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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려고 20년 만에" 신하균X한지민, 극적인 재회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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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려고 20년 만에" 신하균X한지민, 극적인 재회 [SQ현장]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2.10.11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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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죽음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욘더가 펼쳐진다.

11일 오후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이준익 감독과 배우 신하균, 한지민, 정진영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작품은 세상을 떠난 아내로부터 메시지를 받은 남자가 그녀를 만날 수 있는 미지의 공간 욘더에 초대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김장환 작가의 SF소설 '굿바이 욘더'를 원작으로 삶과 죽음, 영원한 행복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특히 '왕의 남자', '사도', '박열', '동주' 등 K컬쳐를 대표하는 작품을 연출한 이준익 감독의 첫 OTT 시리즈 연출작이자 첫 휴먼멜로 도전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티빙 제공]
정진영(왼쪽부터), 이준익 감독, 한지민, 신하균. [사진=티빙 제공]

이준익 감독은 "11년 전 원작을 읽고서 시대를 앞서나가는 놀라운 세계관에 반해 영화를 만들어보려고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이후 OTT 플랫폼이 등장하고 시리즈라면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룰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제작 계기를 밝혔다.

휴먼멜로 장르에 대해서는 "휴먼멜로라고 생각하고 찍지는 않았다. 찍고 보니 휴먼멜로더라. 아마 두 배우의 케미 때문이 아닐까. 막상 시놉시스를 쓸 때는 SF를 과학적이고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것에 집중했는데, 이 설명을 뛰어넘는 순간이 있었다. 그걸 배우가 만들어간다는 걸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욘더는 죽은 자의 기억으로 만들어진 세계다. 인물들은 욘더 안에서 그리워하는 사람과 재회한다. 이준익 감독은 욘더를 두고 "최근 과학 기술이 발전하며 메타버스, 버추얼 리얼리티 등이 조금씩 익숙한 단어가 됐다. 리얼리티라는 현실, 버추얼 리얼리티라는 가상 현실, 메타버스라는 가상 세계가 있다면 욘더는 메타버스에 가깝다"고 설명하며 "하지만 이걸 하나하나 설명하기 보다 두 배우의 감정이 듬뿍 담긴 멜로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공간은 설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현재와 가장 밀접한 세계를 만들어내는 게 욘더의 매력이다. 기존 SF는 상황극에 가깝지만 이 작품은 지독한 심리극이다. 침착하게 주인공의 내면을 밀고 나가고 쫓아가면서 깊게 몰입하게 된다. SF 관념으로 보면 다르게 느껴질 거다.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하균, 한지민, 이정은, 정진영의 캐스팅으로 기대를 끌어올리는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 신하균과 한지민은 지난 2003년 드라마 '좋은사람'에서 연인으로 호흡한 것에 이어 약 20년 만의 만남이다.

신하균. [사진=티빙 제공]
신하균. [사진=티빙 제공]

이준익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 캐릭터를 어떤 배우에 대입해서 설정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이상하게 모든 역할에는 임자가 있더라. 이번 작품은 너무나 잘 맞아 떨어졌다"고 극찬하며 "남자 주인공의 내면에 깊숙하게 들어가야 시청자가 따라갈 수 있는데, 이러한 진실된 마음을 가진 배우가 신하균 말고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신하균이 나오지 않는 신이 없다. 한지민이라는 배우가 갖고 있는 솔직함도 있다. 진실된 마음과 솔직한 마음이 만나면 하모니가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마지막 컷을 보면 알 수 있다"고 캐스팅 비화를 공개했다.

또한 "이정은 씨는 '자산어보'에서 함께했고 이번에는 정반대의 모습으로 쓰고 싶었다. 속을 알 수 없는 과학자의 모습으로 너무나 훌륭한 선택이었다. 정진영 씨는 '왕의 남자' 때부터 많은 작품을 해왔다. 특별출연한 자산어보를 제외하면 10여 년 만에 함께 한 거다. 나이와 관록은 누가 대신할 수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각 배우들과 욘더의 첫 만남은 어땠을까. 신하균은 "이야기의 세계관이 마음에 들었다. 죽음에 대한 해석이 새로웠고, 이준익 감독님과의 작업에 대한 기대도 컸다"고, 한지민은 "시나리오를 읽을 때 명쾌하게 들어오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대사를 곱씹게 만들고 여운을 주는 작품이 있는데 욘더가 그랬다. 감독님께서 그리는 욘더가 어떨지 궁금했고 주변 배우들이 감독님과의 작업을 추천해주기도 했다"고, 정진영은 "작품이 좋든 싫든 하게 되는 이상한 관계다. 그동안 감독님이 현실에 찰싹 붙은 사람의 이야기를 많이 그려왔는데 SF 장르와 이 시나리오를 어떻게 그려낼지 궁금했다"고 출연을 결심하게 된 배경을 전했다.

신하균은 죽은 아내로부터 자신을 보러와달라는 메일을 받게 되는 재현 역을 맡았다. 재현은 실제하지 않는 세계와 실제 세계 사이에 혼란을 겪는 인물이다. 이에 신하균은 "표현을 많이 하지 않고 안에 담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액션보다 리액션이 주가 돼 너무나 훌륭한 선후밴들에게 기대고 얹혀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재현의 죽은 아내 이후 역에는 한지민이 자리했다. 이후는 죽은 뒤 욘더에서 새로운 삶을 맞이하게 된다. 한지민은 "이전에 맡은 캐릭터는 보통 자기주도적인 감정을 연기하면 됐다. 어떠한 동기부여에 의해 감정을 표출하면 됐다. 하지면 욘더는 재현의 리액션이 중요하다"며 "보시는 시청자분들도 재현의 감정을 따라가야 해서 재현이 어떠한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연기해야 한다는 게 색달랐다. 이후가 왜 이러는지보다 재현이 이렇게 반응하게끔 연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연기적 고충을 털어놨다.

정진영. [사진=티빙 제공]
정진영. [사진=티빙 제공]

욘더의 세계는 죽음을 과학으로 접근하려는 과학자 닥터 K가 설계한 곳이다. 닥터 K로 분한 정진영은 "이름부터가 이니셜이다. 전부 드러나지 않고 숨어있는 인물이고, 약간의 신비로움을 품어야 하는 인물"이라며 "재미있는 게 보통 죽음을 이야기할 때 영원히 살 수 있게 해주겠다고 제안하는데, 여기서는 죽어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 말한다. 이것이 차이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재현과 이후는 욘더 속에서 슬프지만 아름다운 재회를 하게 된다. 재회의 감정선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작품으로 신하균은 "시청자들이 인물의 내면을 쫓다 욘더까지 다다를 수 있도록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섬세하고 미묘한 감정변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연기했다"고 연기 방향을 짚었다.

한지민은 "욘더에 가기 전까지는 이별하는 부부의 현실적인 감정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고, 가상세계는 저 역시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계다 보니까 그 안에서 연기를 어떤 톤으로 해야할지 고민이 많아 감독님과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며 "여기서 재현이 내가 보는 이후가 진짜 아내인지 혼란스러워하는데, 제가 계획한대로 연기하기가 쉽지 않더라. 대신 재현과 욘더에서 마주쳤을 때의 감정은 원래 부부 관계처럼 다시 현실적으로 연기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가상 세계 안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닥터 K 덕에 정진영은 블루 스크린과 함께하는 시간이 길었다고. 그는 "제가 어느 상황에 있는지 모르고 촬영했다. 보통 블루 스크린에서 하더라도 어떤 공간이라고 이야기해서 상상력을 발휘하고 연기하는데 이곳은 알 수가 없었다. 감독님이 설명을 해주셔도 감독님의 머릿속에만 있는 공간이었다. 그래서 대본에 충실하게 연기하려고 했다"고 회상했다.

'우리들의 블루스', '아는 와이프', '미쓰백', '눈이 부시게' 등에 이어 이정은과 다섯 번째 작품을 함께한 한지민은 "캐스팅 소식을 듣고서 너무나 좋았다. 함께한다는 것만으로 의지가 됐다"고 말하며 20년 만에 만난 신하균에 대해서는 "꼭 다시 해보고 싶었다. 20년 전에는 둘 다 말이 없었다. 저도 처음 주연을 맡아서 모든 게 낯설고 버거웠던 시절이었고 선배님 또한 지금보다 더 말이 없으셨다. 경력이 쌓이다 보니까 그때 하균 선배님이 연기하기가 너무 힘드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한참 있다가 만난 게 다행이다. 그때보다 지금이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라고 안도하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신하균 역시 "참 오래 걸렸다. 한 작품을 하고 나면 다시 만나기가 어렵다. 시간이 오래 지난 만큼 지금 만나려고 기다렸구나 생각할 정도로 너무 좋았다"고 기쁜 마음을 표현했다.

한지민. [사진=티빙 제공]
한지민. [사진=티빙 제공]

끝으로 인생에 한 순간만 업로드할 수 있다면 욘더랑 함께했던 시간 중 어떤 순간을 업로드할 것이냐고 묻자 이준익 감독은 "촬영하는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욘더 마지막 신에 신하균과 한지민이 투샷으로 하늘을 보는 모습이 있다. 그 순간이 완전히 진공 상태다. 욘더만 떠올리면 그 컷만 떠오른다. 박제 돼버렸다"고 말해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정진영은 "재현과 만나는 신이 섬에서의 촬영이라 배를 타고 가야했는데 그 배 위가 떠오른다. 배우가 촬영할 때는 어떠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가는데, 배를 타고 촬영하러 가는 건 전혀 다른 세계로 가는 것 같아서 묘했다"고 말했다.

한지민과 신하균은 촬영 외적인 순간을 꼽았다. 한지민은 "섬에서 촬영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밥 먹고 노래를 하고 춤도 췄던 행복한 기억이 있다. 모두가 MT에 온 것처럼 행복하게 이야기하고 어울리는 시간이 있어서 호흡이 더 좋았던 것 같다. 노을 진 날이었다"고, 신하균은 "(한지민 씨가) 춤을 정말 많이 추더라. 저도 촬영 외 시간에 음악을 정말 많이 들었다. 감독님이 음악을 틀어주시는데 연기에도 도움이 됐다. 그때의 공기, 바람 등이 함께 떠오른다"고 이야기했다.

욘더는 오는 14일 티빙을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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