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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뜰날’ 희망 안긴 故 송대관, 가요·방송·정계 ‘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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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뜰날’ 희망 안긴 故 송대관, 가요·방송·정계 ‘비통’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5.02.07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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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고(故) 송대관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고 송대관이 7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향년 79세. 유족에 따르면 송대관은 지난 6일 컨디션 난조로 응급실로 향했고 다음날 오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앞서 담도암으로 투병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으나 수술을 거쳐 완치 판정을 받았고, 평소 기저질환이나 지병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이날은 고인 모친의 기일로 알려져 더욱 큰 슬픔을 자아냈다. 아내 이정심은 다수의 매체 인터뷰를 통해 "남편이 어젯밤 설사를 해서 기력이 없었다"며 "병원에서 심장마비를 일으켰고 CPR을 했지만 사망 선고를 받았다"고 설명하며 눈물을 참지 못했다.

송대관 빈소.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고(故) 송대관의 빈소.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고 송대관은 1967년 '인정 많은 아저씨'로 데뷔해 1975년 '해뜰날'을 히트시킨 후 '네박자', '유행가', '차표 한장' 등 다양한 히트곡으로 인기를 끌었다. 특히 '해뜰날'은 고인이 직접 작사한 곡으로 유신 정권 시절 젊은 이들에게 '쨍하고 해뜰 날'이라는 가사로 희망을 선사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장례식장에는 가수 조용필, 임영웅 등 트로트 선후배들과 방송인들의 조화가 설치됐으며 송대관과 절친한 사이였던 태진아가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다. 태진아는 대한가수협회장으로 치러지는 장례의 추도사를 맡았다. 조사는 이자연이, 애도사는 후배 가수가 맡을 예정이다.

태진아는 가요계 선배인 송대관과 각별한 사이였다. 고 현철, 설운도와 함께 트로트 사대천왕으로 불린 두 사람은 라이벌 구도를 적극 활용해 전국 및 해외 투어를 돌기도 했다. 특히 태진아는 최근 아내 병간호에 여념이 없었기 때문에 존경하는 선배의 죽음이 더욱 큰 고통으로 다가왔다.

그는 매체와의 통화에서 "하늘이 무너진 것 같은 기분"이라고 비통함을 표현하며 "송대관 형님은 내게는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하나의 '동반자'나 다름없었다. 형님은 나와의 관계를 '실과 바늘'이라고 말할 정도로 30년 가까이 함께했다. 제겐 가족보다 함께한 시간이 많았던 친형 같은 형님"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철 형님이 가신지 얼마 안 됐는데 송대관 형님까지 떠나셔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애도를 표했다.

가수 이루는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버지 태진아를 언급하며 "너무 큰 충격에 식사도 못 하시고 슬픔 속에서 바쁘게 이곳저곳 전화하시는 모습을 보니 인생의 친구, 형제를 잃으신 아버지의 모습도 너무 안쓰럽다. 두 분이 함께 무대 위에서 노래하시는 모습을 꼭 다시 보고 싶었는데"라고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고인을 "큰 아빠"라고 부르며 "그 곳에서는 영원히 평안하시길 기도 드린다. 큰 아버지로 섬길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추모했다

고(故) 송대관의 빈소.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고(故) 송대관의 빈소.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가수 주현미는 최근까지 고인과 오는 6월 중국에서 진행되는 행사를 준비 중이었다고. 그는 "얼마 전까지도 건강하게 활동하시는 줄 알았는데 너무 놀랍고 슬프다. 며칠 전 송 선배랑 통화한 다른 후배가수에게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그때만 해도 건강하셨고 곧 댁으로 방문하겠다는 약속을 잡았다고 했다"며 "지난해 현철 선배가 돌아가신 후 상심이 너무 컸는데 또 이렇게 큰 선배님을 떠나보내게 돼 슬프고 비통하다"고 이른 작별에 충격을 드러냈다. 이 밖에도 현숙, 김흥국, 조혜련 등 트로트계 동료들이 애도에 동참했다.

그런가 하면 고인과 서로를 친형제라 부를 만큼 막역한 사이였던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너도 기어이 가는구나"라고 슬픔을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지원 의원은 고인이 1980년대 미국에서 이민 생활을 하던 시절부터 알고 지냈다. 고인은 지난 2020년 목포 선거구에 출마한 박지원 민생당 후보를 위해 직접 지원 유세를 하기도 했다.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관아, 어떻게 이렇게 황망하게 가느냐. '쨍하고 해뜰날'이 너였건만 너도 기어이 가는구나"라며 "독립지사 후손으로 홀 어머님께 그렇게 효도하고, (내가) 문화부 장관일 때 어머님이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을 수상하니 내 손을 잡고 눈물을 글썽이며 '형님 감사하다'고 했다"고 고인과의 추억을 회상했다.

고(故) 송대관. [사진=연합뉴스]
고(故) 송대관. [사진=연합뉴스]

더불어 고인에게 용서를 빈다며 "내가 네 처를 야단쳤을 때 '형님 대학 무용과 출신의 부유한 집에서 하찮은 나 하나 보고 결혼하고 자식들 낳고 길렀다. 나는 내 처를 절대 원망하지 않는다'고 (아내를) 감싸면서 사랑을 표했다. 해외동포와 금전거래 시비 보도에 내가 갚겟다고 나서자 '형님'하고 울었다"고 털어놨다. 고인의 아내는 지난 2013년 캐나다 교포 A씨를 상대로 부동산 투자 명목 하에 3억 여 원을 받아 챙긴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당시 박지원 의원은 송대관 부부를 대신해 돈을 갚으려 했다.

끝으로 그는 "나도 요즘 네 노래 가사를 인용해서 글을 쓰는데 이렇게 가느냐"며 "이제 편히 가라. 쉬어라. 제수씨, 조카들 하늘나라에서 잘 보살펴라"라고 허망함을 드러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빈소를 찾아 애석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한 방송업계는 헌정 영상을 통해 추모에 동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인이 출연한 바 있는 '가요무대', '전국노래자랑', '불후의 명곡' 등은 다가오는 방송에 추모 영상을 송출할 계획이다. 고인은 다음주 '가요무대'에 출연 예정이기도 했다.

'전국노래자랑'은 고인의 생전 마지막 방송이 됐다. 고인은 지난해 10월 '전국노래자랑' 당진시 편과 영등포구 편 녹화에 초대 가수로 참여했다. '전국노래자랑' 측은 당진시 편을 오는 16일, 영등포구 편을 3월 2일 편성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고인의 영결식은 오는 9일 오전 9시 30분 대한가수협회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발인은 오전 11시이며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 고인의 모교인 전주 영생고등학교 동문회관에도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 전날부터 이어진 폭설로 상경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마련한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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