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 경기당 평균 소요 시간이 10개 구단 중 가장 길다. 지난 5일까지 치른 34경기의 평균 소요 시간은 3시간 13분(9이닝 기준). 유일하게 3시간을 넘겼다. 같은 기간 34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2시간 58분이 걸린 키움 히어로즈보다 평균 15분이 길었다. 5일까지 모두 치른 178경기의 평균 소요 시간은 3시간 6분. 롯데는 평균보다 7분 길다.
롯데는 연장을 포함한 소요 시간에서도 3시간 16분으로 가장 길었다. 이는 피치 클록 위반 횟수와 연결돼 있다. 롯데는 5일까지 피치 클록 규정을 360번 위반했다. 가장 적게 위반한 KT 위즈(125회)의 2배가 넘는다. 롯데의 경기당 평균 위반 횟수는 10.59회. 타자 위반은 79회로 6번째로 많지만 포수 위반은 10번으로 가장 많았다. 경기당 평균 소요 시간이 가장 짧은 키움은 총 199회 위반으로 6번째로 많았다.
피치 클록은 올 시즌 시범 운영 중으로 위반을 해도 별다른 제재는 따로 없다. 위반에 대한 심판 콜이 약식으로 있을 뿐이다. 투구 시 시간제한은 주자 없을 때 18초, 주자 있을 때 23초를 적용한다.
하필이면 롯데는 7일까지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성적도 좋지 않아 경기가 늘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경기 시간이 긴 게 성적에 유리한 건 아니라는 점은 증명된 셈이다.
시즌 초 10개 구단 사령탑은 피치 클록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내놓았다. 찬성하는 감독도 있었고 시기상조라고 지적하는 사령탑도 있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당시 견제 횟수 제한을 이유로 반대하는 입장을 내놓긴 했다.
피치 클록이 도입되면서 견제 시도나 견제구를 던지는 시늉, 주자가 있을 때 투수가 투수판에서 발을 빼는 '투구판 이탈'의 경우는 3번까지만 허용된다. 올 시즌에는 투수판 이탈과 관련해서는 피치 클록 위반을 적용하지 않는다. 피치 클록을 2025시즌 정식 도입하기로 결정된 만큼 올 시즌 최대한 적용할 필요는 있다.
다만 피치 클록 위반이 가장 적은 KT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이와 관련한 훈련을 따로 하진 않았다고 한다.
이강철 KT 감독은 "개인적으로 투수들이 투구를 질질 끄는 모습을 못 본다"며 "투수들의 투구 템포가 느리면 수비 시간이 길어지고 모든 야수가 다 지쳐서 악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 부임 후) 선수들에게 빠른 투구를 주문했고, 이제는 대다수 투수가 적응한 것 같다"고 했다.
피치 클록 정식 도입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가끔 공을 던지다 보면 잠시 쉬어야 할 타이밍도 있다"며 "그 타이밍을 놓치고 계속 빨리 던지다 보면 부상이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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