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3:04 (토)
[SQ포커스] 성장판 열려있는 17세 임동혁, 한국배구 라이트 대물 예감
상태바
[SQ포커스] 성장판 열려있는 17세 임동혁, 한국배구 라이트 대물 예감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4.08 11: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직 고등학교 2학년이면서도 2m 육박, 아직도 키 성장중…남자대표팀 예비 엔트리 유일한 고등학생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아직 고등학교 2학년생인 임동혁(17·제천산업고)이 한국 남자배구의 '미래'가 될 수 있을 것인가. 2015~2016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천안 현대캐피탈이 그랬듯 한국 남자배구대표팀도 '스피드 배구'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이 가운데 2016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를 앞두고 지난달 23일 대한민국배구협회가 발표한 대표팀 후보 엔트리 21명에 든 유일한 고등학생 선수인 임동혁에 관심이 쏠린다.

고등학생과 대학생 유망주 14명을 대표팀에 불러모아 지난 1월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한달여간 훈련을 시킨 박기원 감독은 프로선수를 포함한 대표팀 후보 엔트리에 임동혁을 발탁했다. 유망주 14명 가운데에서는 김형진(21·홍익대), 조재성(21·경희대)과 함께 단 3명만 들었다.

▲ 제천산업고 라이트 공격수인 임동혁이 지난 1월 대표팀 동계훈련에 소집된데 이어 지난달 월드리그 대표팀 후보 엔트리 21명에 포함됐다. 임동혁은 고등학교 2학년생이면서도 벌써 키가 199cm까지 자라 대형 라이트 공격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김광태 제천산업고 감독 제공]

◆ 남자배구에 모처럼 등장한 '될성 부른 떡잎', 대형 라이트 공격수 예감

임동혁은 지난해 12월 대표팀에 소집되면서 역대 최연소 대표팀 선수 기록을 다시 썼다. 그동안 장윤창 경기대 체육학과 교수가 인창고 2학년에 재학 중이던 1977년 만 17세의 나이로 성인 대표팀에 발탁됐지만 임동혁이 만 16세로 대표팀에 발탁되면서 최연소 기록을 38년 만에 갈아치웠다.

물론 임동혁이 끝까지 살아남아 월드리그에 출전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후보 엔트리 21명 가운데 월드리그 최종엔트리는 14명이다. 최종엔트리가 각 주차에 따라 조금씩 바뀌긴 하지만 이미 후보 엔트리에는 18명의 프로선수가 버티고 있다.

월드리그에서 2그룹에 포함된 한국은 6월 17일부터 19일까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1주차 경기에서 쿠바, 핀란드, 일본과 차례로 격돌한다. 또 6월 25일부터 27일까지 캐나다에서 열리는 2주차 경기에서는 캐나다, 포르투갈, 중국과 차례로 만난다. 7월 1일부터 3일까지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3주차 경기에서는 체코, 이집트, 네덜란드와 일전을 치른다. 1, 2주차 성적에 따라 서울에서 열리는 3주차 경기에서 임동혁이 전격 투입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쟁쟁한 형님들을 제치고 17세에 불과한 임동혁이 후보 엔트리에 든 것만 보더라도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박기원 감독 역시 임동혁을 지난 1월 동계훈련을 통해 유심히 살펴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렸다.

임동혁의 현재 신장은 199cm. 같은 라이트 포지션인 문성민(30·현대캐피탈)보다 1cm 크다. 대표팀 후보 엔트리 내에서 같은 라이트 공격수 가운데도 서재덕(27·수원 한국전력, 194cm), 조재성(192cm)보다도 크다. 전체 팀에서도 200cm의 김요한(31·구미 KB손해보험)에 이어 두번째로 크다.

일단 키가 크다는 것은 높은 타점을 필요로 하는 배구에서 큰 무기가 된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아직 성장판이 열려있다는 점이다. 임동혁은 "최근 병원에서 성장판 검사를 받았는데 아직 열려있다는 진단을 받았다"며 "마지막으로 키를 쟀던 것이 199cm인데 다시 재보면 2m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임동혁은 지난해 12월 대표팀 동계훈련 명단에 들면서 장윤창 경기대 교수가 갖고 있던 역대 최연소 성인대표팀 선수 기록을 38년 만에 깼다. 박기원 감독은 대표팀 엔트리에 유일한 고교생인 임동혁을 포함시켜 한국 남자배구의 미래임을 증명했다. [사진=김광태 제천산업고 감독 제공]

임동혁은 원래 또래보다 키가 컸다고 한다. 처음 배구를 시작했던 제천 의림초등학교 4학년 때인 2009년에도 키가 160cm에 달했다. 8년 사이에 40cm 가까이 자랐으니 1년에 평균 5cm 자란 셈이다. 중학교 3학년 때 195cm였던 임동혁은 3년 동안 4cm를 자랐을 뿐이어서 성장 속도가 떨어지긴 했지만 아직 성장판이 열려있다고 하니 2m를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 배우려는 자세, 겸손한 태도…배구 최강자 제천산업고 이끄는 원동력

임동혁이 다니고 있는 제천산업고는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무려 29년 만에 남자 고등부 정상에 올랐다. 그 중심에 고교 1년생이었던 임동혁이 있었던 것은 물론이다. 제천산업고는 지난달 끝난 춘계전국남녀중고배구연맹전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오는 10월 충남 아산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서 2연패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물론 임동혁에게 보완할 점은 있다. 키가 199cm에 이르는데도 체중이 86kg밖에 되지 않는다. 고등학생 선수인만큼 아직 근육이 완전히 붙지 않았다는 의미다.

임동혁도 "지금 85~86kg에 머물고 있는데 근육이 붙고 힘이 붙으려면 90kg까지 올려야 한다"며 "학교에서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그다지 많이 하지 못했는데 대표팀에서 처음으로 훈련하면서 웨이트 트레이닝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부족한 것을 많이 느겼는데 하다보니 점점 느는 것 같아 뿌듯했다"고 말했다.

김광태 제천산업고 감독도 임동혁에 대해 흐뭇한 미소를 숨기지 않는다. 김 감독은 "동혁이는 뛰어난 신체조건을 앞세워 점점 기량을 발전시키고 있다"며 "또 늘 겸손해하고 배우려는 자세가 있어 지금보다 더 큰 선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대학에서 더욱 기량을 쌓는다면 프로에서 대형 공격수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밝혔다.

실제로 임동혁은 아직 자신이 모자라다고 생각한다. 임동혁은 "또래보다 키가 크고 점프라면 자신이 있지만 아직 배울 것이 많다. 특히 나는 오른손잡이여서 통상적으로 왼손잡이인 다른 라이트 공격수보다 각도가 잘 안나온다는 불리함이 있다"며 "오른손잡이지만 높은 타점이라는 무기가 있기 때문에 이를 앞세워 대형 라이트 공격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 임동혁은 199cm의 장신 라이트 공격수지만 오른손잡이라는 불리함과 함께 아직 체중이 덜 나가 힘이 완전히 붙지 않았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아직 고등학생 선수이기 때문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힘을 붙여가면 김세진, 문성민을 이을 한국 남자배구의 대형 라이트 계보를 이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김광태 제천산업고 감독 제공]

한국 남자배구에는 김세진 안산 OK저축은행과 문성민이라는 라이트 계보가 있다. 김세진 감독은 현역 시절 한양대 1학년이던 1992년 처음 대표팀에 들어간 뒤 2004년까지 무려 13년 동안 대표팀 부동의 라이트로 활약했다. 또 월드리그에서는 베스트 6에 들며 월드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문성민 역시 독일에 진출하는 등 대형 라이트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김세진 감독과 문성민 사이에는 12년이라는 나이차가 있고 문성민과 임동혁 역시 비슷한 13년차다. 활짝 열려있는 성장판만큼이나 한국 배구 차세대 대형 라이트로 꿈을 키워가고 있는 임동혁의 미래도 활짝 열려 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