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11-22 14:30 (금)
‘이사 사퇴’ 이임생, ‘난관 빠진’ 홍명보
상태바
‘이사 사퇴’ 이임생, ‘난관 빠진’ 홍명보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9.25 09: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이임생(53) 대한축구협회(KFA) 기술총괄이사가 KFA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에 대한 회유를 시도했다는 논란에 휩싸이자 이사직 사퇴를 선언했다.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을 지적받은 홍명보(55)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사임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하지만 다음 달 2026 FIFA(국제축구연맹·피파)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난관에 빠졌다.

이임생 기술이사는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했다가 전강위 위원들로부터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이사직 사퇴를 선언했다.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리에 앉아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리에 앉아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임생 기술이사가 전력강화위원 A씨와의 카카오톡 대화 캡처본을 자료로 제시했다. 이 카카오톡 대화는 7월 8일에 이뤄졌다. KFA가 홍명보 감독을 차기 대표팀 사령탑으로 내정한다고 발표한 그다음 날이다.

이 대화에서 이임생 기술이사는 "XX기자에게 제가 최종 결정 하겠다고 전화드리고 동의받은 부분만 컨펌해주면 됩니다"라고 전력강화위원 A씨에게 요청한다. A씨는 6분 뒤 "저는 제외하고 진행해 주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이임생 기술이사는 앞서 홍명보 감독과 면담하기 전에 5명의 전강위 위원들로부터 동의를 구하고 정해성 전 전강위 위원장의 업무를 이어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카카오톡 대화 캡처본은 이임생 기술이사와의 주장과는 달랐다.

민형배 의원이 “5명에게 모두 동의받았느냐"고 묻자 이임생 기술이사는 머뭇거리다 ”유선상으로요?“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민형배 의원은 "(동의 받았다면서) 왜 저렇게 동의해 달라고 하나? 이분(A씨)은 내가 물어봤더니, 당신에게 동의를 구한 적이 없다더라"라면서 "왜 그렇게 회유하려고 했나?"라고 했다.

이임생 기술이사는 A씨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는 회유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민형배 의원의 질의가 이어지자 이임생 기술이사는 울먹이며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건 내 명예가 걸린 일이라 꼭 말씀드리겠다. 내가 (감독을) 결정하게끔 부탁을 드려서 동의를 5분으로부터 다 받았다"고 했다.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왼쪽)과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왼쪽)과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현안 질의를 모두 마친 이후 이임생 이사의 사퇴를 수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한번 토의해 보겠다. 본인이 너무 억울하고 힘들어한다"며 "건강이 상당히 걱정된다. 건강이나 좋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축구협회 기술발전위원장을 맡았던 이임생 이사는 지난 5월 협회의 기술 분야의 방향을 결정하는 최고직인 기술총괄이사로 취임했다.

그의 첫 행보는 한국 축구 기술 철학 발표회였다. 이 자리에서 성인 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의 연계성을 강조하며 중장기적인 비전을 발표했다. 이후에는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사퇴하면서 대표팀 사령탑 선임 작업도 맡았다.

홍명보 감독은 선임 과정에서 정당성이 훼손됐다는 지적에 “이 문제를 가지고 감독직을 사임할 생각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물론 나도 성적이 좋지 않으면 언젠간 경질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은 기간 우리 팀을 정말 강하게 만드는 게 내 역할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명보 감독은 선임 과정에 행정 착오가 있었다는 건 인정했다. 그는 "10차 회의까지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회의인지 정확히 잘 모르겠으나 11차 회의에서는 행정에 착오가 있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전강위) 위원장을 교체하면서 임명장 등 행정적 절차가 없었다는 건 일부 인정할 수 있다"면서도 "10차 회의까지는 정해성 전 위원장님을 비롯한 위원들의 어떤 발언이나 전강위의 역할이나 그런 건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홍명보 감독은 사퇴 의사를 밝히진 않았지만 자신을 향한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표팀을 이끌어야 한다. 당장 5일 뒤인 30일 축구회관에서 다음 달 10일 요르단(원정), 15일 이라크(용인미르스타디움)와의 월드컵 3차 예선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한다.

그에 앞서 다음 달 2일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 결과를 중간 발표한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24일 “홍명보 감독 선임 절차 문제에 대한 발표를 먼저 할 것”이라며 “잘못된 점은 분명히 지적하고, 감독 거취 문제는 축구협회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