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7일 LG(엘지) 트윈스와 KT 위즈의 2023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7전 4승제) 1차전은 9회초까지 2-2로 팽팽하게 벌어졌다.
양 팀이 실책을 범하긴 했지만 한국시리즈답게 긴장감 넘치는 승부가 이어졌다. 잠실야구장은 2만3750명의 팬들로 가득찼다.
그중에서도 LG의 가을야구를 상징하는 유광점퍼를 입은 LG팬들이 훨씬 많았다. 이날 오후 8시 이후 기온은 6도(기상청 기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2002년 이후 21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눈앞에서 보려는 쌍둥이 팬들로 잠실야구장은 뜨거워졌다.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29년 전인 1994년이 마지막. LG 구단주인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이날 잠실야구장을 찾았다. 2018년 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야구장을 찾은 것. LG의 가을야구 상징인 유광점퍼를 입고 가을야구를 즐겼다.
하지만 LG의 이런 압도적인 응원을 끝내 뿌리친 마법사의 힘이 좋았다.
KT는 이날 LG를 3-2로 꺾고 한국시리즈 첫 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KT는 한국시리즈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역대 40번의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1982년 1차전 무승부를 제외하면 74.4%(39번 중 29번)에 이른다.
KT는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3~5차전에 이어 한국시리즈 첫 경기까지 승리하며 포스트시즌 4연승을 달렸다.
KT는 방패와 방패의 대결에서 이겼다. 정규시즌 KT는 팀 구원투수진 평균자책점은 4.07로 전체 4위였다. 반면 LG는 3.43으로 1위. 6회까지 리드하면 강력한 구원투수로 리드를 뺏기지 않는 게 양 팀의 전략이다.
방패의 팀들답게 첫판을 잡겠다는 의지가 양 팀 모두 돋보였다. LG는 케이시 켈리(6⅓이닝 2실점 1자책)에 이어 이정용(⅔이닝)~함덕주(1이닝)을 차례로 마운드에 올렸다. KT는 고영표(6이닝 2실점 1자책) 이후 손동현(2이닝)~박영현(1이닝)을 마운드에 올렸다.
방패가 깨진 쪽은 LG였다. 9회 마운드에 올라온 고우석이 2사 후 배정대를 볼넷으로 내보낸 후 문상철에게 좌측 펜스를 맞는 2루타를 맞았다. 문상철의 1타점 적시타는 그대로 결승타가 됐다.
LG는 경기 내내 흐름을 잡고도 경기 막판에 KT에 한 방을 맞은 컸다. KT는 2회 무사 1·2루에서 문상철의 번트 때 2루 주자 장성우가 3루에서 아웃되고 문상철마저 1루에서 아웃되는 병살타가 나왔다. 이때 3루로 뛰던 배정대도 아웃되면서 삼중살이 나왔다. 한국시리즈 역대 2호다.
4회에는 1사 1·2루에서 장성우의 적시타 때 2루 주자 황재균은 홈을 밟았지만 1루주자 앤서니 알포드가 3루를 돌았다가 다시 귀루한 뒤 다시 홈으로 파고들다 태그아웃됐다.
6회에는 1사 후 LG 2루수 신민재가 황재균의 깊숙한 내야 타구를 잘 잡아내 1루에 송구했고 2사 후에는 알포드의 타구를 좌익수 문보경이 전력 질주해 잡았다. 7회 2사 2루에서는 대타 김민혁의 안타 때 우익수 홍창기가 홈에서 2루 주자 장성우를 잡아냈다.
염경엽 LG 감독은 경기 후 “투수들은 전체적으로 자기 역할 다해줬다. 2회 추가점을 못 뽑은 게 (경기가) 어려웠다. (선수들의) 전체적으로 봤을 때 경기 감각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내일 경기는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팬들이 많이 찾아와 주셨는데 이긴 경기 못 보여드려서 죄송하다. 내일 경기 잘해서 우승해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삼중살이 나온) 그때 (경기) 분위기가 넘어갔다고 생각했는데 그다음 이닝부터 고영표가 잘 막아주면서 승기를 넘어주지 않아 마지막에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결승타를 날리며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한 문상철은 데일리 MVP(최우수선수)에 뽑혀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한국시리즈 2차전은 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LG는 최원태를, KT는 윌리엄 쿠에바스를 각각 선발로 내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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