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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129) 박재민] PBA 전성시대, 스포츠마케터가 할 수 있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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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129) 박재민] PBA 전성시대, 스포츠마케터가 할 수 있는 일
  • 스포츠잡알리오
  • 승인 2023.11.1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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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수한 객원기자] 스포츠 채널을 돌리다 보면 늘 나오는 종목. 바로 당구다. 프로 전 종목을 통틀어 생방송 중계시간 1위. 통상 200평 남짓한 실내 공간에서 열리는 프로당구(PBA)는 아기자기한 공연장을 연상케 한다. 중계 기술, 당구대 색깔, 선수들의 세리머니가 부쩍 화려해졌다. 

당구가 프로화되며 마케터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은 경기장에서 들리는 클래식 음악 버리기였다. 드라마 음악 감독을 투입해 경기 상황에 맞는 음악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몰입감을 높였다. 또한 오랜 관행으로 굳어진 단쿠션이 아니라 장쿠션을 도입해 경기장을 커 보이게 했다. 새로운 시도가 끊이지 않는 건 차이를 만들어내려고 늘 고민하는 스포츠마케터가 있어서다. 

스포츠잡알리오 미디어 스터디팀 '스미스'의 129번째 인터뷰이는 골프를 거쳐 현재 당구에서 마케터로 활동 중인 박재민 와우매니지먼트 수석국장이다. 네이버 인플루언서이자 저자로도 활동 중인 그에게 스포츠마케터가 갖춰야 할 덕목, 직업 전망을 물었다. 

와우매니지먼트 수석 국장 박재민[사진=본인제공]
박재민 수석국장. [사진=본인 제공]

-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국대 마케터’라는 필명으로 활동 중인 박재민입니다. 미래 스포츠마케팅 분야를 대표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과 대한민국 스포츠가 전 세계에 우뚝 서길 바라는 마음을 필명에 담았습니다."

- 이력이 화려합니다.

“2004년 프로모션 기획사에 입사해 2007년부터 스포츠 관련 일을 시작했습니다. 최경주, 배상문, 김민휘 등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프로골퍼를 매니지먼트 했으며 국내 주요 기업 골프대회를 기획·운영했습니다. 현재는 와우매니지먼트 수석국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2019년부터 골프, 야구, 축구, 농구, 배구에 이어 6번째로 프로화에 성공한 당구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 스포츠마케터를 꿈꾸게 된 계기는?

“학창 시절 읽었던 도서 '포지셔닝' 이 가장 큰 계기였습니다. 사람들 마음 속에 특정 이미지를 심어주는 마케터라는 직업이 참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덕분에 대학 시절 내내 마케팅 과목만은 참 신나게 공부했습니다. 운동과 마케팅 모두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업계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 직업병이 있다면?

“평소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즐기기 위해 찾은 경기장에서 모르는 사이에 일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한다는 사실입니다. 경기장 안팎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스포츠마케팅 사례를 둘러보면 어느새 경기가 마무리되어 가는 경우가 많아 중요한 장면을 놓치곤 합니다.”

연출 중인 박재민 스포츠 마케터 [사진=본인제공]
현장 연출 조율 중. [사진=본인 제공]

- 일과는?

“아침형 인간이라 보통 오전 6시에 일어나 일과를 시작합니다. 통상 7시에 회사 인근 카페로 출근해 1~2시간 정도 관심 있는 사례를 정리해 제 블로그에 글을 올립니다. 스포츠마케터 주요 업무 중 하나가 제안서 작업인데 여기에 들어갈 대부분 아이디어를 제 블로그를 통해 얻고 있습니다.

프로당구 마케팅을 담당하고 나서는 회사에 출근하는 날이 1년에 반 정도입니다. 나머지 시간은 고양 킨텍스 전용구장과 인근 호텔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PBA 기간 동안 주요 업무는 대회 연출, 기획 운영, 스폰서, 제작물 관리 등입니다. 주요 경기가 대부분 늦게 시작하기 때문에 밤 시간까지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입사하게 된 계기와 과정은?

“여러 골프대회를 기획·운영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아 지금 회사로 옮겼습니다. 수많은 제안서 작성, 실행을 통해 부족한 점을 보완하길 반복했습니다. 이 과정이 곧 취업 시장에서 경쟁력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 스포츠마케터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팬들이 경기장에서 열정적으로 마음껏 응원해 주실 때입니다. 프로스포츠는 결국 관중이 완성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리액션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2019년 KLPGA 효성 챔피언십입니다. 당시 대회 개막 이틀을 앞두고 한국 대회보다 큰 금액의 견적을 현지 업체가 보내와 자칫 대회를 멈출 수도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급하게 다른 업체를 알아보고 임시방편으로 대처했는데 이때 플랜B의 중요성을 크게 느꼈습니다. 스포츠 현장에서 예상하지 못한 불확실성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스포츠마케터의 핵심 자질이라는 점을 깨닫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 평소 마케팅 관련 영감을 받는 방법이 있다면?

“국내외 주요 스포츠이벤트를 직관하며 여행 다니는 것을 좋아합니다. 경기장 안팎에서 일어나는 일을 기록으로 남기고 블로그, 강연, 기고 등을 통해 관련 지식을 활발히 나누고 있습니다. 관련 분야 책을 읽는 것도 영감을 받는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 스포츠마케터, 직업의 전망은?

“전 세계 스포츠이벤트 현장을 다니며 느낀 점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스포츠를 좋아하지 않는다'라는 사실입니다. 월드컵, 올림픽, 아시안게임의 경우 국민적 관심을 끌지만 그뿐입니다. 프로야구(KBO리그)를 제외한 나머지 현실은 여전히 참혹한 수준입니다. 그렇기에 국내 스포츠산업은 아직 비산업화된 시장에 가깝다고 느낍니다. 한 단계 나가기 위해서는 유소년 시기부터 스포츠를 접하는 문화가 정착해야 한다고 봅니다. 보는 스포츠와 하는 스포츠가 조화를 이룰 때 스포츠마케터가 선망의 대상으로 떠오를 것입니다.

하지만 우려스러운 현실과 달리 스포츠마케팅 분야가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불확실성은 기회의 다른 이름이기에 기 있는 마케터에게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스포츠 마케팅 특강 중인 모습 [사진=본인제공]
특강 중. [사진=본인 제공]

- 취업 준비 과정, 팁이 있다면?

“저 또한 취업이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대학을 졸업하던 해는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 여파로 몸살을 앓던 시기였어요. 대기업은 서류 전형도 통과하기 힘들었고 중소기업에조차 면접까지 가는 경우가 드물었습니다. 결국 남들과 달라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력서를 고쳐 썼습니다.

당시 개봉한 영화 ‘러브 액츄얼리’의 유명한 스케치북 고백 장면을 패러디해 '내가 왜 이 회사에 입사해야 하는지 이유'를 파워포인트로 만들어 면접장에서 프레젠테이션했습니다. 나중에 이직에 성공한 회사도 독특한 이력서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초점을 맞춘 결과였습니다.”

- 스포츠마케터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역량은?

“저 역시 스포츠를 무척 좋아하지만 스포츠마케팅의 근간은 마케팅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열정은 기본이고 좋은 아이디어를 내면서 오랜 기간 생존하기 위해선 마케팅 인접 학문을 공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벤치마킹이라는 것도 한계가 있기에 분야를 스포츠에 한정하지 않고 넓혀야 참신한 시도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슬럼프 극복 방법은?

“슬럼프를 단기간에 극복하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잠시 일을 떠나 여유를 가지며 공연,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둘러보며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 채용은 자주 있는 편인지?

“제가 근무하는 와우는 기본적으로 대규모 공채 개념이 없습니다. 경력직 채용이나 신입의 경우 인턴 채용이 활성화돼 있습니다. 수시로 채용하기 때문에 관련 업계 사이트나 블로그를 잘 챙겨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저서 스포츠마케팅의 미래와 함께. [사진=본인 제공]

-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PBA는 산업화, 디지털화, 글로벌화라는 3가지 비전을 바탕으로 전진하고 있습니다. 제가 담당하는 프로당구 콘셉트는 '세상에 없는 당구'입니다. 세상에 없는 그 무엇을 향한 여정 자체가 향후 훌륭한 계획이 될 것이며 세계 최고의 스타가 모이는 곳을 최고의 무대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저자로서의 계획은 내년 상반기에 PBA 관련 책을 준비 중입니다. 지난 4년의 프로당구 성과를 되돌아보며 서로를 격려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을 예정입니다.”

- 스포츠마케터, 한 줄로 정의하자면?

“새로운 시간과 공간을 창출하는 직업."

- 꿈꾸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

“작년 하반기에 스포츠마케터로서 느낀 점을 기반으로 ‘스포츠마케팅의 미래’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책 안의 다양한 최신 사례들을 담았습니다. 이를 통해 자신만의 인사이트를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Just do it!"

*감수, 편집국 통합뉴스룸 팀장 민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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