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박상현 기자] 손연재(20·연세대)가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처음으로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에서 개인종합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었던 것은 이른 준비와 함께 기술의 난이도를 높이면서 훈련량을 크게 늘린 것이 그 원천이었다.
손연재는 5일(한국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2014 FIG 월드컵시리즈 리스본 월드컵에서 최종 합계 71.200점을 받으며 멜리티나 스타니우타(21·벨라루스)를 제치고 당당하게 개인종합 정상에 등극했다.
이번 대회는 강호가 출전하지 않은 카테고리 B 대회였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우승자 야나 쿠드랍체바(17·러시아)를 비롯해 마르가리타 마문(19·러시아), 안나 리자트디노바(21·우크라이나) 등이 모두 불참했다.
리본 종목에서 은메달을 따냈던 지난 슈투트가르트 월드컵이 카테고리 A 대회였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손연재로서는 자신이 목표로 했던 개인종합 메달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리고 손연재는 후프와 볼, 곤봉, 리본 등 규정 네 종목을 실수 없이 연기하며 모든 종목에서 17점 중후반대의 점수를 받았다. 2위 스타니우타가 68.150점이었기 때문에 이번 대회 개인종합에서 유일한 70점대를 기록했다.
비록 카테고리 B 대회라고는 하지만 FIG가 공인하는 국제대회인데다 월드컵 시리즈에서 개인종합 금메달을 땄다는 점은 분명 가치있는 일이다. 게다가 올해는 인천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해이기 때문에 더욱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의 전망을 밝혔다.
손연재는 인천 아시안게임이라는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일찌감치 올시즌을 준비했다. 손연재는 4년 전 광저우 대회에서 동메달로 한국 체조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선수로는 두번째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손연재는 런던 올림픽에서 5위를 차지하며 한국 체조 역사를 계속 새로 써왔던 손연재는 지난해 6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렸던 아시아선수권에서 개인종합과 후프, 볼, 곤봉 금메달을 비롯해 단체 및 리본 은메달을 따내 일찌감치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표로 삼았다.
이에 손연재는 지난해 11월부터 새로운 프로그램 작업에 들어갔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은 지난해보다 기술의 난이도를 높여 힘이 넘치고 성숙한 연기에 도전했다. 또 손연재는 겨울동안 러시아 노보고르스크 훈련장에서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했다. 힘이 넘치는 연기를 위해 근력을 키웠고 작은 실수를 큰 실수로 이어지지 않도록 위기관리 능력도 향상시켰다.
그 결과가 바로 슈투트가르트 대회에서 나타났다. 볼 17.566점, 후프 17.700점, 곤봉 16.216점, 리본 17.433점을 받아 합계 68.915점을 획득, 개인종합 7위에 올랐다. 곤봉에서 실수를 하며 16점대를 받은 것이 아쉬웠지만 카테고리 A 대회였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또 볼과 후프, 리본에서 종목별 결선에 진출했고 이 가운데 리본 종목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이제 자신의 목표 가운데 하나였던 세계대회 개인종합 메달을 획득한 손연재는 이탈리아 페사로에서 열리는 월드컵과 함께 갈라쇼에 나선 뒤 곧바로 아시안게임 체제로 돌입한다.
지난달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렸던 2014 리듬체조 모스크바 그랑프리에서 전 종목 결선에 진출한 미나가와 카호(17·일본)가 급성장하고 있고 일본의 에이스 하야카와 사쿠라(17) 역시 손연재처럼 러시아에서 맹훈련하며 아시안게임 메달을 바라보고 있다.
또 지난해 8월 세계선수권에서 개인종합 5위에 올랐던 손연재에 앞서 4위를 차지했던 덩 센유에(22·중국) 역시 손연재와 함께 아시아를 양분하고 있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놓고 다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