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박건도 명예기자] K리그(프로축구) 영건들의 활약은 멈출 줄 모른다. 올해 K리그1(1부) 영플레이어상 유력 후보로 떠오른 선수들이 국가대표팀 스페셜 매치에서도 눈부신 퍼포먼스를 뽐냈다.
지난 9일과 12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2020 하나은행컵 친선경기에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이 두 차례 맞붙었다. 국가대표팀은 1차전 2-2 무승부, 2차전 3-0 완승을 거두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극복을 위한 성금 1억 원을 자신들의 이름으로 기부하게 됐다.
맞대결이 펼쳐지기 전 소집명단부터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기존 U-23 대표팀 핵심 선수들이 A대표팀에 불려갔다.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최우수선수상(MVP)을 수상한 원두재를 비롯해 이동경(이상 울산 현대), 이동준(이상 23·부산 아이파크)이 파울루 벤투 감독의 눈에 들었다.
올해 K리그1 국내선수 득점 공동1위(10골)에 빛나는 송민규(21·포항 스틸러스)는 처음으로 김학범 감독의 호출을 받았다.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눈도장을 찍고 올 시즌 팀 핵심 멤버로 부상한 엄원상(21·광주FC)도 명단에 들었다.
깜짝 선발된 선수들은 저마다 감독들의 믿음에 보답했다. 그 중 단연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놓고 다투는 후보들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 울산 중원의 핵 원두재, ‘제2 기성용’ 급부상
원두재는 올 시즌 울산 핵심 미드필더로 성장했다. 20경기에 나서 포백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정확한 패스로 공격을 전개하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공격포인트는 없지만 울산이 선두를 달리는 데 원두재 활약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원두재는 9일 열린 1차전에서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장했다. 후방 빌드업을 중시하는 벤투 감독 의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울산, U-23 대표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던 그가 새 옷을 입어 팬들의 관심은 더욱 뜨거웠다.
원두재는 A대표팀 자격을 스스로 증명했다.
그는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정확한 패스로 빌드업 시발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K리그에서 선보인 중장거리 패스, 상대 미드필더 사이를 찌르는 패스는 여전히 날카로웠다. ‘제2 기성용’ 수식어가 어울리는 킥에 제공권까지. 원두재는 향후 있을 A대표팀 일정에서도 소집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인다.
◆ U-23 '뉴페이스' 송민규, 도쿄 올림픽까지?
송민규는 U-23 대표팀에서 처음으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날 청소년 대표팀과는 인연이 없던 그다. 올 시즌 K리그1에서 10골 5도움을 올리는 등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 덕에 사상 첫 대표팀 선발 영광을 누렸다.
송민규는 1차전 선발, 2차전 교체 출전했다. 첫 선발로 긴장이 됐을 법도 했지만 송민규는 오히려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보였다. 윙 포워드로 나서 A대표팀 수비를 뒤흔들어 놨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유려한 발기술까지 더해진 그를 당해내긴 쉽지 않았다.
그 중 백미는 1차전 후반 4분 터뜨린 동점골이다. 그간 A대표팀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원더골’이었다. 송민규는 수비 3명을 제친 후 침착한 왼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송민규는 소속팀 포항에서 맹활약에 이어 U-23 대표팀에서도 진한 인상을 남겼다.
내년 도쿄 올림픽을 정조준하고 있는 U-23 대표팀에는 정우영(21·프라이부르크), 이동준 등 막강한 2선 자원들이 즐비하다. 거기다 와일드카드로 권창훈(26·프라이부르크)도 합류할 수도 있는 상황. 송민규가 새로운 경쟁의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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