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김하성(28)과 최지만(32·이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매주 금요일 홈경기마다 입는 유니폼은 모래색과 흰색, 블루 등이 상징이었던 전통적인 팀 컬러와는 완전히 다르다.
왼쪽과 오른쪽 소매가 각각 민트색과 분홍색이다. 유니폼 가운데 새겨져 있는 ‘San Diego’ 글자는 민트와 분홍색으로 새겨져 있다. 목 테두리는 노란색이다. 등번호는 분홍색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유니폼 공급업체 나이키가 구단과 협의해 제작한 ‘시티 커넥트’ 시리즈다. 2021년 7개 구단 유니폼을 선보인 후 올해까지 20개 구단의 유니폼이 이 시리즈로 제작됐다. 유니폼에는 각 도시를 상징하는 의미를 담았다.
샌디에이고 유니폼 디자인은 도시의 분홍과 노란빛 일몰, 인근 해변 도시인 바하 캘리포니아의 풍경에서 영감을 받았다.
야구의 재미는 경기에만 있지 않다. 유니폼을 보는 재미도 있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 15일 홈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3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에서 광복절 유니폼을 선보였다.
한복과 태극기에서 영감을 받았다. 상의는 미백색이고 하의는 먹색이다. 양 소매에는 태극 문양의 호랑이 패치와 태극기의 건곤감리가 새겨져 있다. 유니폼의 뒷면엔 무궁화 패치가 들어갔다.
KIA 스폰서인 IAB 스튜디오가 주도해 제작한 결과물이다. 8개 사이즈 중 6개가 품절될 정도로 팬들의 반응도 좋았다.
유재욱 KIA 광고·상품W/G장은 “1년에 유니폼이 8~10종 정도 출시한다”며 “약간 정형화된 틀을 올해는 좀 바꿨다. 다양한 시도를 올해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KIA는 17일 홈경기에서는 무등산 데이 특별 유니폼을 선보인다. 주상절리를 상징하는 회갈색과 무등산의 밝은 녹음을 나타내는 연두색을 사용했다. 유니폼 전면부엔 무등산국립공원의 깃대종인 수달 '달콩이' 패치가 들어갔다.
NC 다이노스는 광복절 홈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태극기 유니폼을 입었다. 2015년 출시된 유니폼으로 선수들은 2015년 광복절, 2018년 현충일, 2020년 광복절 홈경기 때 입었다. 심선엽 NC 마케팅 팀장은 “팬들이 좋아하는 유니폼 중 하나”라고 했다.
NC는 마케팅 팀에 브랜드매니저를 두고 유니폼마다 테마에 맞는 의미를 유니폼에 새긴다.
국경일 등을 기리는 유니폼이 아니더라도 10개 구단에서는 해마다 셀 수 없이 다양한 유니폼이 출시된다. 유니폼 전성시대다.
밀리터리 유니폼처럼 의미가 강조되는 유니폼부터 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올드 유니폼, 레트로 유니폼이 있다. 선수가 달성한 대기록이나 은퇴를 기념하기 위해 제작하기도 하고 구단 연고지만의 색을 담아 만들기도 한다. 선데이 유니폼도 있다. 스폰서나 계열사도 챙겨야 한다. SSG 랜더스는 이마트, 스타벅스 등 그룹 계열사를 상징하는 유니폼을 착용하기도 한다.
심선엽 팀장은 “구단 상품 매출 중 유니폼 판매량 비중이 제일 높다”며 “다양한 유니폼을 출시하는 게 브랜드 소비력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유니폼 종류가 급격한 게 늘어난 건 2010년 전후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우승 이후 관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여러 스폰서가 구단에 생기고 유니폼 제작사들의 노하우 덕택에 유니폼 제작 기간이 짧아진 게 이유로 꼽힌다.
심선엽 팀장은 “유니폼을 통해 구단 상품 매출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겠다는 판단이 그 시기쯤 생겼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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