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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의 외로운 활약, 월드컵 2연속 생일자축포 넣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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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의 외로운 활약, 월드컵 2연속 생일자축포 넣었건만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6.15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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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디부아르전 강력한 왼발슛으로 선제골...역전패로 아시아인 월드컵 최다3골 타이 빛 바래

[스포츠Q 민기홍 기자] 4년 전과 똑같이 생일을 자축하는 골을 터뜨렸지만 이번에는 고개를 떨궈야만 했다. 혼다 게이스케(28·AC밀란)는 쏟아붓는 빗속에서 에이스답게 고군분투하며 '아시아 톱클래스'임을 증명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일본은 15일(한국시간) 브라질 헤시피의 페르남부쿠 경기장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혼다의 선취골로 앞서갔으나 후반 윌프리드 보니와 제르비뉴에게 연이어 헤딩골을 내주며 1-2로 패하고 말았다.

킥오프 휘슬이 울리자 코트디부아르가 공세에 나섰다. 밀리던 분위기를 단번에 바꾼 선수는 일본의 '에이스' 혼다였다. 혼다는 전반 16분 나가토모 유토가 밀어준 공을 받아 한번 접은 후 왼발슛으로 코트디부아르 골망을 흔들었다. 코트디부아르 골키퍼 부바카르 베리가 한 발도 움직일 수 없는 강력한 슛이었다.

혼다의 생일은 6월13일. 그는 28번째 생일 다음날 열린 경기에서 골을 작렬하며 생일을 자축했다. 그는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도 6월14일 조별리그 첫 경기 카메룬전(1-0)에서 결승골을 넣어 일본의 사상 첫 원정 월드컵 승리를 이끈 적이 있다. 1-0 리드는 당시 추억을 떠올리는 좋은 징조였지만 이번 결말은 달랐다.

혼다가 넣은 이 골은 아시아인 월드컵 최다골 타이 기록이기도 하다. 혼다는 이 골로 월드컵 3골째를 기록하며 박지성, 안정환, 사미 알 자베르(사우디아라비아), 팀 케이힐(호주)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조별리그 두 경기가 남아 있어 아시아인 최다골 기록을 세울 기회가 남아 있다.

혼다는 이 골로 일본인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복수의 월드컵에서 골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혼다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카메룬전과 덴마크전에서 골을 기록했다. 월드컵 두 대회 연속골도 일본인으로서는 최초다. 아시아에서 월드컵 두 대회 연속 골을 기록한 선수는 위 최다골 기록자 4명 외에 유상철이 있다.

혼다는 이 득점으로 박지성이 보유한 대기록에도 도전하게 됐다. 박지성은 2002년 한일월드컵과 2006년 독일,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 3개 대회 연속골을 기록해 아시아인 기록을 갖고 있다. 월드컵에서 3회 연속 골을 넣은 선수는 펠레(브라질), 미셸 플라티니(프랑스)를 비롯해 지난 14일 경기에서 골을 터뜨린 로빈 판 페르시(네덜란드)까지 19명에 불과하다.

혼다의 '외로운 활약'은 일본의 다른 공격진 가가와 신지(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오카자키 신지(마인츠) 등의 부진과 맞물려 더욱 빛났다. 가가와는 자신의 월드컵 데뷔전에서 슛을 하나도 날리지 못하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러야 했다. 오카자키 역시 별다른 활약 없이 팀의 패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혼다는 팀을 승리로 이끌지 못하며 분루를 삼켜야만 했지만 왜 그가 일본대표팀의 핵심인지, 세계적인 명문구단 AC밀란에서 뛰고 있는지를 몸소 증명해보였다.

첫 경기에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한 일본은 그리스와 조별리그 2차전을 갖는다. 그리스는 앞서 콜롬비아와 첫 경기에서 0-3 완패를 안았다. 벼랑끝에 몰린 두 팀간의 승부는 오는 20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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