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Q(큐) 박건도 명예기자] “목표는 우승이다. 더 이상 할 말은 없다. 경기장에서 증명해 보이겠다.”
경기 직후 수원 삼성 주장 김민우(31)가 한 말이다. 그의 눈은 그 어느 때보다 확신에 가득 차 보였다.
수원이 지난 7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하나원큐 K리그1(프로축구 1부) 2라운드 성남FC와 홈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김민우는 환상적인 발리슛으로 결승골을 기록하며 승리를 견인했다. 수원은 광주 전에 이어 2연승을 달리며 리그 3위에 안착했다.
경기 초반 양 팀은 팽팽하게 맞섰다. 치열한 중원 싸움이 벌어졌다. 두 팀 모두 상대 빈틈이 보일 때마다 적극적으로 압박했다. 반칙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 듯한 플레이가 계속됐다. 과감한 견제 끝에 성남은 전반 3분 뮬리치, 20분 박정수, 36분 이종성이 경고를 떠안았다.
그러던 전반 37분 성남에 악재가 찾아왔다. 박정수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한 것. 전반이 끝나기도 전에 성남이 수적 열세에 놓였다.
수원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40분 김민우가 환상적인 시저스 킥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김태환의 크로스 궤적을 정확히 파악하고 발에 갖다 맞힌 게 주효했다. 성남 골키퍼 김영광이 손을 뻗었지만 발등에 제대로 얹힌 슛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리드를 잡은 수원은 경기를 여유롭게 풀어갔다.
성남은 경기 주도권을 완전히 수원에 내줬다. 김남일 성남 감독은 이재원, 홍시후를 투입하는 등 포지션에 변화를 줬지만 딱히 효과는 없었다. 수적 열세로 인해 적극적인 반격을 시도하지도 못했다.
반면 수원은 경기를 노련하게 풀어갔다. 한석종, 고승범, 김민우로 구성된 중원이 완벽하게 경기를 지배했다. 수원은 이렇다 할 위기 없이 여유롭게 승점 3을 추가하며 개막 2연승을 신고했다.
단연 주인공은 결승골을 기록한 ‘캡틴’ 김민우였다. 김민우는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힘든 경기가 될 것이라 예상했다. 상대 퇴장이란 변수가 생긴 덕분에 좋은 경기 펼칠 수 있었다”며 경기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경기 백미는 김민우의 ‘원더골’ 이었다. 그리고 득점 직후 김민우의 골 세리머니에 눈길이 쏠렸다. 그는 유니폼을 뒤집어 입은 채 카메라에 다가갔다. 등번호와 이름, 스폰서까지 그대로 전파를 탔다. 김민우는 “(김)태환의 크로스가 뒤로 빠질 것이라 예상했다. 정확히 예측한 덕분에 골을 기록할 수 있었다”며 득점 상황을 설명한 뒤 “유니폼 등 쪽에 번호와 이름이 있다. 앞으로 돌려 보여드리고 싶었다. 게다가 스폰서까지 보이지 않나”라며 웃어 보였다.
수원은 개막 전부터 우승을 다짐했다. 박건하 감독도 인터뷰를 통해 직접 목표를 우승이라 밝혔다. 허나 축구 관계자들 대다수는 쉽사리 동의하지 못했다.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한 수원이지만, 올해 우승후보로 꼽기는 어렵다는 분위기였다.
김민우는 이에 굴하지 않았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크게 중요치 않다. 팀원들과 우승을 목표한 바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 아직 2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다. 앞으로 더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며 또 다시 우승을 향한 의지를 불태웠다. 이어 “우승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시즌 전부터 힘든 훈련도 많이 했다. 잘 견뎌냈기에 최근 2경기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많은 기대와 함께 지켜봐주셨으면 한다”라고 힘줬다.
김민우는 기자회견 내내 자신감이 가득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질문에 거침없이 대답을 이어갔다. 모든 대답엔 확신이 느껴졌다. 말 그대로 주장의 품격이 느껴지는 인터뷰 스킬이었다.
개막 2연승으로 최고의 출발을 알린 수원. 그 중심에는 수원의 정신적 지주 캡틴 김민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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