민은 대표팀 발탁은 처음이었다. 공식 A매치는 아니었지만 긴장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심상민은 노련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침착했고 투지 넘치게 동생들을 막아냈다. 공격에선 뒷공간을 노리는 날카로운 크로스로 올림픽대표팀 수비진에 부담을 안겼다.
후반 38분 투입된 이주용도 박수 받기에 충분했다. 지난 경기 선발로 나서 선제골을 만들어냈던 이주용은 이날도 공격에서 더욱 빛났다.
지난 경기 왼쪽 측면에서 안으로 파고들다 허를 찌르는 오른발 슛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던 그는 이날 후반 44분 올림픽대표팀 골키퍼 안찬기가 페널티 박스 밖까지 뛰어나와 머리로 걷어낸 공을 가슴 트래핑 후 왼발 논스톱 슛으로 연결, 빈 골문을 통과시켰다. 소속팀, 맡은 역할, 발리슛에 능하다는 것까지 김진수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한 골이었다. 또 추가시간 이영재의 쐐기골 과정에도 관여하며 벤투 감독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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