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Q(큐) 글 김진수·사진 손힘찬 기자]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1회말 마운드에 오르자 잠실야구장 3루 측 한화 팬들은 “류현진! 류현진!”이라고 외쳤다.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LG(엘지) 트윈스와의 2024 신한 쏠(SOL)뱅크 KBO리그 정규리그 개막전. 잠실야구장은 뜨거웠다. 경기 시작 1시간 48분 전인 오후 12시 12분에 2만3750석이 모두 매진됐다. 류현진과 ‘디펜딩 챔피언’ LG의 맞대결에 관심이 집중됐다.
사실 류현진에 대한 관심이 더 컸다. 류현진이 지난 달 한화와 8년 총액 170억원에 계약해 돌아온 후 언론과 팬의 집중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럴 만하다. 2006시즌 데뷔한 류현진은 7시즌 동안 98승(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의 성적을 거두며 KBO리그의 ‘괴물’로 불렸다.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통산 78승(48패)을 거두면서 박찬호(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문) 이후 최고의 성적을 낸 한국인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이날 잠실야구장에는 30여 명이 넘는 언론사 취재진이 몰렸다. 보통 개막전 때와 비교해 좀 더 많았다. 이날 류현진의 와이프 배지현 씨와 아버지 류재천 씨 등 가족도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류현진이 마운드에 오르자 LG 1번 타자 박해민이 헬멧을 벗고 인사했다. 메이저리그(MLB)에서 12년 만에 KBO리그에 복귀한 류현진에 대한 환영이자 예우였다. 그러자 류현진도 모자를 벗어 화답했다. 류현진의 이날 정규리그 복귀는 2012년 10월 4일 대전 넥센 히어로즈(키움 전신) 이후 4188일만. 게다가 LG는 류현진의 천적. 이날 경기 전까지 통산 LG전에서 22승 8패 평균자책점 2.36으로 압도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팀 타율(0.279) 1위의 LG의 힘은 막강했다. 류현진은 LG의 강타선에 고전하면서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2회 2사 1루에서 2연속 안타를 내줘 만루 위기에 올렸다. 신민재에게 2타점 적시타를 내주고 첫 실점했다.
2-2로 맞선 4회에는 내야 실책에 흔들렸다. 2사 1루에서 신민재를 땅볼로 유도했다. 평범한 타구였지만 2년차 2루수 문현빈이 타구를 놓쳤다. 끝날 수 있던 이닝이 2사 2사 1·3루 위기로 바뀌었다.
류현진은 박해민에 1타점 적시타를 내주고 이후 2사 2·3루에서는 홍창기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카운트펀치를 당했다. 스코어는 2-5. 류현진이 김현수에게도 안타를 내주며 3연속 안타를 허용하자 한화 벤치는 류현진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류현진의 12년 만의 KBO리그 정규리그 복귀전 성적은 3⅔이닝 6피안타 3볼넷 5실점(2자책점). 투구 수는 86개였고 최고 구속은 시속 150km였다. 직구(45개), 커브(18개), 체인지업(14개), 커터(9개)를 섞어 던졌는데 삼진은 한 개도 없었다. 그만큼 LG 타선이 류현진에게 집요했다.
류현진은 개막전 악연을 끊지 못했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전까지 2007·2008·2009·2011·2012년까지 통산 5번 개막전 선발로 나섰다. 하지만 1승 3패 평균자책점 5.86으로 성적이 썩 좋진 않다.
반면 올 시즌을 앞두고 100만달러(약 13억원)에 영입한 LG 외인 투수 디트릭 엔스는 정규리그 데뷔전에서 6이닝 동안 7피안타 3사사구로 흔들렸지만 2실점으로 막았다.
한편, 이날 5개 구장에서 개막한 KBO리그 5경기는 매진됐다. 잠실야구장(2만3750명), 문 SSG랜더스필드(2만3000명), 창원NC파크(1만7891명), 수원KT위즈파크(1만8700명), KIA챔피언스필드(2만500명)가 매진되며 총 10만3841명의 관중이 야구장을 찾았다. 통산 개막전 역대 관중 3위에 해당한다. 2년 연속 전 구장 매진됐는데, 이는 10개 구단 체제(5개 구장)에서는 처음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