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박상현 기자]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성남FC가 점점 완전체가 되어 간다. 수비는 극강이고 이젠 공격도 원활하다. 벌써 승점 41로 4위까지 뛰어오르며 상위 스플릿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면서 이젠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이 달린 2위까지 넘볼 기세다.
성남은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수원 삼성과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클래식 26라운드 원정에서 전반 추가시간 남준재의 헤딩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1-0으로 이겼다.
성남은 이날 승리로 수원 징크스를 말끔하게 씻어냈다. 성남은 최근 수원전 4경기 연속 무승(3무 1패)과 수원 원정 6경기 연속 무승(4무 2패)의 사슬을 끊어냈다. 성남이 수원 원정에서 승리한 것은 2010년 4월 9일 이후 1958일 만이다.
더 특기할만 한 것은 치열한 순위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10경기 연속 무패(6승 4무)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20일 광주FC전 1-1 무승부를 시작으로 수원전까지 단 한차례도 지지 않으며 순위를 4위까지 끌어올렸다. 10경기를 치르면서 쌓은 승점이 무려 22로 이전 16경기에서 쌓았던 승점 19보다 훨씬 많다.
여기에 10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하는 동안 실점이 3골이라는 것도 놀랍다. 그만큼 수비가 강하다는 뜻이다. 물론 성남의 제물 가운데 울산 현대(1승 1무), 대전(2승), 인천, 부산(이상 1승) 등 7위권 이하에 있는 팀들이 많이 끼어있긴 하지만 FC 서울전 1-1 무승부에 이어 수원전 1-0 승리로 이젠 쉽게 지지 않는 팀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수비가 강한 팀은 지지 않는다"며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성남의 힘도 역시 수비다. 김학범 감독 역시 수비의 안정이 승리로 이어졌다며 포백 수비진에 대한 자부심을 표시했다.
김 감독은 "수비 조직력으로 잘 버티고 있다. 선수들이 한 발 더 뛰면서 좋은 수비로 연결됐고 이것이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성남 포백라인은 성남으로 복귀한 왼쪽 풀백 장학영과 함께 윤영선, 김태윤, 이태희 등이다. 이들은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서정진, 조찬호, 산토스, 염기훈, 권창훈 등이 총 출동한 수원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이런 극강의 포백을 만든 것이 바로 '학범슨' 김학범 감독이다.
골키퍼 박준혁의 선방도 눈부셨다. 이날 수원은 23개의 슛 가운데 무려 10개의 유효슛을 때렸지만 골라인을 넘은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성남 수비진의 육탄방어와 함께 박준혁이 골문을 철통같이 막아냈기에 가능했다. 박준혁이 후반 5분 경고를 받아 경고 누적으로 22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릴 부산과 홈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된 것만 아쉬웠다.
또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한발짝 내려선 김두현도 김철호와 함께 허리를 튼튼하게 막아줬다.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는 권창훈, 산토스를 앞세운 수원의 미드필더와 자웅을 겨뤄 완승을 거뒀다. 요즘 가장 '핫'한 권창훈은 무려 7개의 슛을 때렸지만 거의 막혔다.
김학범 감독은 "성남은 이제 특정 선수에 의존한다기보다 모든 선수들이 하나가 뛰는 팀이다. 물론 결정을 지어주는 것은 황의조나 김두현 등 특정 선수들이 해주지만 나머지 선수들도 더운 날씨 등 악조건 속에서도 열심히 뛴다"며 "이런 것들이 시너지 효과가 나서 지지 않는 팀이 되고 선수들도 자신감을 갖는 선순환 효과가 이어지는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
현재 성남은 24실점으로 인천(22실점)에 이어 팀 최소실점 2위를 달리고 있다. 득점이 30골로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김두현과 황의조의 연결고리가 좋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레이나까지 100% 컨디션이 되고 이상협이 팀 전력에 보탬이 된다면 완벽한 공수 조화가 이뤄질 수 있다.
완전체로 진화하는 까치군단의 3위 이상 목표가 단지 허언으로 들리지 않는 이유다. 끝없이 날아오르는 까치군단의 중심에 바로 통산 101승째를 거둔 '학범슨' 김학범 감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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