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권혁중 명예기자] NC 다이노스가 챔피언이 됐다. 강진성(27)도 한 몫 톡톡히 한 '언성 히어로'였다.
NC는 지난 24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쏠(SOL) KBO(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4-2로 누르고 창단 첫 우승 영예를 안았다. 상대가 4년 전 처음으로 오른 한국시리즈에서 4연패를 안긴 디펜딩챔피언 두산이었기 때문에 더욱 값진 결과다.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두 팀에서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양의지, 창단 멤버로 오랜 시간 중심을 잡은 나성범과 박민우, 정규시즌 출루율 1위에 오른 베테랑 3루수 박석민, 전반기를 지배한 좌완 구창모 등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렸지만 1루수 강진성의 공헌도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강진성은 NC가 초반 거침없는 질주로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거머쥐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특히 5월은 실로 놀라웠다. 월간 성적이 타율 0.474(57타수 27안타) 5홈런 19타점이었다. 역주행 센세이션을 부른 가수 비의 '깡' 센세이션과 맞물려 '1일 1깡'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불방망이였다.
풀타임 첫 해인 탓에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타격감이 떨어졌으나 강진성은 결국 121경기 타율 0.309 12홈런 70타점이란 준수한 지표로 시즌을 매듭지어 이름 석 자를 알리는데 성공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전 경기 주전 1루수로 스타팅 출장, 0.304(23타수 7안타) 3타점으로 힘을 보탰다.
강진성에겐 참 길었던 8년이었다.
경기고등학교 재학 시절만 해도 우타 거포로 나름 이름을 날렸던 그였다. 2학년 때 내야수 하주석(한화 이글스)과 더불어 청소년 국가대표에 선발된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2012년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2차 4라운드 전체 33번으로 NC에 지명된 이후부터는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
올 시즌 초반도 그리 다르지 않았다. 1루는 모창민의 자리였다. 그런데 시즌 초반 좋았던 모창민이 5월 LG(엘지) 트윈스전 수비 과정에서 어깨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강진성에게 기회가 왔다. 본래 3루수였으나 전지훈련에서 1루 연습으로 구슬땀을 흘렸던 그는 준수한 수비에다 콘택트 능력까지 뽐내면서 단숨에 주전으로 도약했다.
강진성은 1995년부터 KBO리그 현장을 누빈 강광회 심판의 아들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출전이 117경기, 타율이 0.252에 그쳐 이종범-이정후(키움 히어로즈), 박철우-박세혁(두산), 김상국-김동엽(삼성 라이온즈) 등 급증하는 '야구인 2세' 대열에 함께 언급되기엔 무리가 있었다.
그러나 페넌트레이스에서의 대활약을 거쳐 우승반지까지 획득하며 단숨에 자랑스런 아들이 됐다. 이번 가을야구에서 플레이오프까지 정상적으로 치른 강광회 심판은 아들 탓(?)에 한국시리즈를 집에서 지켜봐야 했다. 공정성을 이유로 심판조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강진성이 "아버지께 효도하고 있는 것 같다"고 웃은 까닭이다.
2군에 머문 기간이 훨씬 길어 야구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는 강진성. 피나는 노력으로 구슬땀을 흘린 끝에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두 발을 땅에 붙인 채 타격하는 토탭 자세가 인상적인 그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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