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10번(이재성) 선수가 눈에 띄었다. 이재성의 포지셔닝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
적장도 감탄했다. 축구도사로 불리는 공격형 미드필더 이재성(32·마인츠)이 한국 축구대표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재성은 15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4차전에서 선발 출전, 후반 42분 이승우와 교체될 때까지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이재성의 활약으로 한국은 이라크를 3-2로 꺾고 조 1위를 굳혔다. 3승 1무(승점 10).
동갑내기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부상으로 10월 A매치 합류가 불발된 터라 이재성이 보여준 존재감이 더욱 빛났다. 이라크전 선발 11명 중 골키퍼 조현우(울산HD) 다음, 필드 플레이어 중에서는 이재성이 최선참이었다.
이재성은 1-1로 팽팽한 후반 중후반 연달아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후반 29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수비 사이를 통과하는 컷백으로 오현규(헹크)의 두 번째 골을 도왔다.
한국이 2-1로 앞선 후반 38분에는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왼쪽에서 올라온 이명재(울산HD)의 크로스를 수비 사이에서 다이빙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앞서 요르단전에 이은 2경기 연속 헤더골로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후반 추가시간 이라크가 만회골을 터트렸지만, 한국은 이재성의 결승골을 지켜내며 승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 후 헤수스 카사스 이라크 감독은 이재성을 콕 집어 칭찬했다. 그는 한국전을 앞두고 왼쪽 풀백을 2명 배치하는 맞춤 전략으로 오른쪽 윙어로 나선 ‘에이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봉쇄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자 한국은 이강인 주위 자원들의 왕성한 움직임으로 이라크의 변칙 수비를 공략했다. 전반 41분 오른쪽 풀백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가 오버래핑으로 이라크 수비 뒷공간을 공략, 오세훈(마치다 젤비아)의 선제골을 이끌어냈다. 후반에는 이재성과 교체 투입된 왼쪽 윙어 문선민(전북현대)의 활약으로 상대 진영을 흔들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인터뷰에 응한 이재성은 승리에 만족했다. “자신감을 많이 찾았다. 경기력이 정말 좋았다. 앞으로 계속 3차 예선을 치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2015년 3월 우즈베키스탄과 친선경기로 국가대표팀에 데뷔한 이재성은 어느덧 92경기를 마쳤다. 이르면 내년 한국 선수 중 역대 16번째 국제축구연맹(FIFA)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 가입도 가능하다.
대기만성의 전형이다. 2014년 K리그 전북에서 프로에 데뷔해 홀슈타인 킬(독일)을 거쳐 2021년 7월부터 마인츠 소속으로 분데스리가를 누비고 있다. 다소 늦은 나이에 빅리그에 입성했지만 빠르게 연착륙해 팀의 핵심으로 거듭났다.
이재성은 "나라를 대표해 뛰는 것만으로 정말 감사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내가 내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걸 하겠다. 후배들에게 길잡이가 되는 선배 역할을 하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초심을 잃지 않고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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