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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 대신 '초희', 곽윤기 미친 존재감 [베이징 동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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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 대신 '초희', 곽윤기 미친 존재감 [베이징 동계올림픽]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2.02.14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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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김연아(피겨스케이팅), 이상화(스피드스케이팅) 등 슈퍼스타들이 모두 은퇴한 가운데 치러지고 있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미중 갈등에 기인한, 중국의 인권 탄압에 반발하는 몇몇 나라들의 보이콧까지 겹치면서 가장 관심을 못 받는 대회로 불린다.

하지만 지난해 2020 도쿄 하계올림픽이 그랬듯 막상 대회가 시작되니 선수들이 보여주는 땀과 눈물에 국민들 마음이 동하는 분위기다.

이번 대회 김연아, 이상화만큼의 월드클래스 스타는 줄었어도 새로운 선수들이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컬링에선 김영미(31)를 대신한 김초희(29·이상 강릉시청), 쇼트트랙에선 맏형 곽윤기(33·고양시청)가 눈에 띈다.

[사진=연합뉴스]
김영미(왼쪽)와 김초희(오른쪽)는 선발과 후보를 오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은정(32·스킵), 김초희(리드), 김선영(26·세컨드), 김경애(28·서드), 김영미(후보)로 구성된 컬링 여자 대표팀 '팀 킴'은 2018년 평창 대회에 이어 올해도 메달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13일까지 4경기를 치른 가운데 2승 2패를 거뒀고, 14일 미국, 일본과 중요한 2연전을 치른다. 

경상북도 의성 출신 친구(김은정, 김영미)와 친동생(김경애) 등으로 구성된 팀 킴은 당시 '안경선배'로 불린 스킵 김은정이 연신 친구의 이름 "영미"를 외치며 스위핑 세기 등 세부 전략을 수행해 큰 화제를 모았다. 이후 '영미'는 팀 킴을 상징하는 용어가 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4년 전과 멤버 구성이 같지만 주전 라인업에는 변화가 있다. 이번 대회에선 당시 후보였던 김초희가 주전으로 올라서 영미를 대신하는 일이 잦다. 김은정은 '영미' 대신 '초희'를 거듭 부르고 있다. 대회 앞서 김초희는 평창 때 유행어가 됐던 '영미' 대신 '초희'가 유행어가 되면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에 "조금 부담스러울 것 같다"며 "더 열심히 하겠다"고 멋쩍어 하기도 했다.

한편 13일 열린 홈팀 중국과 풀리그 4차전에선 김영미가 다시 김초희를 대신하는 등 주전과 후보 경계가 없어진 게 이번 대회 특징으로 통한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대회 빙상 최고스타는 곽윤기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선 곽윤기가 이슈를 몰고 다닌다. 쇼트트랙 남녀 대표팀 간판으로 개인 종목에서 메달을 하나씩 목에 건 황대헌(강원도청·한국체대 졸업 예정), 최민정(성남시청)보다도 뜨거운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번 대회를 올림픽 은퇴 무대로 삼은 곽윤기는 거침없는 입담과 소신 발언으로 맏형다운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4일 개회식 기수를 맡은 그는 분홍색 머리를 휘날리며 절친 김아랑(고양시청)과 앙증맞은 발놀림으로 이목을 끌더니 대회가 시작되자 작심발언으로 국민들의 답답한 속을 뻥 뚫어줬다.

대회 시작 전 "중국 선수들과 스치기만 해도 페널티(실격) 처분을 받을 것 같다"는 발언으로 중국 네티즌들의 집중포화를 받았던 그는 본선이 시작되고 혼성 2000m 계주 경기에서 중국에 유리한 판정이 나오자 "중국이 아니었다면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남자 1000m에서 노골적인 판정으로 중국이 금·은메달을 휩쓸자 다시 분노했다. "많은 국민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한다는 것을 느꼈다"면서도 "나의 발언으로 편파성 판정이 더 심해지진 않을까 우려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며 관심과 응원을 당부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남자 5000m 계주 준결승에선 실력으로도 존재감을 뽐냈다. [사진=연합뉴스]

곽윤기는 경기력으로도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했다. 지난 11일 남자 5000m 계주 준결승에서 하위권에 처졌던 한국의 마지막 주자로 나서 인코스를 파고드는 노련한 플레이로 한국이 1위로 결승 티켓을 따내는 데 앞장섰다. 결승선 통과 직후 카메라를 정확히 응시하며 화끈한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그는 '부업'인 유튜브 활동을 통해 온라인에서도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구독자를 45만 명이나 보유한 채널 '꽉잡아윤기'를 통해 쇼트트랙 대표팀 이모저모를 전하고, 선수촌 내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곽윤기는 지난해 월드컵 대회 도중 네덜란드 대표팀 선수들에게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뽑기'를 시켰는데, 지난 10일 업로드된 해당 영상이 게재 이틀 만에 조회 수 200만 회를 돌파하기도 했다.

마지막 올림픽에서 "최대한 즐기고 오겠다"면서도 "올림픽에 족적을 남기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곽윤기는 오는 16일 남자 5000m 계주에 나서 금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2014 소치 대회 은메달을 넘어 금빛 질주에 성공할지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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