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내야수 이재원(24·LG 트윈스)은 지난 17일 KT위즈와의 2023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잠실야구장 경기장에서 초고속 타구를 날렸다. 1-2로 뒤진 4회말 무사 만루에서 중견수 키를 넘기는 역전 3타점 2루타를 날렸다. 이 타구는 시속 181.8km(약 112.5마일)가 나왔다.
현대 야구는 빠르기다. 누가 더 빠른 공을 던졌는지 때렸는지 관심을 끈다. 하지만 시대에 역행해도 좋은 성적을 거두는 타자가 있다. 19일(한국시간) 현재 메이저리그 전체 타격 1위(타율 0.378)를 질주하고 있는 루이스 아라에스(26·마이애미 말린스)의 얘기다. 2위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26·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0.345와도 꽤 격차가 난다.
아라에스는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잘 치는 타자다. 2019년 빅리그에 데뷔해 429경기에서 타율 0.320(1561타수 500안타) 15홈런 147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미네소타 트윈스 소속이던 지난해에는 144경기에서 타율 0.316으로 아메리칸리그 타격왕에 올랐다. 타율 0.311을 기록한 애런 저지(31·뉴욕 양키스)의 타격 3관왕을 저지했다. 그는 올해는 내셔널리그 타격왕을 노린다.
만약 아라에스가 올해 타격왕에 오르면 DJ 르메이휴(35·뉴욕 양키스) 이후 라이브볼 시대(1920년) 이후 메이저리그 역대 두 번째 대기록이 된다. 르메이휴는 2016년 내셔널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0.348의 타율로 1위에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60경기 시즌으로 열린 아메리칸리그 뉴욕 양키스에서 0.364로 타격왕에 올랐다. 에드 델라한티(1867~1903)가 1899년 아메리칸리그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1902년 내셔널리그 워싱턴 세너터스에서 타격왕에 올랐지만 워싱턴에서의 기록을 인정하느냐에 대한 논의가 있다.
타격에서는 잘 나가는 아라에스지만 타구 속도로 보면 그는 꼴찌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아라에스가 올해 가장 날린 타구 속도는 시속 100.4마일(약 161.6km). 메이저리그 262명 타자 중 꼴찌다. 이 부문 1위인 맷 올슨(29·애틀랜타)의 시속 118.6마일(약 190.8km)과는 약 시속 30km 정도 차이 난다. 시속 95마일(약 152.9km)의 타구를 날린 비율은 18.4%로 이 역시 메이저리그 최하위다.
올 시즌 평균 타구 속도는 시속 87.7마일(약 141.1km)로 185위다.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평균 타구 속도는 시속 85.2마일(137.1km)로 255위다. 아라에스는 홈런도 적다. 올 시즌 딱 1개를 날렸다. 타율 상위 25위 중 가장 적다. 다만 이 홈런을 날렸던 지난달 12일 그는 1993년 창단한 마이애미 구단 첫 사이클링 히트의 주인공이 됐다.
타구 속도는 느리지만 그는 대신 공을 맞히는 콘택트 능력으로 이를 메운다. 좌타자인 그는 우측(31.6%), 중간(37.5), 좌측(31.6%) 등 모든 방향으로 30%가 넘는 비율로 타구를 보낸다. 이른바 '부챗살' 타격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세 방향으로 타구를 보내는 비율이 30%가 넘는 선수는 13명밖에 되지 않는다. 올 시즌 148타석에서 당한 삼진 개수는 고작 9개. 14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중 가장 적다. 그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삼진이 싫다. 출루를 더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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