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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에고 조집 대표 "위닝(PES)과 콘솔의 상업적 잠재력을 믿어요" [SQ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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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에고 조집 대표 "위닝(PES)과 콘솔의 상업적 잠재력을 믿어요" [SQ인터뷰②]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5.0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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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스포츠Q(큐) 글 김의겸·사진 손힘찬 기자] # 기자가 스포츠업계에 발을 들이기 전 이야기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자리한 '손날두 플스방'을 찾았을 때 받은 신선한 충격을 잊을 수 없다. 좋아하는 팀의 주요경기나 이른바 빅매치는 빼놓지 않고 챙겨보던 나름 '해외축구 마니아'였는데 얼핏 봐도 여타 콘솔방과는 확연히 달랐다. 축구에 진심인 자가 운영하는 곳이라는 느낌이 왔다. 후에 축구산업 종사자들 상당수가 아지트처럼 드나드는 장소라는 걸 알게 됐다. 

# 한국 플레이스테이션(PS) 시장에선 일본 코나미(KONAMI)사가 제작한 축구게임 'Pro Evolution Soccer(PES, 유저들은 주로 위닝이라 부른다)' 시리즈의 위상이 대단하다. 현재도 주류를 이룬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신규 유저 유입이 적어 일각에선 '그들만의 게임'이란 지적도 나온다. 위닝 의존도가 높은 많은 콘솔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자영업이 무너지는 요즘, 폐업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체육기자가 된 뒤 손날두 플스방 운영자인 조집(37) 후에고 대표와 라리가 관련 행사에서 마주쳤다. 이제 조 대표는 단순히 PS 게임과 장소를 제공하는 콘솔방 주인을 넘어 e스포츠 산업에 깊게 관여하는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싱크탱크 후에고를 설립하고 지난 3년 동안 축구계와 e스포츠계 양쪽에서 영향력을 키웠다. 축구와 위닝 나아가 e스포츠 간 접점을 만들고자 한 노력이 빛을 발하는 중이다. 

 

어렸을 때부터 한국에서 위닝으로 뭔가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는 조집 대표.

위닝이 '고인물' 취급을 받고 있어도 조집 대표는 여전히 위닝과 PS 시장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믿는다. 후에고가 격투게임을 기반으로 국내 e스포츠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해외 e스포츠 기관과 교류를 늘려가고 있어 더 큰 확신을 갖게 됐다고. 지난달 후에고가 차린 e스포츠 라운지 '엘 후에고'에서 조집 대표를 만났다. 위닝을 통해 한국에서 이루고자 하는 바를 열변했는데, 올드 위닝 유저라면 환영할 만한 내용이 가득하다.

- 콘솔방을 차린 이유가 궁금하다.

"축구를 정말 좋아했지만 선수가 될 수는 없었다. 그 다음 접한 게 위닝이었다. 플스를 가진 친구 집에서 밤새 위닝하던 시절이 있다. 어릴 때부터 항상 한국에서 위닝으로 뭔가 하고 싶었다."

"공군 부사관으로 근무한 뒤 동생과 의류를 취급하는 사업을 하다 2014년 콘솔방을 열었다. 내가 좋아하는 위닝을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즐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당시에는 브랜딩 능력이 부족했고,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주가를 올리던 손흥민 별명을 따 상호로 정했다."

- 단순히 콘솔방을 운영하는 데 만족하지는 못한다고.

"축구산업적 방향성을 세운 박수용 디렉터와 PES 시장 일선에 있던 내가 만나 시작한 후에고를 통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도했다. e스포츠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시범종목으로 채택됐고, PES도 포함됐다. 국가대표 선발전인 '유니아나(UNIANA, PES 국내 유통사) 컵'을 유치하고, 위닝 대잔치라는 대회도 열었다."

"이 현장(scene)을 더 키우고 싶다. 몇 차례 대회 유치 이후 후에고를 법인화 했다. 콘솔방 프랜차이즈 사업은 핵심사업 중 하나다. 지금은 프랜차이즈화 시작 단계로 아직 브랜딩 기획 중이다. 구체적인 건 사업기밀이 될 수도 있어 조심스럽다. 확실한 건 이 사업을 성공시킬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 위닝은 소위 '고인물' 게임 취급을 받기도 한다. 콘솔방도 줄고, 위닝의 영향력도 감소하고 있는데 조 대표는 반대로 생각하고 있는 느낌이다. 여전히 오프라인 시장에서 콘솔과 위닝의 상업적 가치를 믿는 건가.

"오프라인만의 감성이 있는 게 콘솔 시장이다."

"e스포츠는 결국 상위 레벨에 올라갈 경우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밖에 없다. 5G(5세대) 통신망 시대라고 하더라도 아직까진 양 유저 간 렉(Lag, 지연현상), 하드웨어(장비) 차이가 있다. 서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대리 게이밍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e스포츠는 상위 레벨로 올라갈수록 결국 오프라인에서 우열을 가릴 수밖에 없다. 현재는 코로나라는 특수 상황 때문에 부득이하게 상위 레벨 대회도 온라인으로 진행 중이라고 본다."

조집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손날두 플스방'. [사진=후에고 제공]
조집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손날두 플스방'. [사진=후에고 제공]
후에고의 e스포츠라운지 '엘 후에고'에도 당연히 콘솔을 위한 공간도 있다.

- 최근 나온 위닝 시리즈는 EA 피파(FIFA) 시리즈보다 주요 클럽과 리그 라이센스를 많이 확보하지 못했다는 단점이 있다.

"현재 많은 라이센스를 피파가 독점하고 있는 구조다. 코나미도 자금력이 충분하지만 피파가 독점 계약 중인 터라 계약기간이 끝날 때까지는 추가로 확보할 수 없다. 최신작의 경우 위닝에서 세리에A 유벤투스 라이센스를 독점하기도 했다."

- 하지만 라이센스 확보나 위닝의 e스포츠화에 소극적이던 코나미가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코나미는 최근 도쿄 신주쿠 시내에 12층짜리 e스포츠 센터를 세웠다. 위닝을 필두로 자회사 게임들을 e스포츠화 하겠다는 방침이다. 코로나로 속도가 늦지만 변화 필요성을 인지하고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 또 한편으로 신규 유저 유입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따른다.

"오히려 PS 보급률은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PS5가 나오면 PS4 보급률이 높아진다. PS5가 나와도 4버전 위닝이 나오는 이유다. PS5가 나오면 PS4도 같이 팔리는 구조다. 새 시리즈가 나오고 2~3년이 지나면 직전 시리즈 보급률은 절정에 달한다. 콘솔 유저들은 기본적으로 수집 본능이 있기 때문이다."

"수집에 관심이 없는 국내 라이트 유저들도 일단 PS를 구입하면 위닝도 같이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그만큼 위닝은 '풀뿌리' 유저가 많다. PS 보급률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내 출시된 PS5의 경우 반도체 공급 부족과 맞물려 사전예약 대란이 일어나지 않았나."

조집 대표는 콘솔 산업 성장세에 확신을 갖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PS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코로나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성장세는 탄력을 받고 있다.

2019년 기준 국내 PS4 한국 판매량은 약 110만 대로 추정됐다. 전 세계적으로는 1억 대 이상 판매됐다. 새 시리즈 출시 앞서 PS4 황혼기로 평가된 2018년에는 닌텐도 스위치(Nintendo Switch)라는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최다판매 콘솔 1위 타이틀을 지켰다. 

소니그룹은 지난달 28일 2020년도 회계연도 실적을 발표하며 "최신작 PS5 누적 판매량이 780만 대를 돌파했다"고 전했다. 전작 PS4 판매량을 앞지른 것. 1946년 창사 후 최초로 순이익 1조 엔(10조2600억 원)을 넘어섰다. 전년 대비 두 배 늘어난 수치다. PS5는 마이크로소프트(MS) X-BOX(엑스박스) 시리즈 신제품(시리즈 X, 시리즈 S)과 거의 동시에 출시됐는데, 차세대 콘솔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경제TV에 따르면 한국 게임산업은 모바일게임 비중이 높은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콘솔 점유율은 전체 시장 4% 남짓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체 규모가 작은 데 반해 성장세는 가장 가파르다는 분석이다. 한국 콘솔시장 연평균 증가율은 41.8%로 PC(3.6%)나 모바일(24%)을 압도한다.

실제로 국내 PS 시장 위상은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PS5 1차 출시국에 포함됐다. PS4가 국내 시장에서 잠재력을 보인 덕이다. PS2는 일본보다 2년, PS3는 7개월 늦었다. PS4는 가장 먼저 출시된 미국보다 한 달 늦게 유통됐다. 지난 1월 현대카드가 PS 제휴 카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현장에 있는 사람 입장에서 느낀 건 어린 위닝 유저들도 정말 미세하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에 '눈이 조금씩 녹고 있다'는 말이 나오듯 역설적으로 PS 대중화가 계속 진행 중이며 위닝 유저도 서서히 늘고 있다. 라이벌 격 기기인 엑스박스나 닌텐도가 발전하면 PS 산업은 위축되는 게 아니라 동반 상승한다. 콘솔 시장은 산업군 전체가 함께 성장하는 구조다."

후에고는 콘솔 게임을 비롯해 각종 e스포츠 대회를 열어왔다. [사진=후에고 인스타그램 캡처]
후에고가 차린 e스포츠라운지 엘후에고에서 국가대표를 선발하는 유니아나(UNIANA)컵이 개최되는 등 후에고는 PES 관련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사진=후에고 인스타그램 캡처]

- 1995년 출시된 위닝은 2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세계 축구게임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지난 2018년 기준 세계 누적 판매량 1억 장을 돌파하기도 했다. 콘솔 불모지로 통했던 한국에서도 지금까지 150만 장 이상 판매했다. 현재 해외에서 위닝 시장 입지는 어떤가.

"콘솔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콘솔도 e스포츠화 될 수밖에 없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위닝 e스포츠 대회가 많다. PES가 피파보다 인기가 많은 유럽에선 기업들도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 프랑스 대표 통신사인 '텔레콤 오랑쥬'가 위닝 대회에 많은 상금을 후원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중동 역시 마찬가지다." 

"코나미는 PES2020을 발매하며 '다양한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고, 많은 유저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게임명을 'eFootball PES 2020'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판을 키울 움직임이 관측된다."

- 한국에선 K리그1(프로축구 1부) 소속 성남FC가 피파온라인 팀을 창단해 운영한 바 있다. 최근에는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eK리그'라는 피파온라인 대회를 만들고, 규모를 키우려는 동향이 관측된다.

"한국은 e스포츠와 축구의 결합이 다른 나라들보다 늦었다고 본다. 중국은 국가적으로 e스포츠에 엄청 투자하고 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NBA 2K' 시리즈 인기가 상당한 필리핀 등 동남아시장은 e스포츠에 일찍 선구안을 갖고 오래 전부터 투자해왔다. 오프라인 스포츠 산업과 비교하면 e스포츠 성장세가 눈에 띄지 않나."

조집 대표는 새로운 콘솔 프랜차이즈 사업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 그렇다면 ①편에서 소개한 오프라인 축구팀 '후에고FC'와 온라인 콘솔게임 프랜차이즈 사업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후에고FC는 거대한 축구 비즈니스 플랫폼이자 소셜 클럽 개념이다. 후에고FC는 비단 축구팀에만 한정되는 게 아니라 후에고 축구산업을 통칭한다. 위닝 선수들이 후에고FC에 축구선수로도 등록할 수 있다. 축구 지도자 교육과정, e스포츠 아카데미 모두 여기서 만나고 결합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철권(Tekken)' 시리즈 국내 최강자로 통하는 '무릎'도 후에고FC에 가입할 수 있고, 위닝을 배울 수도 있다. 현실 축구를 중계하는 한준희 KBS 축구 해설위원께서 PES2020부터 공식 코멘테이터로 합류했고, 현재도 각종 국내 위닝 대회 현장에서 해설을 맡고 계신 것처럼 그 경계는 점차 허물어 질 것이다."

"'축구게임' 위닝만 즐기는 사람보다 기본적으로 축구를 좋아해서 위닝을 하는 사람이 많다. 위닝은 어쨋든 축구에 종속되는 게임 성향이 강하다."

"후에고의 창업 철학이 '장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다. 후에고FC로서 스포츠와 e스포츠 경계가 없어진다. 단순히 축구팀으로만 한정하면 언제까지고 거기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프로 스포츠 구단도 e스포츠화 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 

*후에고 인터뷰는 ③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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