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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연패 극복 원동력은 '미녀들의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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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연패 극복 원동력은 '미녀들의 수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1.27 2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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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라운드 부진으로 선수단 분위기 저하…스스럼없는 선후배 유쾌한 대화로 위기 탈출

[수원=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아무래도 부진하니까 선수단 분위기가 많이 떨어졌죠. 그렇다고 계속 풀이 죽어 있을 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원래 우리 팀 분위기는 선후배들 사이에 스스럼없이 수다도 떨고 그래요. 그런 분위기가 위기 탈출에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꽃사슴' 황연주(30)와 양효진(27)이 모처럼 기자회견장에서 환하게 웃었다. 소속팀 수원 현대건설의 연패를 끊어내면서 선두 화성 IBK기업은행을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4라운드 부진을 완전히 털어버릴 수 있는 전환의 시점이 됐다.

황연주와 양효진은 2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흥국생명과 NH농협 2015~2016 V리그 여자부 홈경기에서 나란히 18득점을 기록하며 3-1(25-16 25-22 16-25 25-19) 승리에 앞장섰다.

▲ 수원 현대건설 황연주(왼쪽)가 2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흥국생명과 2015~2016 V리그 여자부 홈경기에서 공격을 성공시킨 뒤 염혜선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사진=수원 현대건설 제공]

15승 6패(승점 44)가 된 현대건설은 선두 IBK기업은행(16승 6패, 승점 48)과 승점차를 4로 줄였다. 다음달 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IBK기업은행과 맞대결에서 승리할 경우 승점차는 단숨에 1로 줄어들 수 있다. 또 아직 현대건설이 IBK기업은행보다 한 경기를 덜 치렀기 때문에 결과에 따라서는 선두 탈환도 가능하다.

황연주는 무려 세 차례나 셧아웃 패배를 기록한 4라운드를 떠올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황연주는 "분위기가 너무 좋지 않아서 뭘해도 안됐다. 팀워크와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려야만 했다"며 "훈련 힘든 것은 참을 수 있지만 심리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든 것은 견디기가 너무 힘들었다. 감독님 말씀대로 시즌 초반 잘했을 때를 떠올리며 자신감을 되찾으려 애썼다"고 말했다.

결국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그들의 방법은 '수다'였다. 4라운드가 끝난 뒤 경기 일정이 없는 9일 동안 현대건설 선수들은 훈련이 끝난 뒤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수다를 떨었다. 그 수다의 주제가 배구에 관한 것이든 아니든 상관이 없었다. 선후배가 스스럼없이 수다를 떠는 것 하나만으로도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요소가 됐다.

양효진은 "원래 현대건설 분위기는 선후배 가릴 것 없이 수다를 떠는 분위기"라며 "막내 선수도 선배 언니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동료 우애가 돈독하다"고 밝혔다.

수다를 떨면서 떨어졌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면 다음은 실책을 줄이는 것이었다. 이 역시 훈련을 통해서 극복해냈다.

▲ 수원 현대건설 에밀리(왼쪽)와 양효진이 2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흥국생명과 2015~2016 V리그 여자부 홈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수원 현대건설 제공]

황연주는 "우리가 경기를 졌던 것을 되짚어보면 한번 범실을 기록하면 다른 선수들이 연달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보니까 훈련 때, 연습 경기 때도 그러더라"며 "범실을 나 혼자만 하나 기록한다고 해서 끝나는 일이 아니다. 리베로를 제외한 다른 공격수들이 번갈아 하면 결국 5개가 된다"고 실책을 경계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실책이 나올 것 같으면 덤비지 말고 그대로 상대팀에 공을 넘기는 것이다. 황연주는 "우리 팀이 블로킹이 좋으니까 실책이 나올 것 같으면 그대로 상대팀에 공을 넘겨주라고 얘기한다. 실책하면 그대로 상대팀 점수가 되지만 넘겨주면 블로킹 기회라도 있다"며 "결과적으로 덤비지 않고 차분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여유를 찾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황연주와 양효진의 '수다'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에도 계속 이어졌다. "네가 이렇게 넘기면 이렇게 받아주고…"는 식의 얘기가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가면서도 계속 이어졌다. 이들의 수다는 선수단 버스에 오를 때까지도 그칠 줄 몰랐다. 현대건설이 위기를 극복하는 원동력이 된 수다는 바로 팀 조직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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