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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세 브루스 보치, '텍사스 우승' 명장의 리더십은 [월드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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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세 브루스 보치, '텍사스 우승' 명장의 리더십은 [월드시리즈]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11.0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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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브루스 보치(68) 텍사스 레인저스 감독은 지난해 10월 독일 레겐스부르크에서 제5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예선을 지휘하고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메이저리그(MLB)로 돌아갈 줄은 몰랐다.

2007시즌부터 2019시즌까지 13년 동안 지휘하며 3차례 월드시리즈 우승(2010·2012·2014년)을 지휘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사령탑으로 은퇴를 선언하고 3년쯤 지난 시점이었다.

오랜만에 팀을 지휘하니 자신이 야구를 그리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예선을 마치고 미국 테네시주 네슈빌로 돌아가서 쉬고 있을 때였다. 크리스 영 텍사스 단장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곧 크리스 영 단장은 네슈빌로 찾아와 보치 감독과 긴 시간 얘기를 나눴다. 보치 감독은 텍사스 감독으로 복귀하기로 결심했다.

브루스 보치 감독이 2일 월드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후 트로피를 들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그의 복귀는 텍사스에게는 신의 한 수가 됐다. 2021시즌 정규시즌 102패(60승), 2022시즌 94패(68승)에 그쳤던 텍사스는 2023시즌 월드시리즈의 주인공이 됐다. 텍사스는 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월드시리즈(7전 4승제) 5차전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5-0으로 꺾었다.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쓰면서 텍사스는 월드시리즈 반지를 차지했다.

1961년 세네터스라는 이름으로 창단한 텍사스는 62년 만에 월드시리즈 첫 우승의 한을 풀었다. 텍사스는 1972년 지금의 홈구장인 텍사스주 알링턴으로 홈을 바꾸고 팀명을 레인저스로 바꿨다. 보치 감독은 “1년 전 이맘때 안락의자에 앉아 있었다”며 “지금 난 월드시리즈 트로피를 들고 여기 서 있다”고 했다. 보치 감독의 이날 우승은 2010시즌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신의 첫 월드시리즈 우승한 날과 같았다. 공교롭게도 그때 상대가 텍사스였다.

보치 감독은 자신의 통산 4번째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꼈다. 그는 조 토리 전 뉴욕 양키스 감독, 월터 앨스턴 전 LA 다저스 감독과 함께 우승 횟수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들보다 더 많이 우승한 감독은 3명뿐이다. 케이시 스텡걸, 조 매카시 전 감독이 7번이나 우승해 이 부문 역대 공동 1위다. 코니 맥 전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 감독이 5회로 그 뒤를 잇는다.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한 텍사스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보치 감독은 MLB를 대표하는 명장으로 우뚝 섰다. 그의 리더십이 당연히 주목받는다. 경기 전략보다도 팀을 이끄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도니 엑커 텍사스 벤치 코치는 보치 감독은 “열정과 사람의 조합”이라고 했다. 그는 “보치 감독은 도전적이고 솔직하고 도전적인 방식으로 대화한다”고 했다.

바비 윌슨 텍사스 포수 코치는 지난 8월 말 보치 감독에게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토로했다. 그러자 보치 감독은 윌슨에게 “경기를 즐기기 위해서 은퇴를 번복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윌슨 코치는 이 말에 힘을 냈다. 윌슨 코치는 자신의 컴퓨터에 ‘보치 볼(Bochy Ball)’이라는 이름의 파일이 있다. 보치가 가르쳐 준 교훈을 파일에 저장한다.

윌슨은 “플레이오프에 들어서도 보치 감독은 내게 ‘난 당신과 함께 있다’라고 했다. 감독이 날 신뢰한다는 확신을 줬다”고 했다. 이어 “우리 팀 코칭 스태프들은 보치 감독을 위해 무엇이든 할거다. 죽을 만큼 그를 좋아한다”고 했다. 윌 스미스 텍사스 투수는 “보치 감독은 냉정하면서도 침착하다. 선수들이 자기 일을 하도록 놔둔다”고 했다.

브루스 보치 텍사스 감독이 2일 월드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은 후 선수를 안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USA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

보치 감독은 1955년 4월 16일 프랑스 남서부의 보르도와 리무주 사이의 랑 드 부삭(Landes de Bussac)에서 태어났다. 당시 이곳에는 미국 공군기지가 있었다. 보치 감독의 아버지는 미국 공군 하사였고 어머니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담배 농장 출신이었다.

보치 감독은 멜버른 고등학교를 거쳐 브레퍼드 커뮤니티 대학(이스턴 플로리다 주립대학)에서 포수로 뛰었다. 1975시즌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입단해 3년 뒤인 1978시즌 MLB에 데뷔했지만 뛰어난 포수는 아니었다. 주로 백업으로 뛰었고 MLB 통산 9시즌 358경기 타율 0.239 26홈런 93타점에 그쳤다.

월드시리즈 경험은 딱 한 번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소속이던 1984시즌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월드시리즈에 나가 1타수 1안타를 때린 게 전부다.

1987시즌을 마치고 현역에서 은퇴한 그는 1989시즌 스포케인 인디언스(샌디에이고 마이너리그 팀)에서 사령탑을 맡아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40살이던 1995시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감독에 올라 처음으로 MLB 팀을 지휘했다. 4번째 시즌 만에 팀을 월드시리즈에 올려놓는 등 12시즌 팀을 지휘했다. 이후 샌프란시스코에서 월드시리즈 3회, 텍사스에서 1회 우승을 이끌었다. 그는 통산 4032경기(통산 7위)를 지휘하고 2093승(10위)을 거뒀다. 플레이오프에서 56승(4위)을 챙겼다.

보치 감독은 우승 후 “이 선수들과 이룰 수 있어 정말 압도적”이라며 “우승을 다시하게 된 건 정말 행운이다. 제가 이 위치에 있을 거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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