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SSG랜더스 신인 투수 송영진(19)이 14일 쓴 모자 챙에 안쪽에는 ‘담대하게’라고 써져 있었다. 데뷔 첫 선발 등판을 앞두고 마음가짐이었을 것이다. 송영진은 그 마음가짐 그대로 마운드에 섰고 강렬한 하루를 보냈다.
송영진이 프로 데뷔 첫 선발 등판에서 프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송영진은 14일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5이닝 동안 안타는 한 개도 맞지 않고 7삼진 2볼넷 몸에 맞는 공 1개를 기록하며 무실점 호투했다. 1-0으로 앞선 채 마운드를 내려왔고 SSG는 NC를 2-1로 꺾고 송영진에게 첫 승을 선물했다.
송영진은 3번째 등판 만에 데뷔 승리를 챙겼다.
대전고를 졸업한 송영진은 2023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SSG에 입단했다.
전신 SK 와이번스를 통틀어 SSG에서 고졸 선수가 첫 선발 등판에서 승리를 따낸 건 2000년 5월3일 인천 LG 트윈스전 이승호 이후 구단 2번째이다. 하지만 프로 첫 승을 거둔 건 송영진이 최초다. 이승호는 구원 2승이 있었다.
경기 후 만난 송영진은 후드 티가 젖어있었다. 동료들이 축하한다고 물 세례를 한 것이었다. 그는 “첫 승을 빨리 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며 “지금 상태를 잘 유지해서 끝이 아니라 다음 경기도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날 최고 시속 151km에 이르는 묵직한 공을 던졌고 유리한 볼카운트에서는 포크볼과 슬라이더를 던져 삼진을 잡아냈다.
송영진은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자신 있게 던지려고 했다”며 “제 공을 믿었다. 제 공을 던지면 (NC) 타자들이 못 칠 걸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포크볼이 잘 들어가다보니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도 더 위력을 보인 것 같았다”고 돌아봤다.
김원형 SSG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송영진이 70개 정도 던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송영진은 82개를 던졌다.
송영진은 “투구 수 관리를 좀 더 잘했어야 했다. 감독님이 저를 밑고 맡겨주셔서 끝까지 던졌다”고 말했다.
송영진은 경기 종료 직전까지 진땀을 흘려야 했다. 2-0으로 앞선 9회말 외야수 오태곤이 손아섭의 타구를 빠뜨렸고 그 사이 주자가 홈을 밟아 SSG는 1-2로 쫓겼고 1사 3루 위기까지 몰렸다.
하지만 SSG 마무리 투수 서진용이 박석민을 유격수 파울 뜬공으로 처리하고 오영수를 2루 땅볼로 잡아내면서 송영진은 웃을 수 있었다.
송영진은 박석민이 파울 뜬공으로 잡혔을 때 기쁨에 더그아웃에서 껑충껑충 뛰기도 했다.
송영진은 “옆에서 형들이 괜찮다고, 무조건 이긴다고 해서 긴장을 덜 했다”고 말했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는 신인 선수 중 김서현(한화 이글스), 윤영철(KIA 타이거즈), 박명근(LG 트윈스) 등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대해 송영진은 “아쉽지 않다. 그들이 워낙 잘한다. 신경 쓰지 않고 제 장점을 보여주자고 생각하면서 스프링캠프 때부터 준비했다”고 했다.
김원형 감독은 “영진이가 잘 던져줄 것으로 예상했으나 기대 이상으로 너무 좋은 피칭을 보였다”며 “고졸 신인으로 데뷔 첫 선발 경기에서 큰일을 해냈고 승리를 축하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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