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Q 김지법 기자] 봉중근(35·LG)이 연이틀 마운드에 올라 팀 승리를 지켜냈다. 전날 많이 던져 마운드에 오르기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등판을 자청했다. 베테랑의 책임감이 돋보였다.
봉중근은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전에서 9회말 마운드에 올라 공 10개로 세 타자를 깔끔히 막았다. LG는 봉중근 활약에 힘입어 4-3으로 승리, 2연승을 질주했다.
봉중근은 전날 대전 한화전에서 8회 마운드에 올라 3이닝을 소화, 투구수 52개를 기록했지만 이틀째 연속 등판했다. 양상문 LG 감독은 이날 승리 후 봉중근을 특별히 수훈 선수로 꼽았다. 양 감독은 "봉중근이 팀을 위해 마무리 등판을 자청했다.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봉중근은 희생정신이 강렬한 선수다. LG에서 3시즌 연속 선발투수로 10승 이상을 올렸지만 팀 사정상 2012시즌부터 마무리 투수로 보직을 변경했다. 앞선 3시즌에서는 팀 '수호신'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하지만 올 시즌엔 초반부터 부진했다.
4월까지 평균자책점 17.47에 머물며 전혀 그다운 피칭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봉중근은 차츰 제자리를 찾아갔다. 5월 한 달동안 2세이브를 올린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제 궤도에 오른 봉중근은 이동현과 함께 LG 불펜진을 이끌었다. LG가 처해 있는 현 상황에서 불펜진의 안정은 팀 성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전날까지 팀 타율 9위(0.258), 팀 선발투수 평균자책점 7위(4.87)에 그쳤기 때문.
전날 한화전에서도 봉중근은 동점을 허용하며 승부를 연장까지 몰고갔지만 3이닝을 버텨내 승리를 챙겼다. 차츰 예전의 면모로 돌아가고 있는 봉중근은 양상문 감독으로부터 큰 신뢰를 받고 있다. 양 감독은 "전날 경기에서 10회초 점수를 내지 못했다면 투수를 바꿨을 것"이라며 "하지만 득점에 성공하면서 승리하기 위해 봉중근을 마운드에 계속 올렸다"고 설명했다.
LG는 한화전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이동현을 부상으로 잃었다.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니라 2~3일 정도 휴식을 취하면 회복할 수 있는 정도였다. 하지만 '잠실 라이벌' 두산전 결장은 뼈아팠다. 이에 봉중근은 팀 사정을 생각해 등판을 자청했다.
팀이 4-3으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라온 봉중근은 고영민을 상대해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진 홍성흔과 대결에선 유격수 땅볼로 웃었고 민병헌까지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시켰다. 두산은 동점을 만들기 위해 잇따라 우타자를 투입했지만 봉중근을 흔들지는 못했다.
봉중근이 팀 승리를 위해 희생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면서 여전히 9위에 머물러 있는 LG와 시즌 초반 부진했던 자신 모두에게 큰 터닝 포인트로 작용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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