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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로맨틱코미디물 '김삼순표 성공방정식' 있다?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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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로맨틱코미디물 '김삼순표 성공방정식' 있다? 없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07.22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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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기자] 드라마계는 한동안 로맨틱 코미디물(이하 로코물)의 전성시대를 맞았다. 다소 뻔한 구조에 뻔한 결말이지만 그래도 안방시청자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제 분위기가 심상찮다. 로코물의 성공방정식을 그대로 따라하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로코물 성공방정식에 특별한 변수라도 생긴 것일까?

로코물은 말 그대로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를 웃음으로 풀어가는 영화나 드라마의 한 장르를 뜻한다. '로코물'은 대한민국 드라마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장르로 통한다. 한해 국내에서 만들어지는 드라마 중 절반에 가까운 숫자가 로코물, 혹은 로코물이 가미된 퓨전 드라마라는 것을 보면 확실히 입증된다.

▲ 누가 뭐라고 해도 대한민국 로코물의 교과서이자 전형을 만들어낸 작품은 '내이름은 김삼순'이다. [사진=MBC 제공]

실제 7월 현재에도 MBC 수목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 KBS 월화드라마 ‘트로트의 연인’, 23일 방영될 SBS 새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가 로코물로 대한민국의 드라마 골든 타임대를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로코물'이 드라마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는 다른 드라마들에 비해 제작비가 적어 손쉽게 만드는데다 그에 비해 시청률이 나올 확률이 크다는 이유 때문이다.

◆로코물의 성공방정식 있다?

로코물이 대한민국 드라마의 강자가 된 데에는 하나의 성공방정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로코물 역사를 살펴보면 그 답이 나온다. 그 시작은 1980년대 트렌디 드라마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청춘 드라마로 알려졌다. 이 흐름은 1990년대까지 이어지지만 이들 드라마는 현재 대세로 자리 잡은 로코물과 100% 일치 한다고는 볼 수 없기도 하다.

그러다가 로코물의 전성기는 2005년 MBC 드라마 '내이름은 김삼순'을 기점으로 시작된다.  사실상 대한민국 로코물 역사는 '내이름은 김삼순'의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이 드라마는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로코물의 전형을 고스란히 갖추고 있는 데다 기록적인 인기를 얻으며 장르를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 SBS '씨크릿 가든' 역시 '김삼순식' 로코물의 전형을 따르고 대박이 난 작품이다. 최고 시청률은 35%를 넘어섰다. [사진=SBS 제공]

'내이름은 김삼순' 식(이하 '김삼순식') 로코물의 전형은 이렇게 정리된다. 재벌 집 혹은 잘나가는 남자, 가난한 신데렐라 스타일의 여주인공, 두 사람의 운명적 만남과 사랑의 완성이라는 구조다. 이 드라마는 출생의 비밀 같은 막장 요소나, 젊은이의 고뇌 같은 무거운 주제를 철저히 배제했다. 단순히 잘 되는 주인공과 웃음이 존재하면서 쉽게 볼 수 있는 로코물을 완성했다.

이 드라마는 당시 기록적인 시청률(50.5%)과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고 심지어 한류드라마의 상징적 작품으로 올라서기도 했다. 더 놀라운 것은 이후 드라마들이 모두 '김삼순식' 로코물의 정석을 따르게 됐다(SBS '씨크릿 가든', MBC '최고의 사랑', SBS '주군의 태양'  등등)는 점이다. '로코물' 성공 방정식의 등장이었다.

이전 CJ E&M PD출신의 한 드라마 관계자는 "'내이름은 김삼순'의 영향은 실로 지대한 것이었다"며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이 드라마는 하나의 교과서 같은 느낌을 줬고 실로 수년간은 이 교과서만 바라보고 드라마를 만들어도 중박 이상의 성과는 거둘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한 작품이었다"고 설명했다.

▲ MBC 수목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내이름은 김삼순을 그대로 옮겨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비슷한 작품이지만 예전 '김삼순식' 로코물의 성공스토리에는 제대로 다가가질 못하고 있다. [사진=MBC 제공]

◆드러나는 한계, 로코물 성공 방정식은 사라지나?

'김삼순식' 로코물은 대한민국 로코물의 상징이 됐다. 한동안 이와 비슷한 작품이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2011년(SBS '씨크릿 가든', MBC '최고의 사랑' 등)은 절정의 시기였다. 그러다가 2012년부터는 주춤하더니 올해에는 내림세를 타는 느낌이 뚜렷하다.

실제 요즘 방영되고 있는 로코물 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와 KBS '트로트의 연인' 등은 초반부터 저조한 시청률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과거 '김삼순식' 로코물이 나왔다하면 최소 '중간' 이상의 시청률을 올리던 것과는 사뭇 대조되는 상황이다.

비슷한 유형의 작품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결국 안방 시청자들이 이에 식상하다보니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이유다.

한 드라마 관련 소속사 대표는 "김삼순표 로코물의 한계가 드러나는 것 같다"고 말한 뒤 "여기저기서 너무 우려먹다보니 시청자들도 이제는 외면하는 것같다"고 씁쓸해 했다.

 

▲ '김삼순'식 로코물을 넘을 수 있는 대안이라고 평가 받은 작품이 MBC '파스타'다. [사진=MBC 제공]

◆ 무너지는 로코물, 그 대안은 있다? 없다?

어쩌면 이것은 좋으면 무조건 따라하는 모방과 답습이 초래한 결과이다. 이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내 이름은 김삼순'을 뛰어넘는 독창적인 로코물의 탄생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로코물을 만드는 방송사나 제작자들은 더욱 참신한 소재와 새로운 스타일의 로코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한 예로 '김삼순식' 로코물의 전형을 벗어난 새로운 스타일의 로코물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MBC 드라마 '파스타' 같은 '로코물'은 그 중 하나다. '김삼순식' 로코물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이 드라마는 비록 크게 히트는 치지는 못했지만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로코물의 질적 향상을 가져오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한 방송 관계자는 "'김삼순식'의 로코물과는 다른 대안을 찾는 것이 지금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한 뒤 "드라마를 만드는 우리들도 식상한데 시청자들은 오죽하겠는가, MBC '파스타'나 '커피프린스 1호점' 같은 작품들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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