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양희영(35)도 김홍열(40)도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포디엄에 오르기를 기대했던 종목의 두 베테랑에게 프랑스 파리는 아쉬움의 도시가 됐다.
양희영은 1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기앙쿠르 르골프 나시오날(파72)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골프 여자부 4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3개 등 3언더파 69타를 쳤다. 합계 6언더파 282타, 최종 순위는 동메달 린시위(중국)에 1타 뒤진 공동 4위였다.
양희영으로선 18번 홀 이글 퍼트가 통한의 한 타였다. 6m에서 친 퍼트가 50㎝ 가량 벗어나면서 동메달 서든데스로 갈 기회를 놓쳤다.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이었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도 4위였는데 8년 만에 나선 올림픽에서 또 메달을 눈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양희영은 “어제 '지금 이렇게 올림픽에 나와 있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고 생각하며 잠들었다”며 “8년 전 4등보다 오늘이 더 아쉽다. 이번 대회가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16 리우 대회 때 112년 만에 정식종목으로 돌아온 골프에서 우승자 박인비를 배출했던 한국은 이로써 2회 연속 노메달에 그쳤다. 기대를 모았던 고진영과 김효주는 나란히 이븐파 288타, 공동 25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우승은 한국계 이민 1.5세대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차지했다. 한국이름이 고보경인 그는 1997년 서울 출생으로 5세 때 골프를 시작해 1년 뒤 뉴질랜드로 이주했다. 2014년 만 17세 나이로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천재다.
리디아 고는 현대가(家) 며느리로도 유명하다. 그의 남편 정준 씨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아들이다. 즉,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며느리란 소리다. 정준 씨의 외할아버지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이다.
리디아 고는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남·여 골퍼 총 120명 중 유일하게 3회 연속 출전했다. 2016 리우 대회 때 은메달을, 2021년 열린 2020 도쿄 대회 때 동메달을 각각 획득하더니 이번 우승으로 골프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금·은·동메달을 수집한 선수가 됐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리디아 고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명예의 전당 헌액에 필요한 점수 27점을 채우는 겹경사도 누렸다. 27세 10개월에 LPGA 투어 명예의 전당에 가입한 박인비의 최연소 기록도 27세 4개월도 갈아치웠다.
사상 처음으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브레이킹에선 김홍열이 고배를 들었다. 파리 콩코르드 광장에서 열린 브레이킹 남자부 조별리그 C조에서 조 3위에 머무르면서 8강행 티켓 획득에 실패했다. 23년째 세계 톱으로 군림하며 브레이킹계의 레전드 대우를 받았던 그라서 아쉬운 결과다.
본명 김홍열보다 활동명 홍텐(Hongthen)으로 더 유명한 그는 “아쉽다. 조금이라도 올라가고 싶었는데, 8강까지는 가고 싶었는데 안 돼서 아쉽다”며 “그래도 1년 넘게 계속 노력해서 달려왔는데 끝났다. 이제 자유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브레이킹은 다음 올림픽인 2028 로스앤젤레스(LA) 대회에서는 정식종목이 아니다. 1984년생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비보이 16인 중 단연 최고령이었으며 최연소 비보이보다 23세 많았던 그의 마지막 올림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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