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2019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2위, 2020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3위.
이쯤 되면 톱클래스 투수라 해도 무방하다. 건강한 류현진(33)은 S급이란 사실이 또 한 번 증명됐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선택은 대성공이다.
류현진은 12일(한국시간) 공개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표 4장, 3위표 7장, 4위표 5장, 5위표 4장 등 51점을 획득해 3위에 자리했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1위표(1장)을 얻고, 88점으로 2위에 오른 지난해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아메리칸리그로 옮길 경우 개인성적이 많이 떨어질 것이라는 일각의 박한 전망을 일축한 멋진 결과다.
류현진은 셰인 비버(클리블랜드 인디언스·210점), 마에다 겐타(미네소타 트윈스·92점)에 밀렸다. 그러나 게릿 콜(뉴욕 양키스‧50점), 댈러스 카이클(시카고 화이트삭스‧46점)을 제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특히 게릿 콜은 지난해 12월 양키스와 9년 총액 3억2400만 달러(3603억 원), 역대 투수 최고액에 계약한 거물 투수다. 162경기 정상 시즌이었다면 연봉이 무려 3600만 달러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7마일(156㎞)을 상회하는 괴물인데 4년 몸값 8000만 달러 즉, 연봉이 2000만 달러인 류현진이 승리했다.
카이클도 휴스턴 애스트로스 소속이던 2015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거머쥔 특급 좌완이다.
류현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파행운영된 올 시즌 12경기에 등판, 67이닝을 소화하며 5승 2패, 평균자책점(방어율) 2.69, 탈삼진 72개를 기록했다. 승수, 이닝, 탈삼진 등 클래식 지표에선 경쟁자들에 뒤졌으나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가 3.0으로 비버(3.3) 다음이라 최종후보에 올랐다.
그간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탬파베이 레이스 등 강호에 밀려 기를 못 펴던 토론토는 야심차게 영입한 ‘코리안 몬스터’ 덕에 예상을 깨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한편 내셔널리그의 다르빗슈 유(시카고 컵스)가 2위에 그치면서 아시안 사이영상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다르빗슈는 1위표 3장, 2위표 24장, 3위표 2장 등 총점 123점으로 1위표 27장, 2위표 3장을 가져간 트레버 바우어(신시내티 레즈)에 밀렸다.
바우어는 11경기 73이닝 5승 4패 평균자책점 1.73, 삼진 100개. 다르빗슈는 12경기 76이닝 8승 3패 평균자책점 2.01, 삼진 93개였다.
아시아인 최고 성적은 2006년 아메리칸리그 왕첸밍(당시 양키스), 2013년 아메리칸리그 다르빗슈(당시 텍사스 레인저스), 2019년 내셔널리그 류현진(당시 LA 다저스), 2020년 아메리칸리그 마에다‧내셔널리그 다르빗슈의 2위다.
동양인은 신인왕 4회, 1995년 노모 히데오(당시 다저스), 2000년 사사크 가즈히로(당시 시애틀 매리너스), 2001년 스즈키 이치로(당시 시애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1회(2001년 이치로)를 품은 바 있다. 그러나 사이영상은 정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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