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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새론, ‘복귀의 꿈’ 끝내 이루지 못하고 영면... 유작 ‘기타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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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새론, ‘복귀의 꿈’ 끝내 이루지 못하고 영면... 유작 ‘기타맨’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5.02.17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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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연예계 복귀를 꿈꿨던 배우 고(故) 김새론이 25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고 김새론은 지닌 16일 오후 4시 54분께 서울 성동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초 신고자는 지인으로 이날 오후 고인을 만나기로 약속하고 집을 방문한 뒤 시신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성동경찰서에 따르면 외부 침입 흔적 등 범죄 혐의점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유서 또한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주변인 진술과 CCTV 분석 등을 통해 사망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고(故) 김새론. [사진=스포츠Q(큐) DB]
고(故) 김새론. [사진=스포츠Q(큐) DB]

고인의 빈소는 17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부모님과 여동생인 배우 김아론(23)·예론(20)이 상주로 이름을 올렸다. 발인은 오는 19일 오전 6시20분이며 장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 음주운전 논란 후 수차례 복귀 노력

고 김새론은 지난 2022년 5월 1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혈중알콜수치 0.22%가 넘는 상태로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변압기가 고장나 신호 정지, 인근 상점 등 57곳에 전기 공급이 3시간 가량 끊겼다. 이어 벌금 2000만원 형을 확정받고, 상점 복구를 위한 보상금을 지불했다.

사고 이후 연예계 활동은 녹록치 않았다. 당시 출연을 확정했던 드라마 '트롤리'에서는 자진 하차했고 이미 상당 부분을 촬영한 '사냥개들'은 이야기 흐름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고인의 분량이 다수 편집됐다.

경력 단절과 벌금, 피해 복구 보상으로 생활고에 시달린 고인은 지인 카페 아르바이트 등으로 일상을 보내던 중 지난해 연극 '동치미'로 연기 복귀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부정적인 여론에 부딪혀 하차 소식을 알려야 했다. 

고(故) 김새론. [사진=김새론 인스타그램]
고(故) 김새론. [사진=김새론 인스타그램]

이런 가운데 지난해 11월 독립영화 '기타맨'(감독 이선정) 촬영을 무사히 마치고 올해 상반기 개봉을 준비, 연기자로 재기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기타맨'은 천재적인 기타리스트가 한 인디밴드에 가입한 뒤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 하지만 고인은 복귀작 개봉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 '최연소 칸 진출' 배우의 안타까운 마지막

2001년 잡지 '앙팡' 표지 모델로 데뷔한 고 김새론은 2009년 이창동 감독의 한프랑스 합작 영화 '여행자'로 연기에 발을 들이며 주목받았다. 9살 어린 나이에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고인은 '국내 최연소 칸 진출'이라는 타이틀을 안았다.

'여행자'와 더불어 이듬해 출연한 원빈 주연 '아저씨'(감독 이정범)로 각종 영화 시상식 신인여우상을 수상한 그는 드라마 '여왕의 교실'로 다시 한 번 화제를 모으며 출중한 연기력을 지닌 아역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영화 '도희야', '눈길', '동네사람들', 드라마 '마녀보감' 등에 출연해 아역에서 성인 연기자로 자리잡는 모습을 보였다.

고인은 올해 초까지도 유튜브 등 사이버 레카(렉카) 영상과 악플에 시달렸다. 특히 일상과 관련된 일들이 끊임없이 들춰져 고통받았다.

지난 2015년 열린 ‘청룡영화상’ 핸드프린팅 행사에 참석한 고(故) 김새론. [사진=스포츠Q(큐) DB]
지난 2015년 열린 ‘청룡영화상’ 핸드프린팅 행사에 참석한 고(故) 김새론. [사진=스포츠Q(큐) DB]

고 김새론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이들이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고인의 유작이 된 '기타맨' 감독 겸 주연 배우 이선정은 매체 인터뷰를 통해 "촬영하며 밝고 씩씩했다. 항상 웃었고 장난기도 많았다"며 "다만, 혼자 시간이 주어지면 어두워 보였고 힘들어 보였다. 그런 게 마음에 쓰였다"고 밝혔다.

지인들은 고인이 최근까지 '김아임'이라는 이름으로 개명을 고민하는 등 복귀 의지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지인은 "카페 개업도 준비를 하고 연예계 복귀도 준비를 했는데 지금 이 비보가 믿기지 않는다"고 허망한 심경을 토로했다.

고인이 지난 2020년 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전속 배우로 몸 담았던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는 "김새론 씨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깊은 애도를 표한다"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영화 ‘동네사람들’ 스틸컷.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영화 ‘동네사람들’ 스틸컷.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2018년 11월 개봉한 마동석 주연 영화 '동네사람들'(감독 임진순)에서 고인과 모녀 역할을 연기한 배우 김민체는 16일 자신의 SNS에 "영화 '동네사람들'에서 딸로 만나 너무 행복했던 시간"이라며 "그곳에서 편히 쉬기를"이라고 덧붙였다.

연예계 동료들의 애도도 이어졌다. 걸그룹 피에스타 멤버 옐은 민들레 사진과 함께 "너무 슬프다. 몇 번 보았던 모습에 의리 있고 착한 친구로 남아있는데. 오늘은 긴 밤이 될 것 같다"고 추모했다. 배우 김옥빈, 서하준 등도 SNS를 통해 추모의 뜻을 전했다.

그런가 하면 가수 미교는 16일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람 한번 죽어나가야 악플러들 손이 멈춤. 아차 싶어서. 근데 본인들이 악플을 달고 있다는 것조차 모르겠지?"라고 적으며 "언론과 방송도 마찬가지. 그렇게 이슈 찾고 어그로 끌려고 자극적으로 기사 내고 뭐든 만들어내서 결국 사람 한명 죽어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난 관련없다는 식으로 세상 선한 척 역하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참 사람 하나 죽이는 거 일도 아니다. 죽은 사람만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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