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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개막식, 우아하게 시작해 불쾌하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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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개막식, 우아하게 시작해 불쾌하게 끝났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4.07.2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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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대한민국이 북한이 됐다. 새벽 시간에 눈을 비비며 라이브 방송을 지켜보던 팬들은 주최 측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맥이 빠졌다.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은 지네딘 지단(축구), 토니 파커(농구‧이상 프랑스), 칼 루이스(육상), 마이클 펠프스(수영‧이상 미국), 라파엘 나달(테니스‧스페인) 등 세계적인 스포츠 레전드들의 등장과 셀린 디옹(캐나다)의 열창으로 절정으로 치달았다. 개최국 프랑스는 대개 자국을 빛낸 올림픽 스타를 개막식 성화 봉송 주자로 내세우던 그간의 관행을 깨고 종목, 성별, 국적을 뛰어 넘은 유명인들을 하이라이트로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그래픽=연합뉴스]

사상 첫 야외에서 치러진 개회식이라는 점도 흥미로웠다. 선수들이 센 강 위로 유람선을 타고 입장했다. 공사 중인 노트르담 대성당과 센 강 주변 건물의 창문이 열린 채 공연이 펼쳐지는 장면은 압권. 명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LVMH의 루이비통이 올림픽 메달 케이스를 제작하는 과정, 패션쇼와 오페라 공연까지 곁들여 ‘문화의 도시’ 파리의 스케일과 위용을 실감할 수 있었다.

에펠탑 등 파리의 야경과 함께 진행된 성화 봉송도 볼거리였다. 영화 '타이타닉'의 주제가 'My Heart Will Go On'으로 유명한 팝스타 디옹이 부르는 '사랑의 찬가'와 함께 성화를 실은 열기구가 파리 밤하늘 위로 떠올랐다. 그랑팔레, 베르사유 궁전, 앵발리드, 콩코르드 광장 등 파리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소개도 이어졌다.

그러나 한국인들에게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은 결과적으로 불쾌한 기억으로 남게 됐다. 장내 아나운서가 한국을 북한으로 소개하는 처참한 사고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리허설만 수차례 진행됐을 이런 메가스포츠이벤트에서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참사가 아닐 수 없다. 최근 북한이 오물 풍선을 재개하는 등 남북 관계가 싸늘하게 얼어붙은 상황이라 외교적으로도 이슈일 수밖에 없다. 

우상혁과 김서영을 필두로 한 한국 선수단이 48번째로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선수단 50여명은 참가 206개국 가운데 우상혁(육상), 김서영(수영)을 기수로 내세워 48번째로 입장했다. 프랑스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영어 ‘Korea’가 아니라 불어 ‘Corée'로 적용돼 차례는 쿡 제도(Cook Island) 다음이었다.

그런데 아나운서가 한국을 프랑스어로 'République populaire démocratique de corée'로, 영어로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라고 각각 칭했다. 정식 명칭은 프랑스어로 'République de corée', 영어로는 'Republic of Korea'다. 153번째로 입장한 북한 때도 같은 소개가 이어졌다. 아나운서가 실수를 인지했는지 거꾸로 부르지는 않았다.

팝스타 셀린 디옹이 개회식에서 열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네딘 지단이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에서 성화를 다음 주자 라파엘 나달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체육회(KSOC)는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사실을 문화체육관광부에 보고했고 문체부는 강경 대응에 나섰다. 문체부는 “장미란 제2차관이 파리 현지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했다”며 “아울러 정부 차원에서 프랑스에 강력한 항의 의견을 전달할 것을 외교부에 요청했다”고 알렸다.

문체부의 유감 표명과 재발 방지 요청에 IOC도 일단 액션을 취하는 모양새다. IOC는 엑스(X·구 트위터) 한국어 서비스 계정에 "개회식 중계 중 대한민국 선수단 소개 시 발생한 실수에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라는 멘션을 띄웠다. 장미란 차관과 바흐 위원장의 만남이 성사될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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