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하이브 산하 레이블 KOZ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인 가수 지코가 아이돌 폄하 내용이 담긴 하이브 내부 문건을 "열람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지코는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늘 보도된 기사를 확인하고 직접 말씀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글을 남긴다"며 "해당 문서를 본 적도 없을 뿐더러 메일 자체를 열람해 본 적이 없다. 수신인으로 추가된 사실도 오늘 처음 알았다"고 밝혔다.
앞서 한 매체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2022년 1월 하이브 사내 보고서를 공유하며 지코를 KOZ엔터테인먼트 대표 자격으로 수신인에 추가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지코가 2018년 설립한 KOZ엔터테인먼트는 2020년 11월 하이브에 인수됐다.
이에 아이돌 그룹 출신인 지코가 보고서를 열람하고도 침묵했다는 파문이 일었다. 업계 동향 파악 취지로 작성된 보고서에는 SM, YG, JYP 등 대형 기획사 및 중소 기획사 소속 아이돌을 폄하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외모 평가는 물론 성적인 평가, 편향된 팬덤 분석, 원색적인 비방 등이 담겼다. 보고서는 매주 하이브 및 산하 레이블 최고책임자인 C레벨에게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안 지코는 해명과 함께 "이렇게만 해명하면 오해가 더 불거질 것 같아 입장을 밝히기 전 KOZ에 직접 요청해서 메일과 문서를 전부 열어보지 않았다는 기록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는 내부 보고서에 대한 비판 의사를 밝히며 수신거부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지난 29일 오후 김영대 음악평론가가 진행하는 유튜브 '스쿨 오브 뮤직'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회자된 보고서에 대해 신랄한 비판 메일을 써서 보냈다"며 "1년간 참다참다 못 참고 이걸 쓴다. 무엇을 하는 거냐, 누구를 위한 글이냐, 재미있냐. 나중에는 너무 스트레스라 메일을 보지도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 업(K팝 아이돌 산업)이 커지다 보니까 업을 모르는 사람이 많이 들어왔다. 각자 분야에서 전문가인 사람들이 (하이브 및 산하 레이블) 헤드에 많이 올라왔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업을 이런 식으로 알려준다는 게 제일 무서웠다"며 "그 사람들은 주입식으로 헤드가 된 케이스가 많다. (실무 경험 없이) 정석 코스 과정을 밟아서 헤드에 오른 거다. 이런 사람들에게 주입식으로 가르친다면 업계가 어떻게 되겠냐. 처음에는 이상하더라도 (보고서 내용에) 물들 수 있다. '이 업계는 원래 이렇게 하나?' 이런 이상한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는 거다. 이걸 깨고 싶어서 비판 메일을 보냈다. 그렇게 당당하면 밖에 까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상 하이브 최고책임자(CEO)는 2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당사의 모니터링 문서에 대해 아티스트 분들, 업계 관계자 분들, 그리고 팬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죄 말씀드린다"며 "해당 문서는 업계 동향 및 이슈에 대한 다양한 반응과 여론을 사후적으로 취합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것이지만 내용이 부적절했다"고 회사를 대표해 사과했다. 이와 함께 문서에 거론된 각 소속사에 별도로 연락해 직접 사과를 전하고 있다고 알렸다.
보고서는 현재 작성 및 공유가 중단됐으며, 보고서를 작성해온 강모씨는 실장직에서 직책해제됐다. 하이브는 재발 방지를 위한 가이드를 수립하고 내부 통제를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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